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플래텀 : 리더십] 플래텀이 꼽은 3월의 ‘볼 것’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전원일치로 결정하며 탄핵 정국이 가까스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국가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게 될 투표만을 앞두고 있는데요. 두 번의 실수는 없길 바라며, ‘리더십(Leadership)’을 주제로 3월의 볼만한 컨텐츠를 꼽아보았습니다.
은하영웅전설(다나카 요시키 저, 김완 역, 디앤씨미디어, 2011) / 손요한 편집장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은 제목의 촌스러움과는 별개로 가볍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광활한 우주에서의 전략과 전술도 흥미롭지만, 황제 치하 봉건적 체제와 민주주의의 갈등, 각 체제의 장점과 약점 등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또한 소설 속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을 통해 리더의 유형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유행성동맹의 양 웬리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역사학도 지망생이다. 하지만 시대는 그를 군인이 되게 했으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사에 남을 업적을 이루게 된다. 양 웬리는 아군과 적군에게 ‘기적의 양’, ‘마술사 양’ 등으로 불리우며, 죽는 그날까지 ‘무패’로 일생을 마감한 전략가다. 아이러니하게도 양은 군인이라는 직업이 싫어 연금생활을 꿈꾸며 전역할 최적의 타이밍을 꿈꾸었지만 이 부분만은 그의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된다. 양은 국가보다는 민주주의라는 체제와 사람을 우선시한 인물이지만, 혁명형 인물이라기 보다는 체제 내에서 최선의 전략과 전술을 고려하는 현실적 인물이기도 하다.
또 한 명의 주인공 라인하르트는 황제의 후궁으로 입궁한 친누이의 후광으로 제국군에 입문했으나, 이후에는 자신의 능력으로 약관이 넘은 시점에 기존 왕조(골덴바움)를 무너뜨리고 신왕조(로엔그람)를 세운 인물이다. 라인하르트 개인은 사춘기적 감성을 가진 인물이지만, 외적인 부분은 냉철함을 추구했다. 전장에서의 전략과 전술, 정치 부분에서의 공정성 등 자로 잰듯한 계획과 통찰력을 보여주는 천재형 인물이다. 특히 인재등용에 탁월한 안목과 동기부여를 할 줄 알기에 능력있는 인재들(로이엔탈, 미터마이어, 비텐펠트, 파렌하이트, 메크링거, 캐슬러, 와렌, 루츠, 켐프 등)이 그의 황금사자 깃발 아래 모여든다. 또한 모두가 배척하는 인물(오베르슈타인)이라 하더라도 그 능력에 걸맞는 역할을 주어 조화를 이루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 두 사람이 군대와 나라를 이끄는 방식은 상반되어 보이지만, 공통점도 있다. 매사에 선두에 서는 것을 긍지로 여기고 부하의 실수를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는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사상과 열정을 팀원에게 전이시키고, 자신의 꿈을 모두의 꿈으로 바꾸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 민음사, 2016) / 서혜인 기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작가 이문열의 유명한 중편 소설이다. 시골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지만, 우리가 마주한 현실과 많이 닮아있어 마음이 무거워진다. 소설은 간단명료한 단편도 아니고 장황하지만 이해가 쉬운 장편도 아니다. 우리네 현실처럼 이도 저도 아닌 ‘중편’이다. 그마저도 현실과 닮았다. 다만 소설의 결말에선 우리의 절대 권력이자 악의 영웅은 끝내 무너졌고, 일그러진 뒷모습을 남기며 퇴장한다. 소설 같은 2017년의 현실에선 어떤 결말로 끝날 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이중톈(易中天) 삼국지강의 1,2」(이중톈 저, 김성배·양휘웅 역, 김영사, 2007) / 조상래 대표
누구나 한번쯤은 삼국지를 읽어봤을 것이다. 국내에는 이문열, 황석영 등 유명한 작가들이 이미 역자로 다양한 버전으로 삼국지 책을 번역해놓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코자 하는 책은 ‘이중톈의 삼국지 강의’는 ‘이중톈(易中天), 삼국지강의 1,2’ 이다. 현대적 기준과 가치관으로 삼국지를 재조명해 현대인에게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기 쉽고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이중톈(易中天), 삼국지강의는 2005년 중국 CCTV가 샤먼(廈門)대 이중텐(易中天) 교수의 교양강의 프로그램으로 중국 전역에 방송해 방영기간 내내 CCTV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에서 5위권을 벗어나지 않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조조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비롯해 초선과 여포, 동탁을 둘러싼 삼각관계의 진실, 새로운 시각으로 평가한 적벽대전 등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삼국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대통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드라마는, 비슷해보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특히 각 주인공의 성격과, 그들이 가진 리더십 차원에서 보자면 차이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하우스오브카드>의 프랭크 언더우드가 승부사적 기질로 정적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대통령직을 쟁취하는 인물이라면, <지정생존자>의 톰 커크먼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직을 떠맏게 된 인물이다. 그래서 살벌한 정치 스릴러를 보고 싶다면 전자를, 감동있는 성장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 드라마 모두 현실의 정치 세계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하우스오브카드>는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도 광팬임을 자처하는 작품이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노련하게 목적을 달성해가는 힘의 리더십과, 완벽하진 않지만 점차 성장해가는 설득의 리더십 중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