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sight인터뷰

[투자人사이트]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춰 멘토링하는 테크 액셀러레이터

2014년 설립된 ‘블루포인트파트너스(Blue Point Partners, 이하 BPP)’ 는 대전에 기반을 둔 딥테크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구성원 20명 중 심사역만 12명이다. BPP가 밀착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한 팀은 80여 개에 달한다.

BPP에 1년 전 합류한 강준모 수석심사역은 자동차 업계에서 12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으로, 대기업이 원하는 기술과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간 접점을 찾아 매칭해주는 게 그의 주요 업무다.

강준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수석심사역/사진=플래텀 DB

BPP내부에서 ‘공대 형 심사역’으로 통한다. 그간 본인이 발굴한 기업을 소개해 준다면.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MBA를 거쳐 자동차 부품회사(TRW)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부친이 경영하는 기업에서 근무한 뒤 현대 오트론 기획실, 경영기획팀 등에서 R&D기획업무를 담당했다. 신기술 발굴을 담당하며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게 12년을 보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 합류한지 1년이 지났다. 내가 발굴한 팀으로는 원키, 스타스테크, 더유엠에스가 있다. 스마트키, 친환경 제설제, 소형 레이더 모듈 등 산업기반 스타트업들이다. 모두 B2B 분야 팀이고 TIPS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국내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일부 의견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테크기업도 서비스기업만큼 빠르게 움직여야 성장하고 성공한다. 공대 출신의 장점이자 단점은 깊게 한 분야를 파고든다는 점이다. 자칫 시장과 동떨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 찾는 기술과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를 늘 생각해야 한다. 시장에 맞는 적절한 기술, 가격, 시간 등을 잘 맞춘다면 테크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자생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은 테크 기업쪽이 확률상 더 높다.

국내 기술 기업 생태계는 어떻다고 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단 시장 규모는 미국, 중국 등보다 작다. 보통 대기업과 협업하는 걸 꺼린다. 카피캣에 대한 우려가 있어 서비스 론칭 전까진 언론에 공개하지도 않는다. 맞는 방법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기회가 되면 자신의 기술을 선보이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완해 나가는게 낫다고 본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 중 살아남은 팀은 모두 좋은 파트너를 만나 동반 성장에 성공했다. 일례로, 아우디와 협업하던 크루즈 오토베이션이 GM에 매각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우리가 있는 거다. BPP는 큰기업에 먼저 방문해 우리가 액셀러레이션 중인 팀과 기술을 소개하며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접점을 찾는다.

BPP 팀은 어떻게 구성돼있나.

테슬라, 슈타인, 다빈치, 왓슨이라 명명된 4개 투자팀으로 구성돼있다. 내가 소속 돼있는 테슬라 팀에선 기계화학, 반도체 기업을 다룬다. 슈타인은 사물인터넷(IoT), AR/VR 등 분야를 심사하고, 다빈치는 서비스 및 블록체인 분야를, 왓슨은 바이오, 헬스케어쪽을 담당한다.

최근 애견용품 정기배송 서비스인 ‘베이컨박스’에 투자를 했다. 우수한 백단 기술이야 있겠지만, 딥테크라기보다 O2O로 보이는데.  

‘딥테크’가 우리 이름을 알리는데 큰 작용을 한 건 맞다. 그렇다고 서비스 팀을 등한시하지는 않는다. 어떤 서비스든 효율적이 되려면 기술이 가미돼야 한다.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본질은 같다. 누가 잘 끌어올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어떤 업체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맺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 기업에 우리의 멘토링이 부가되면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암호화폐거래소 ‘고팍스’에도 투자하고 액셀러레이션했다. 아울러 블록파티와 같은 행사도 주관하는 등 블록체인 분야에 관심이 많다. 관련 계획이 있다면.

블록체인 분야에서 ‘얼마나 좋은 팀’을 발굴하는지가 관건이겠다. 그렇다고 블록체인 기술에 주력하진 않는다.  블록체인이 큰 트렌드로 보이는건 사실이지만, 그 외에도 필요한 기술은 많다. 또 이 분야 시장이 성숙된 단계는 아니기에 지속적인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 그에 맞춰 우리도 조력할 거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스타트업에게 어떤 혜택을 준다고 자부하나.

