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중교육분야에서는 글로벌 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해 스팀(STEAM)교육방법이 확산되고 있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Math)의 영문 앞 글자를 딴 스팀교육은 단순한 반복이나 암기식 학습 등 지식위주의 교육을 벗어나 복합적인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아날로그와 디지털 콘텐츠를 넘나들며 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학습교구개발이 중요해졌다.
모션블루는 10년 이상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던 디지털 콘텐츠 에이전시였고, 이들이 만든 콘텐츠 중에는 모바일 교육 콘텐츠도 많았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해당 콘텐츠의 역기능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부모가 자녀들로부터 모바일을 멀리하게 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디지털 콘텐츠와 아이들 사이에서의 필터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장점만을 엮어 아이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자고 마음을 모았다.
교육시장의 변화와 모션블루의 새로운 비전이 맞물렸다. 모션블루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스마트 교구 모블로를 통해 IoT 스타트업으로서 올해 B2G 시장에 진출했다. 자체 판매 외에 최근에는 삼성전자로부터 당사 디바이스와의 패키징을 제안 받아 판매채널을 확대했고, 중국 등의 해외 바이어들의 제안으로 해외 판매도 계획 중에 있다.
15년 차 기업의 안정성과 스타트업의 생기와 탄력이 공존하는 모션블루의 홍제훈 대표를 만났다.
홍제훈 (주)모션블루 대표, 사진제공=모션블루
회사 및 서비스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모션블루 대표 홍제훈입니다. 모션블루는 2002년에 설립된 회사인데요. 2004년 법인으로 전환 후 지금은 융복합 콘텐츠, UI/UX, 및 하드웨어 제품 생산을 하는 융복합 전문회사가 되었습니다. 현재 35명의 임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죠.
설립연도로만 보면 꽤 오래된 회사인데요. 중간에 피봇(pivot, 사업 전환)을 하게 된 건가요?
처음에는 1인 기업으로 시작했어요. 디지털콘텐츠 제작을 하는 에이전시였죠. 지금도 e-biz 사업부에서는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피봇이라기보다 사업 확장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모블로(Moblo, 모션블루의 제품명, Mobile+Block의 합성어)를 시작하게 된 건 2012년 콘텐츠진흥원의 지정공모에 선정되면서인데요. 3년 간의 지원사업을 잘 마쳤고, 1년 간 양산 및 사업화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블로라는 아이템을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나요?
모션블루는 10년 이상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었고, 그 중에는 모바일 교육 콘텐츠도 다수 있었어요. 좋은 모바일 콘텐츠는 점점 많아지는 반면에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모바일을 멀리하도록 하는 현상이 일어났고요. 디지털 콘텐츠의 역기능이 문제였던 것이죠. 실제 2-3세부터 모바일을 다루게 되고 300만 명의 어린아이들이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지만 역기능이 만만치 않아요. 현재 저희와 연구를 같이하는 발달센터 박사님도 절대로 아이들에게 모바일을 주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 중 한 분이시지만, 대안은 특별히 없으셨어요.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어린이 사이에서 필터 역할을 하는 정수기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디지털의 장점과 아날로그의 장점만을 엮어서 최상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제공하자고 생각하게 된 거죠.
모블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요?
모블로는 모바일과 블록의 합성어에요. 실제 스마트 블록을 보드판에 쌓으면 모바일에서 그 블록들이 가상현실로 구현되는 제품이죠. 모블로는 어린이들이 3차원의 가상현실을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인터페이스를 통해 가상현실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미러월드(Mirror Worlds)라는 개념으로 구글 어스(Google Earth)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이 기술이 창의교구로 구현된 것은 모블로가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최초의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에 선례가 없어서 이렇게 말이나 글로만 듣고 보고서는 ‘어떤 물건인고?’ 하실 텐데, 한번 체험을 해보시면 모블로에 푹 빠지실 거예요.
창의교구로서 모블로는 어떤 가치를 제공해주는 건가요?
모블로는 미러월드와 상호작용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공간지각능력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창의성, 문제해결능력, 논리력, 집중력, 계획능력 등 복합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교육, 게임, 치료 등 인데요. 교육으로 보자면 수학, 과학, 언어, 사회 등 블록으로는 불가능할 것과 같은 영역을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일반적인 보드게임을 이식할 수 있고, 블록으로 산과 같은 지형들을 만들어내면서 디펜스 게임(몰려오는 몬스터를 막아내는 것을 핵심 요소로 삼는 게임 장르)과 같은 전략게임(여러 명이 맞붙고 스스로 전략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게임)이나 FPS 게임(First Person Shooting Game, 게임 플레이어가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슈팅 게임) 등에 적합합니다.
아울러 모블로는 인지발달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인지발달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이나 치매환자의 치료를 위한 기능성 게임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아이템의 확장성이 큰 것 같아요.
