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춘절 홍바오 대격돌,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속내는?
사전적 의미로 ‘홍바오(红包)’는 붉은 봉투를 뜻한다. 중국에서 세뱃돈이나 결혼식 축의금을 줄 때 ‘복(福)’ ‘길(吉)’ ‘재(財)’ 등의 글자가 적힌 붉은색 종이봉투에 넣어 주는 것에서 유래된 관습이기도 하다.
이 홍바오를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옮겨 설 풍속을 바꾼 장본인은 텐센트다. 2014년 텐센트는 설연휴(春节·춘절) 홍바오 마케팅으로 대박을 터트린 후 이를 매년 이어가고 있다. 텐센트의 홍바오 서비스는 직접 보기힘든 지인들끼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세뱃돈을 주고 받으며 ‘정(情)’을 나누자는 취지로 시작된 서비스다. 최근에는 포켓몬GO처럼 홍바오를 찾을 수 있는 게임형태로 증강현실(AR) 기술까지 접목한 모바일 홍바오 이벤트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륙의 설 풍속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위챗을 통해 오고 간 홍바오만 80억8천만 개에 이른다.
텐센트 뿐만 아니라 근래에는 알리바바도 이 홍바오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2017년 올해도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홍바오 마케팅은 치열했다.
우선 텐센트의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 1월 27일 하루동안 총 142억개의 홍바오가 위챗을 통해 오고 갔다. 작년 대비 75.5% 증가한 기록이다. 홍바오 발송이 절정에 달한 28일 자정 무렵에만 무려 76만개의 홍바오가 오고갔다.
가장 많이 보내진 액수는 8.88위안으로 나타났다. 금액 숫자에도 의미가 있다. 8은 중국어의 发(Fa)와 발음이 같다. 发财 (fācái) ‘큰돈을 벌다. 부자가 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6은 溜(liū) 인터넷에서 ‘최고다, 훌륭하다’ 뜻을 가지고 있으며, 520는 我爱你 ‘사랑해’ 의미를 가지고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중국 춘절 홍바오 대격돌
텐센트는 올해 춘절을 맞아 QQ 위치기반서비스(LBS)+AR 홍바오 서비스를 시작하며 판을 흔들었다. QQ 모바일앱을 실행한 뒤 AR로 앱 화면을 통해 지도에서 보이는 홍바오를 찾는 형태이다. 각 도시 지역마다 홍바오가 열리는 시간이 달라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알리바바도 나섰다. 알리페이 앱메인 화면에서 홍바오를 클릭하면 바로 AR 라이브 홍바오가 뜬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진행한 ‘복(福)’자 모으기 행사에는 총 1억6796만명이 참여했으며, 총 2억위안(약 341억원) 규모의 홍바오가 발송되었다. 알리페이 홍바오는 최소 1.08위안, 최고 666위안으로 나타났다.
알리페이는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동을 통해 외연 확장을 꾀한 것으로 읽힌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왜 홍바오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걸까?
중국 인터넷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두 기업이 홍바오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는 전자상거래 시장 장악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커지는 온라인 커머스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홍바오 마케팅을 일종의 ‘촉매제’로 활용하려고 한다. 막대한 자본을 통해 대대적 마케팅에 돌입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텐센트의 경우 QQ에 가입한 유저에게 자연스럽게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QQ지갑(QQ钱包)를 사용하게 만드는 사용자 경험의 확장을 유도할 수 있다. 알리페이도 마찬가지다.
홍바오에 AR(증강현실)이 덧대어지는 부분은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의 트랜드에 맞춘 것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온라인커머스 시장으로 연결하고자하는 양사의 마케팅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