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라인, 태국에서 정말 잘 나갈까?
이번 달 초, 조사기관 TNS에서 전 세계 6만명 이상의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 중 55%가 매일 모바일 메시징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국의 경우 전체 조사 대상 중 79%가 매일 메신저로 라인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출처: The Nation / facebook은 47%로 조사됨)
현재 태국에서의 라인 이용자는 약 3천 3백만 명 이상이다. 전체 인구가 약 6800만 명이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63%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라인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어설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이 폭넓은 사용층을 기반으로, 라인은 태국에서 지인들과의 연락을 위한 모바일 메신저 앱을 넘어선 또 다른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먼저, 라인 스티커는 태국에서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손꼽힌다. 보통 기업에서 제공하는 스티커는 기업의 공식계정과 ‘친구’를 맺거나 제품을 구매했을 때 다운받을 수 있는데,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활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간격을 줄여 기업 이미지에 대한 선호도를 갖게 된다. 실제로 태국의 최대 음료 회사(Singha), 이동통신사(AIS, TrueMove), 항공사(타이항공)등 대표 기업들이 제공하는 라인 스티커는 수백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태국관광경찰 라인 공식계정 및 스티커 발표 행사
태국에서는 유독 경찰들도 라인을 즐겨 활용한다. 이미 지난 2012년, 범죄 발생 시 태국 경찰관들이 현장의 사진을 찍어 라인을 통해 전송하고, 위치를 보내며 범죄 현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어 작년 8월에는 태국에서 공식 라인 계정을 개설하고, 왕궁을 방문하는 태국 현지인 및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태국관광경찰청은, “라인은 태국에서 가장 친근하게 사용되는 모바일 서비스이고,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공식 계정을 개설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참고)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라인 스티커 유통 플랫폼인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을 통한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태국 공주인 ‘마하 차크리 시린드혼’이 크리에이터스마켓에 본인이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등록. 해당 스티커를 판매한 수익은 모두 적십자에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최근에는 근무 중 큰 부상을 당한 경찰관의 이야기가 전해지며, 경찰관에서 전달할 성금을 모으기 위한 재능기부를 통해 크리에이터스마켓 스티커가 출시되기도 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앱으로 자리잡은 만큼, 라인은 메신저뿐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나며 태국의 모바일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자리잡은 분야는 바로 게임이다. 라인 쿠키런의 경우, 2013년 3월 출시 이후 태국 유저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수개월간 태국 인기게임 1위 자리를 지켰을 뿐만 아니라 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자체를 크게 성장시켰다. ‘태국 모바일 게임은 쿠키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태국 현지의 평가가 있을 정도이다.
쿠키런을 개발한 국내 소규모 개발사였던 ‘데브시스터스’는 태국, 인도네시아 등 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출한 국가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등 또 다른 도약을 위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후, 라인은 모바일 기기의 확산과 함께 태국인들의 콘텐츠 소비 변화에 주목하고, 현지 CP들과의 제휴를 통해 라인TV 및 라인뮤직 서비스를 선보였다.
실제 태국에서는 이용자들이 하루 평균 3시간 가량을 모바일 기기를 통한 콘텐츠 소비에 활용하는데, 이점을 간파해 라인TV, 라인뮤직 등 현지 콘텐츠를 품는 신규 서비스들을 다른 국가보다 한 발 앞서 출시했다.
작년 12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태국에서 선보인 ‘라인TV’를 통해서는 태국의 가장 큰 미디어 그룹인 ‘GMM’와 공동 제작한 독점 콘텐츠는 물론, Work Point, Vititha Animation 등 총 10개 이상의 제작사와의 제휴를 통해 기존에 방영되었던 인기 영상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지난 5월에 시작한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 ‘라인뮤직’ 역시, 출시 이후 5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태국의 앱스토어 ‘음악’ 카테고리에서 1,2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5백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특히, 스트리밍 시장이 아직 정착되지 않은 단계에 태국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은 만큼,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모바일 e-커머스 분야 역시 라인이 앞으로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라인 페이(LINE PAY)’ 역시 태국 현지의 패션, 인터넷 여행사, 교육, IT, 금융, 서비스 등 폭 넓은 산업에 걸친 제휴를 진행하며,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1위 이동통신사인 Truemove, 구글 태국지사를 거치며 해당 분야 태국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아리야 바노미옹을 태국 지사 수장으로 영입해 앞으로 더욱 빠른 대응을 예고한다.
태국 현지의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라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로열티는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며, “태국의 스마트폰 이용 행태를 라인이 이끌어 가는 모습”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