올해 AI 스타트업에 2000억 달러 몰려… 전 세계 VC 투자의 절반 차지

2025년 인공지능(AI) 산업이 전례 없는 부의 창출 엔진으로 부상했다. 스타트업 데이터 기업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AI 스타트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2000억 달러(약 290조 원)를 넘어서며 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2024년 34% 대비 급증한 수치다.

포브스는 AI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50명 이상의 창업자가 올해 새롭게 ‘페이퍼 빌리어네어’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신흥 억만장자의 지형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넘어 중국까지 확장됐다. 특히 중국 AI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 경쟁력 있는 오픈소스 모델을 개발하며 창업자들을 억만장자 반열에 올려놨다.

데이터 라벨링 기업 CEO, 신흥 AI 부호 1위

올해 가장 큰 부를 일군 인물은 데이터 라벨링 기업 서지AI(Surge AI)의 에드윈 첸 CEO다. 그의 추정 자산은 180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한다. 서지AI는 창업 5년 만에 기업가치 24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앤스로픽, 미스트랄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분 75%를 보유한 첸은 37세의 나이로 올해 포브스 400대 부호 명단에 신규 진입한 인물 중 최고 자산가이자 최연소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22세 창업자 3인, ‘역대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 등극

AI 고객 서비스 에이전트 스타트업 시에라(Sierra)의 공동창업자 브렛 테일러와 클레이 배버는 각각 25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시에라는 노스페이스, 리비안 등 대기업의 고객 서비스를 AI로 대체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 9월 3억5000만 달러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머코르(Mercor)의 공동창업자 브렌던 푸디, 아다쉬 하이어매스, 수르야 미다는 각각 22억 달러의 자산가로 떠올랐다. 2023년 설립된 머코르가 3억5000만 달러 투자 유치로 100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22세인 이들 세 명은 역대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기록됐다. 머코르는 메타, 오픈AI, 앤스로픽 등 AI 기업의 모델 학습을 위해 전문가와 박사급 인력을 모집해 데이터 평가 및 라벨링 작업을 수행한다.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도 유니콘 넘어 데카콘으로

스웨덴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의 공동창업자 안톤 오시카와 파비안 헤딘은 각각 16억 달러의 자산가가 됐다. 러버블은 이른바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으로, 코딩 경험이 없는 사용자도 프롬프트만으로 웹사이트와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두 사람은 지난 12월 3억3000만 달러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66억 달러를 달성하며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스케일AI(Scale AI) 공동창업자 루시 구오도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1세인 그는 메타가 스케일AI 지분 약 절반을 인수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치고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가 됐다.

빅테크 창업자·CEO도 AI 호황에 자산 급증

AI 열풍의 수혜는 신생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10대 기술 기업 창업자 및 CEO의 합산 자산은 올해 5500억 달러 이상 증가해 총 2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 S&P500 지수가 올해 18% 이상 상승한 가운데 거둔 성과다.

그 정점에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가 있다. 그의 자산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50% 급등해 64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올해 테슬라 주주들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달러 보상 패키지를 승인받았으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도 8000억 달러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