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광고주 5만명 전수조사를 해보니
‘배달의민족’이 광고주 현황과 광고비, 그리고 광고 효율 등 경쟁사에 알려질 경우 매우 민감할 수 있는 ‘영업비밀’ 일부를 공개했다. 일각의 배달앱 ‘광고비 과다’ 주장이 도를 넘었다고 보고, 가능한 모든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일 배달의민족이 전격 공개한 주요 내부 데이터 중에는 총 광고주 수와 배달업주 1명당 월 평균 광고비, 이를 통한 매출 증대 효과 등이 포함됐다. 배달의민족은 우선 2017년 7월 현재 배달의민족에 유료 광고를 집행하는 업주 수가 총 48,710명으로, 5만 명이 채 안 된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집계에 따르면 전국의 배달음식 업주(인허가 기준)는 약 25만~3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배달의민족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지불하는 업주는 5만 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 전체 25만~30만 배달업주의 15~20%, 다시 말해 10명당 1~2명꼴로만 배달의민족에 돈을 내고 있다는 말이다.
‘전국 배달업주 25만~30만명 중 배민 광고주는 5만명… 10명 중 2명꼴 불과’
현재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전국의 배달업소는 약 18만 개. 이중 유료 광고주 5만 명을 제외한 이외의 많은 배달업소는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고 배민 앱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물론 플랫폼 서비스 특성상 유료 광고를 집행한 업소가 잠재적 소비자 고객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주력 광고상품의 세부 항목별로도 광고주 수, 업주 1인당 평균 광고비, 광고 효율 등 추가 정보를 공개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울트라콜’, ‘파워콜’과 같은 일반 광고상품과 ‘슈퍼리스트’라는 입찰 방식의 광고상품 등 크게 두 종류의 광고를 주력으로 광고주를 유치하고 있다.
7월 기준, ‘일반 광고’ 이용자는 전체 배달의민족 광고주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43,796명. 이들의 광고비 대비 창출 매출액 평균치를 보면, 업주 1명당 월 13만원의 비용을 들여 4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광고 효율이 30.7배에 이른다.
작년 말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음식 업주들이 배달앱에 가입하는 이유로 매출 증대(81.0%)를 가장 먼저 꼽은 바 있다. 배달 업주들 스스로도 배달앱이 주요 광고·홍보 수단으로 매출 증대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업계 조사나 내부 데이터에 의하면 배달업주는 효과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전단지에 여전히 월 평균 70만원 이상의 비용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달의민족은 월 광고비 13만원에 30배의 매출 효과를 내고 있는데 이런 수치는 전 세계 어느 배달앱, 국내 다른 어떤 광고 수단과 비교해도 비용 및 효율 측면에서 최고의 수단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배달앱, 전단지 등 대비 최저 비용, 최대 효과 자신’
실제 배달앱이 음식점의 매출액 대비 수수료, 광고비로 받는 비중을 따져보면 배달의민족은 그럽허브, 저스트잇, 딜리버리히어로 등 글로벌 업체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배달의민족은 2015년 8월부로 ‘수수료 0%’를 선언하며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바 있다.
배달앱은 배달업주의 광고·홍보 수단으로서 일명 ‘찌라시’로 불리는 전단지나 1588 대표번호, 인터넷 포털 검색 등 대체재와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거래액 기준 연간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이 차지하는 부분은 이제 갓 2조 원 정도, 점유율로 치면 13%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사람 10명 중 1~2명만 배민 앱으로 주문하고, 나머지 대다수는 전단지, 옥외광고, TV광고, 포털 검색 등을 통해 전화통화로 음식을 주문한다는 뜻이다.
한편, 배달의민족 광고상품 중 다른 한 형태인 ‘입찰 광고’ 슈퍼리스트의 이용자는 총 4,914명이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광고 비용은 75만원을 들이고 1,330만원의 매출을 올려 광고 효율은 약 17.7배로 나타났다. 다만, 이 ‘업주당 75만원’이라는 비용은 한 업주가 배달 지역을 확장해 많게는 4~6개 이상의 광고 슬롯(slot)을 동시에 낙찰 받는 경우가 많아 금액이 높아 보이는 것일 뿐, 광고 슬롯 1개당 평균 낙찰가는 10만 8천원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입찰 방식의 광고 상품은 구글,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에서는 이미 ‘오버추어(overture)’ 광고라는 이름으로 일반화된 것으로, 국내 배달음식 업계에서는 광고비를 더 공격적으로 투자해서라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자 하는 업주 니즈에 따라 소수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다른 경쟁 배달앱에서도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역삼동 야식업소 밀집 지역 등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곳에서 배달의민족 슈퍼리스트 광고 낙찰을 원하는 업주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이 중에는 월 매출만 수억 원에 이르는 ‘기업형’ 업소도 있으며, 이런 업소의 업주들 중에는 100만~200만원의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수천 만원에서 억대를 넘어가는 추가 매출을 노리는 경우도 있어 일반적으로 말하는 ‘영세 자영업자’ 범주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찰 광고, 안전장치로 경쟁과열 방지 증명… 우려하는 승자독식도 없어’
배달의민족은 약 1년 전 슈퍼리스트를 출시하면서 ‘비공개 입찰, 차등가격 낙찰’ 방식을 채택했다. 배경에는 참여자 간 경쟁으로 광고비가 너무 높아져 낙찰을 받고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또한 입찰 광고상품 출시 이후로도 일반 광고상품인 울트라콜, 파워콜의 평균 광고 효율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소수의 ‘돈을 많이 쓰는’ 업주가 해당 지역 상권을 지배하는 ‘승자 독식’의 폐해도 없음을 내부 데이터로 지속 확인하고 있다는 것이 배달의민족의 설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국민 1인당 치킨집 수로만 따져봐도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배달음식 시장에서 자영업자 분들은 이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라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배달의민족은 배달업주 분들께 비용 부담은 더 적으면서도 효율은 훨씬 높은 좋은 광고 수단이 되고자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