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역대 최대 규모 美증시 데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20일(한국시간)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IPO를 실시했다.
알리바바는 전날 공모가를 68달러로 정했으나 이날 거래가격은 평균 90달러 초반에 거래됐다. 공모가를 36%가 넘어서는 가격이다. 92.7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한 알리바바는 정오 즈음에는 100수준(99.65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93.89달러로 공모가 대비 38.07%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알리바바가 이번에 공모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13%로 총 3억2010만주로 공모가 기준 총 217억7천만달러다. 이는 뉴욕증시 역대 기록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미국 IPO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또한 주간사들이 옵션으로 배정받은 주식을 합하면 알리바바의 자금 조달 규모는 250억달러까지 늘어나게 된다. 기존 미국 증시기록인 비자카드(197억달러)를 넘어선 것에 이어 2010년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된 중국농업은행이 갖고 있는 세계 기록(221억달러)까지 사실상 넘어선 것이다.
알리바바의 이러한 인상적인 기업공개와 공모금액은 알리바바의 미래를 가늠하는 구체화된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자타공인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최강자이지만, 중국시장은 여전히 공략할 파이가 남아있다. 시장조사기관 CNNIC와 아이리서치(iResearch)가 개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13억 인구 중 현재 인터넷 이용자 수가 절반인 6억 명,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5억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이용자는 6억의 절반인 3억 명이며, 놀랍게도 3억 명의 이용자가 구입한 금액이 국가 전체 소비액의 약 7.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알리바바가 정복해야 할 파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드러낸다.
또한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에 글로벌 스텐다드만 제대로 적용된하면 중국 외 세계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번 나스닥 상장을 시발점으로 알리바바는 중국 내수시장 완전정복에 나서게 되며 그 목표를 이룬다음에는 세계정복에 나설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인해 그간 알리바바에 투자한 기업들 역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14년 전 알리바바에 2천만달러를 투자한 것이 현재는 500억달러로 늘어났으며 단숨에 손정의 회장을 일본 최고 갑부로 등극시켰다. 야후 역시 알리바바의 주식 4억18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273억달러에 이른다.
사실 알리바바의 이번 나스닥 상장은 미국 비즈니스 진출보다 글로벌 대열에 합류한 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알리는 목적이 있다. 또한 중국 시장 지배력 확대에 집중하며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넘어 인프라, 금융, 의료, 콘텐츠 등으로 ‘알리바바 왕국’을 세우는 모멘텀이라고 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이날 투자자들 앞에게 알리바바의 가능성과 가치관을 설파하였고, 경영현황 및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단기 수익이 아닌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중장기적 혁신’이 알리바바의 사명이자 전략이라고 말하며, 중국 현지에 맞는 ‘실용적’인 전자상거래 모델 구축’이라는 알리바바의 비전 및 전략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