앞서 언급 드린 바와 같이 모블로가 여러 영역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은 모바일에 탑재되는 디지털 콘텐츠 덕분입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한계가 없듯이 모블로의 콘텐츠도 무한히 확장 응용될 수 있고 남녀노소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다른 유사 제품은 없나요? 차별점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유사제품으로는 레고 퓨전(fusion), 디즈니 인피니트(infinite) 정도입니다. 가상과 현실을 융합한 콘텐츠인데 모블로의 직관성, 즉시성, 상호작용성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합니다. 스마트 블록제품도 해외에 몇 개가 있지만, 블록 하나에 5만 원 정도로 매우 비싸죠. 모블로는 핵심기능을 보드판에 수렴해서 개별 블록의 단가를 낮추었기 때문에 많은 블록을 이용해도 가격경쟁력이 있습니다.
현재 고객 현황이나 사업 성과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요?
저희는 B2G 서비스입니다. 학교에 납품하고 있죠. 양산이 지난 1월에 시작됐으니까 사실 상 판매초기라고 볼 수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에서 모블로와 삼성태블릿을 같이 구성하여 판매하자는 제안을 해왔고, MOU를 맺어 삼성 행망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중국 등의 해외 바이어들도 관심이 뜨거워서 조만간 해외판매도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사진제공=모션블루
대표님이 창업을 하게 된 과정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저는 건축을 전공했고, 첫 사회생활도 건설 현장에서 시작했어요. 국내에서 최신공법을 적용한 현장이었는데, 이게 일본에서는 60년대에 개발된 기술인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됐을 때 세계 최고가 되는 분야가 무엇일까 고민했죠. 그렇게 IT 분야로 뛰어들게 됐고, 독학으로 공부한 뒤 바로 회사를 만들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모한 행동이었는데, 정말 고생스럽긴 했지만, 힘들다기보다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단단한 기반이 되어준 것 같고요.
15년차 대표이신데요. 모블로를 새롭게 시작하려 했을 때 어려움이라면 어떤 게 생각나시나요?
모블로를 시작한 건 회사가 10년 째 되는 해였습니다. 스스로는 창업연도를 2002년 창업했을 때가 아니라 모블로를 시작한 2012년이라고 보고 있고요. 지금도 모션블루는 스타트업이라고 직원들에게 자주 이야기하곤 합니다.
모블로는 선례가 없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기획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이 많았어요. 운동장 만한 백지에 점을 찍는 기분이랄까요? 막막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획이 구체화 되면 하드웨어를 구성하고 하드웨어를 평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죠. 그러다 보면 소프트웨어의 기능 개선이 필요했고 그러려면 하드웨어를 개선했어야 했습니다. 시간과 비용이 다른 제품 개발 하는 것에 비해 두 세 배 더 들었고, 2년이 지나서야 프로토 타입이 완성됐어요. 다만 그때는 쌓을 수가 없는 블록 형태였습니다.
쌓을 수 없는 블록이라면 뭔가 허전하긴 하네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언가 빠진 느낌이었습니다. 블록을 쌓을 수 있도록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직원들에게 새로운 제품 개념을 설명했죠. 직원들의 반응은 너무 부정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했던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버려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어요. 그때 구글에서 블록이란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을 한 뒤 ‘여기에서 쌓여있지 않은 블록을 찾아보자’라고 말했죠. 실제로 대부분의 블록은 쌓여있는 형태입니다. 아이들도 블록을 보면 직관적으로 쌓으려고 하죠. 이렇게 새로운 개념으로 전체 개발을 다시 했고, 쌓는 블록 모블로가 나오게 됐어요. 그렇게 3차원이라는 개념이 모든 콘텐츠에 적용되니까 매우 효과적이고 흥미롭고 독창적인 콘텐츠가 만들어 지게 됐어요.
사업을 운영하며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시범수업을 할 때였는데요. 20-3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블로를 이용해서 2시간이 넘게 수업을 했어요. 제 기대 이상으로 아이들이 흥미롭고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해서 깜짝 놀라고 있는데, 수업이 끝나고 한 아이가 제게 찾아와서 ‘아저씨가 모블로 만든 사람이에요? 이렇게 재미있는 수업은 처음이에요’라고 말을 하는 거예요. 그 말에 무엇보다도 큰 용기와 희망을 얻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모션블루는 어떤 팀인가요?
모션블루 팀은 모블로 제품처럼 융합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오래된 e-biz 사업부에서는 안정적인 매출이 일어나고 있고, 새로운 모블로 사업부에서는 스타트업과 같은 생기와 탄력이 공존하고 있죠. 이런 점이 모션블루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모션블루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오는 2일부터 시작된다.
크라우드펀딩을 계획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자금조달 목적보다는 홍보의 목적이 강합니다. 대중으로부터 사업검증도 받고 싶고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모블로를 알리고 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앞으로의 모션블루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모블로를 덴마크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모습을 상상해요. 레고의 원산지인 덴마크에서 레고가 아닌 모블로를 가지고 논다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사진제공=모션블루
(주)모션블루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오는 2일부터 시작되며, 자세한 정보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크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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