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개발자 이두희씨, 서울대 내 ‘비전공자 개발동아리’인 ‘멋쟁이 사자처럼’ 창설
- 기술과 타 학문의 융합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지금, 개발자의 영역을 넓혀 가려는 새로운 시도
-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 뜻있는 취지에 공감해 운영비용 공식 후원 결정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대표 박지웅)는 서울대 박사과정 개발자 이두희(31)씨가 창설한 프로그래밍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에 운영비용을 후원한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에서 인문학 전공 대상자를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따로 채용 예정이며, 여타 기업에서도 기술적인 영역과 타 영역의 융합을 많이 시도하는 등 이러한 흐름이 IT업계의 새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요즘, 이두희씨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주목 받을 만 하다.
‘멋쟁이 사자처럼’의 이두희씨는 평범한 대학원생 같지만 이미 서울대 안팎으로는 유명인사다. 2006년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대 중앙전산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언론에 처음 제보했던 것도 그이며, 전산에서 탤런트 김태희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해킹해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2007년 사내 컴퓨터 동아리인 ‘와플스튜디오’를 창업해 익명 강의평가 사이트인 snuev.com을 만들어 회원 수 3만 명이 넘는 거대 커뮤니티로 키워냈다. 그 이후 2011년 벤처 ‘울트라캡숑’을 창업해, 대학생 소셜 커뮤니티인 ‘klassmate’를 내놓았고 이외에도 수많은 서비스들을 내놓아 호평을 받아온 일명 ‘개발통’이다.
‘뼛속까지 개발자’이며 학부 시절부터 박사과정에 이르기까지 ‘컴퓨터공학’만 공부해 온 이두희씨가 비전공자만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 동아리를 만들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생각과 열정을 갖고 있는데 개발능력만 없는 학생들의 포텐(가능성)을 터뜨려 주기 위함’이다.
프로그램 개발은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일종의 ‘도구’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가지고 독학을 해보려 해도 쉽지 않고 비전공자에게는 매우 장벽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개발자 구인난을 겪는 스타트업의 기획자나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프로그래밍만 할 줄 알았더라면’하는 아쉬움이 항상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이두희씨는 “개발자들과 십여 년 동안 지내면서, 이제는 기술적 장벽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는 비전공자들을 도와주고 싶었다.”라며, “이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교육시켜 작은 서비스를 여럿 내놓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스타트업을 세우는 데에 바탕이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동아리의 설립 의도를 밝혔다.
‘멋쟁이 사자처럼’을 후원하게 된 패스트트랙아시아 또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개발 역량이 부족해 뜻을 펼치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라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개발자의 영역을 넓혀 가려는 시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기술적 장벽이 해결되고 다양한 생각이 더해지면 새롭고 재미있는 서비스가 많이 나올 것이고, 궁극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만들어진 프로그래밍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의 가입 조건은 IT서비스에 관심은 있지만 개발능력은 없는 서울대 혹은 타 대학의 비 전공 대학생들이다. 3월 말 모집을 완료해, 여름방학 기간 동안 팀원 스스로 서비스 한 개 이상을 만들어 보는 것을 목표로 운영된다.
이두희씨와의 Q&A
Q. 본인이 ‘개발 전문가’이면서 왜 비전공자 대상 동아리를 만들었는가?
A.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친구들은 외부와의 벽이 두껍다. 한마디로 비전공자들의 의견은 거의 듣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비전공 학생들의 생각을 더해 그 ‘두꺼운 벽’을 깨보려 한다. 생각 외로 좋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데 ‘개발’을 못해서 묻혀있는 비전공자 친구들이 엄청나다.
Q. 개발은 매우 어려운 영역인데 비전공자들이 그 과정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 한 달여간 코딩은 커녕 기본적인 html조차 모르는 미대생 2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을 처음부터 가르쳐 봤는데 굉장히 빠르게 습득했다. 그것을 보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만들고 있는 재미있는 대학생 대상 서비스가 있는데 snuev에 버금가는 트래픽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Q. 왜 회사로 키우지 않고 학내 동아리로 만들었는가?
A. 나는 개발이 좋은 개발자일 뿐이다. 만약 돈 벌 생각이 있었다면 바로 창업을 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원칙은 지켜질 것이다. 또한, 비전공자 대상으로 모집하는 만큼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이면 그 과정 속에서 빛나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회사를 세우지는 않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개발 능력을 키운 비전공자 학생들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다른 곳에서 스타트업을 설립할 수 있게끔 유도할 것이다.
Q. 어떠한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인가?
A. 크고 굵직한 서비스를 내놓는다기보다 다양한 소재의 작고 가벼운 서비스들을 여럿 내놓는 것이 목표이다. 시도해보는 과정을 통해 본인 생각을 계속 튜닝 해나가고 프로그래밍 실력을 늘리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서비스가 나올 것이다.
모집하는 인원의 대부분은 일반 IT서비스를 만들게 될 것이며, 2명 정도는 게임 개발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게임개발을 교육하는 친구는 NC소프트에서 게임개발을 해 왔는데, 세계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시대회에서 14등을 한 굉장히 실력 있는 친구이다. 서비스뿐만이 아니라 게임개발에도 분명한 니즈가 있다고 보고 과정을 추가하게 되었다.
Q. 구성원을 선발하는 데에 특별한 조건이나 기준이 있는가?
A. 2013년 여름방학 끝날 때 까지, 학교 생활 이외의 시간을 동아리 활동에 집중할 여유가 필요하다. 그 말은, 어떠한 서비스이든 무엇인가를 완성할 때 까지는 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뜻이다. 또한, 서울대 재학생 및 휴학생 대상이지만 의지가 넘치는 타대생도 선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 IT업계에서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 여성 및 비 공대생을 중심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IT서비스에 매우 많은 관심을 가져왔어야 하고, 기술적 장벽만 해결되면 무엇인가 내놓을 수 있을만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프로그래밍은 다 가르쳐 줄 테니 끊임없이 갈고 닦을 본인의 ‘생각’만큼은 꼭 준비해 달라.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