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05]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찾아주는 AI포털 앱 ‘말해’
“이 근처에 애인과 함께 갈만한 달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찾아줘”
‘말해’는 이처럼 다소 정리되지 않고, 즉흥적인 질문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는 인공지능 생활 포털 앱이다. 굳이 정확한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이 앱은 발화의 의도와 정황을 추론해내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 앱을 만든 마이셀럽스는 ‘빅데이터 스튜디오’라는 자체 인공지능 솔루션을 기반으로 야놀자, 푹TV, JTBC 등과 같은 각 업계의 유수 기업들과 협업해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했다. 향후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아마존과 같은 기업으로 성장 하고 싶다는 마이셀럽스의 신지현 대표를 만나봤다.
마이셀럽스는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가?
마이셀럽는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 회사다. 데이터 수집, 시각화, 모델링,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통합한 자체 AI 솔루션인 ‘빅데이터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운영하는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대표 서비스로는 최근에 런칭한 말로 찾는 생활 포털 ‘말해’가 있다. 야놀자, 푹, 만개의 레시피 등 제휴사들과 협업해 만든 서비스들도 있다.
과거 IBM, 삼성 등 국내 대기업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다가, 마이셀럽스에는 팀이 이미 꾸려진 이후에 합류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내가 직접 창업한 것은 아니고, 창업주가 따로 있다. 회사가 설립되고 1년 후, 서비스 피봇팅이 진행됐다. 그 시점에 창업주를 만나 비전, 방향성 등을 듣고 팀에 합류하게 됐다. 합류 후 몇 달 뒤 대표직을 맡게 됐다. IBM에서는 소프트웨어 세일즈와 마케팅을 했고, 삼성에서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을 맡았었다.
얼마 전 출시한 서비스 ‘말해’를 사용해봤다.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생활 관련 정보를 찾아주는 포털 앱으로 이해했다. 마이셀럽스는 ‘말해’를 통해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웹 기반 포털을 대체하고 싶은건가.
웹 기반 포털은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우리는 모바일 기반이 포털 시대도 이미 끝난 거라고 봤다. 시류를 살펴보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 기업들이 음성 인식과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웹, 모바일 기반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단순히 적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인공지능 자체가 기반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시대라는 것은 라이프스타일과 기술의 변화에 따라 전환된다. 데이터, 인공지능의 시대가 된다는 것은 곧 비즈니스는 물론 삶의 체계 전체가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주도권을 지고 있던 포털 들 역시 이 변화를 느끼고, 소비자 접점을 다각화하고 있다. 우리가 현재 ‘말해’ 서비스를 앱의 형태로 출시한 것은, 현재 시점에서는 스마트폰이 가장 큰 소비자 접점을 가진 기기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나온다면, 이에 발맞춰 빠르게 우리의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다.
‘말해’ 서비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말해’의 핵심 기능은 사용자가 이야기하는 자연어를 인공지능이 학습해서, 발화자의 정황과 의도를 파악해낸 후 그가 원하는 정보를 추천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님과 함께 업무상 미팅을 가질만한 식당을 찾는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을 자연스럽게 말해보자면 “손님과 함께 가는 거니까 어느 정도 격식이 있는 가게였으면 좋겠어. 너무 조용하지 않고 시끌벅적했으면 좋겠고, 한식이 무난하긴 한데 이 근처 어디를 가야 할까?” 정도가 될 것이다. ‘말해’에 음성 검색 버튼을 누르고 이렇게 말하면 인공지능이 해당 진술 안의 맥락과 정황을 스스로 발견해낸다. 그리고 이에 맞는 정보를 주는 것이다. ‘분위기가 달달한 맛집’을 찾는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인공지능은 ‘달달하다’는 단어를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가 달달하다는 것이 곧 사랑스러운 무드의 가게를 뜻한다는 것을 스스로 이해하고 추론한다. ‘화려하다’는 표현도 영화, 연예인, 그림, 와인 등 어떤 것이 주어인지에 따라 모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서비스를 직접 다운받아서 해봤다. 음석 인식의 정확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더라.
