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스타트업 한류는 없다. 그래서 기회다!
D.CAMP와 한국 화웨이가 공동 주도한 ‘GEEKS FROM GANGNAM’ 프로그램이 중국 상하이에서 무사히 완료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선발 된 9개의 스타트업 들을 6월 7일(일)부터 11일(목)까지 4박 5일간 상하이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테크크런치 상하이 2015에 참가 시키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创客+ (촹커 플러스)’,’우아한 형제’와 유사한 중국 스타트업인 ‘零号线 (링하오시엔)’, 중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업 지원센터인 EFG, 테크크런치 주관사인 테크노드(Technode)가 설립중인 상하이 최대 규모 엑셀러레이터 X노드(XNode)에 방문 기회를 제공하는 일정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이번 테크크런치 상하이 2015에 참가한 9개 한국 스타트업 들의 성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웹 디자인을 지원하는 서비스 기업 ‘스튜디오 씨드’는 테크크런치 상하이를 통해 CBT(CLOSED BETA TEST) 지원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현지 디자인 에이전시와 협업을 맺는 성과를 이루었다. 또한 농업에 IT를 접목 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는 ‘엔씽’은 ‘太火鸟 (타이후어니아오)’ 등 중국 IOT 플랫폼들과 협업을 위한 지속적인 미팅이 예정되어 있으며, 뷰티 & 패션 전문 전자상거래 기업 ‘비투링크’는 중국 IDG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향후 투자유치를 위한 지속적인 교류가 진행중이다.
유아용 교육 콘텐츠 제작사 ‘스마트스터디’는 자사가 보유한 캐릭터 ‘핑크퐁’을 중국 현지 O2O 교육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중국 현지 엑셀러레이터 3곳과 미팅을 가졌다. 헬스케어 IOT라는 공통점을 가진 ‘젤리코스터’와 ‘프라센’은 중국 심천의 HAX(이전명칭 헥셀러레이터) 등 글로벌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와 교류 및 입주 제안을 받았다. 위치 추적 서비스 및 제품을 제공중인 ‘스파코사’는 중국 공항 및 대형 병원과의 협업을 위한 후속 미팅을 가졌다. 혈압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이노’는 하드웨어 생산업체 및 HAX와의 미팅을 통해 중국 현지 제품 생산 실현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끝으로, 주가 분석 핀테크 스타트업인 ‘뉴지스탁’은 중국현지 업계 관계자 및 VC와의 미팅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네트워크 및 정보 획득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한국 스타트업들 뿐만 아니라 중국 스타트업의 약진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십년 후 (十年后)’라는 독특한 명칭의 온라인 플래너 서비스를 제공중인 중국 스타트업은 구성원들 모두가 해외 파 출신들이었다. 이팀의 94년생인 장찡(江婧)은 중국 우한(武汉)에서 선발된 국비장학생으로, 싱가폴 국립대학 3학년에 재학중인 재원이다. 학교만 졸업하면 규모있는 금융권에 입사가 어느정도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찡은 세간에서 인정하는 안정적 진로를 뒤로한 채 창업에 뛰어들었다. 장찡의 자신의 10년 뒤 꿈을 ‘내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를 갖춘 기업을 만드는 것’이라 밝혔다.
비단 장찡 뿐만 아니라 이러한 유학파 출신 창업자가 중국의 스타트업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 젊은이들에게 창업은 꿈의 실현이라 읽혔다.
또한, 배달 전문 O2O서비스를 제공하는 링하오시엔(零号线 )의 우하오(吴皓)’ 대표는 150명의 직원을 고용한 대형 스타트업의 창업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소탈한 사람이었다. 우하오 대표는 한국의 ‘우아한 형제’를 알고 있었으며, 이미 협업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미팅까지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그리고 향후 싱가폴과 대만 등 중화권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내 물류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어느 나라든 세대별로 다른 문화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특히 중국에서 90년 이후 출생자들 즉, ‘九零后(지우링호우)’는 그 위의 세대들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관심과 사랑 속에 자랐다. 그리고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기 때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 이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20대가 되었을 때 알리바바 마윈과 샤오미의 레이쥔 같은 인물들이 롤 모델로 그들 앞에 나타났다. 창업에 대한 꿈을 가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것을 보고들은 것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국의 9개 스타트업들은 팀 구성원들을 중국인 혹은 중국어 가능자를 포함시키고, 중국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현지화를 많이 염두에 둔 준비된 팀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했던 것이 있다.
‘한국은 아직 중국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일반 대중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상당수의 기업 및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아직도 중국을 ‘세계의 시장’으로 생각 하지 않고, ‘세계의 공장’ 역할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앞서 얘기한 중국 스타트업 ‘십년 후’의 장찡에게 ‘만약 한국에서 테크크런치 상하이와 같은 스타트업 행사가 열리면 오고 싶은가?’라 물었을 때 답변이 ‘얻을 수 있는 게 있다면’ 이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이러한 인식은 장찡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만났던 스타트업 대부분의 인식이었다. 적어도 스타트업계에서 한류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제2의 마윈과 레이쥔을 꿈꾸며 알에서 깨어 나올 중국의 스타트업들과 맞서 싸울 한국 스타트업들은 중국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부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할 것이다.
그것이 선행된 뒤 중국시장을 바라봐야 기회가 열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