음성 인식 기능 자체는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프로토콜을 활용하고 있다. 인식된 내용으로부터 맥락을 뽑아내는 것이 우리의 기술이다. 음성 인식 기능은 기기에 따라 또 사용량의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시리도 사용자의 음성을 계속해서 학습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할수록 정확도가 올라간다. 처음엔 인식이 안 되는 신조어의 경우에도, 기기가 학습을 한 이후에는 잘 알아듣게 된다.
‘말해’가 사용자에 대해 반복해서 학습하다 보면, ‘나한테 어울리는 가게를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도 답을 해줄 수가 있게 되나.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하는 부분이다. ‘나한테 어울리는 것’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평소에 로맨스 영화를 많이 보는 사용자도 어떤 날에는 로맨스가 아닌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보고 싶을 수도 있다. 또 같은 로맨스 장르라고 해도 야한 로맨스, 슬픈 로맨스, 달달한 로맨스 등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마이셀럽스의 핵심 솔루션인 ‘빅데이터 스튜디오’는 개발하는 데에만 2년이 걸렸다고 들었다. 개발 과정 중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가진 기술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데이터 처리 기술, 분석 기술 등 이미 다른 기업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핵심 기술을 구현하기 이전에 인프라를 세팅하는 데 있어서 몇 번의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핵심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인프라를 구축하며 비용은 비용대로 나가고 보안 문제도 생겨서 힘들었다. 수많은 고민 끝에 재작년부터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일하고 있다. 아키텍처를 새로 짜거나 솔루션을 도입할 때 즉각적으로 함께 협력해 만들고 있다.
여러 가지 클라우드 솔루션 중 AWS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여러 고민이 있었다. 다양한 클라우드 솔루션을 자체 테스트 했는데, 아키텍처 상으로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목표를 비용, 보안, 효과 측면에서 가장 잘 구현해준 것이 AWS였다. 최근에는 AWS와 함께 서버리스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필요한만큼만 오토 스케일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굉장히 효율적이다. 만약 우리가 물리적 서버를 가지고 지금처럼 서비스를 운영했다면 고정비가 아주 컸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운영하는 서비스가 20개이고 카테고리로 따지면 40여 개다. 이 데이터를 전부 가지고 와서 처리하고, 밖으로 내보내고, 반영하는 과정은 매우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중반 이후 운영 서비스가 10개 이상 늘어났는데도 비용 지출이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
수익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앞서 말했듯 야놀자, 디시인사이드 등 다양한 B2B 사업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의 서비스를 보여주는 쇼룸을 만들어놨더니,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먼저 연락을 해왔다. 대기업들도 우리에게 ‘스타트업에게 먼저 협력 제안을 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연락을 준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에는 서비스가 정식 출시도 되기 전에, 다음스포츠에 우리 모듈을 탑재했다. 디시인사이드와는 그들이 보유한 전체 데이터를 가지고 전혀 새로운 버전의 ‘익사이팅디시’라는 새 서비스를 만들었다. 디시인사이드 내에 있는 게시글을 인공지능이 큐레이션 해주는 형태였다. 야놀자는 물론 JTBC까지 각 업계의 유수 기업들이 많이 연락을 주고 있어서 매 순간 신이 난다. 이런 현상들을 보며 ‘업이 우리 서비스의 용처를 알려주는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B2C 방면으로는 광고 사업이 주요 수익모델이 되나.
‘말해’를 통해 광고 사업을 이제 막 시작했다. 우리의 첫 B2C 사업이다. 현재 출시된 지 3일이 됐는데, 반응은 나쁘지 않다.
앞서 앱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비스 확장 계획이 있다면.
마이셀럽스가 뭐 하는 회사냐고 물으면, 우리는 데이터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여러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모아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회사・사이트)라고 답한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보유한 데이터를 가지고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세계 유스 회사가 모두 그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아마존이 업계에서 선도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이유도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좋은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야놀자, 푹, JTBC 등 수많은 분야의 기업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해주고, 우리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각 카테고리별로 사용자의 취향, 선호도 등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마이셀럽스의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얼마 전 런칭한 ‘말해’가 잘되는 것이 가장 큰 단기 목표다. 또 성장 흐름을 타고 있는 제휴 비즈니스들을 확장해나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른 시일 내에 글로벌 진출을 하고 싶다. 우리가 생각하는 더 큰 그림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넥스트 모멘텀을 만들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