다수의 전문 심사역이 기술을 심도 있게 가치 판단해 시너지를 내게끔 한다. B2B, B2C에 맞는 기술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초기기업에 밀착해 멘토링하고 있다. 공대 출신이 많아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더욱 밀도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소속 심사역만 12명이다. 

포트폴리오 팀이 어느덧 80개가 다 돼간다. 밀착 멘토링을 하려면 심사역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알아서 잘 하는 팀도 있지만 회사 운영과 마케팅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트너 포함 20명이 넘는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배치’ 형태로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정해진 기간 동안 멘토링을 진행하는게 보편적이다. BPP도 이와 같은 형식으로 운영 되나.

우리 액셀러레이팅의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관련 프로그램이 없는건 아니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리얼타임’ 멘토링이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성장 속도가 각각 다르다. 분야에 따라 비즈니스 사이클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모든 팀에게 같은 교육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함께 움직이고 있다.

상당히 촘촘한 관리를 요하는 방식이다. 

기술도 서비스 못지 않게 트렌드가 존재한다. 대기업마다 요구하는 기술과 시장이 다르고, 진출할 수 없는 시장도 있다. 삼성과 LG가 원하는 기술이 각각 다르단 의미다. 이를 초반에 파악하고 기술을 보완시켜는 것을 돕는게 심사역의 일이라고 본다. 이를 ‘Time to market(타임투마켓)’이라고 한다. 적확한 때에 맞춰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바삐 움직여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심사역 수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고 기간을 정해두지 않는 액셀러레이팅을 한다. 여타 하우스와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 기반 기업은 서비스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봇(비즈니스 모델 등의 전환)이 어렵다. 멘토링 과정에서 이런 이슈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하나.

오히려 반대다. ‘핵심 기술’만 있다면 기술기업이 더 쉽다. 예를 들어, 스마트키 보안 기술을 만드는 팀은 도어록, 패들록 등에도 쉽게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원천 기술이 같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BPP에 심사역이 많은거다. 기업을 설득할 수 있는 정보는 시중에 알려져 있지 않다. 미디어에 소개되는 신기술은 짧게는 6달, 길게는 1년전에 만들어진 기술이다. 이를 개발하는 데 2년 정도 걸린다. 우리가 찾는 건 숨어있는 정보다. 나 역시 몸담았던 산업계 트렌드를 파악해 전할 수 있다.

기업 멘토링 외 BPP심사역의 역할은 뭔가. 

우리가 발굴한 팀을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리는 거다. 외부기업 요청으로 기술을 보유한 포트폴리오 팀을 연결하기도 한다.

기술이 상용화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낙후될 수도 있고.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R&D프로세스는 2년 정도로 서비스 기업에 비해 긴 편이긴 하다. 다만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어느 정도 개발 성과를 보이면 후속투자는 문제 없다. 오히려 서비스 기업이 초반에 성장하지 못하면 사장된다.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면, 시장에 맞지 않는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향에 맞춰 멘토링 하고, 가능하다면 피봇할 수 있는 길을 여러갈래로 열어놓고 있다. A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지만, B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한다.

BPP의 업력이 길지는 않다. 업력이 실력을 말하지는 않지만, 인지도 측면에서는 영향이 있을텐데.

1년전 내가 합류했을 당시에도 BPP는 테크 스타트업에게 인지도가 있었고, 지금도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전통 강자들 사이에서 짧은 시간동안 훌륭한 성과를 냈기에 가능한 평가라고 본다. 그게 약점이라고 느껴진적은 없다.

스타트업에게 BPP를 한 마디로 알기쉽게 소개해 준다면.  

우리 하우스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종종 본다. 아마 기술 기반 기업에 투자하는 곳이기 때문일 거다. 분야를 막론하고 BPP가 필요하다 여긴다면 연락해 달라. 우리와 합이 맞아 함께하게 된다면 더욱 완성도 있고 심도 있는 아이템을 가진 기업이 될 거라 자신한다.

기자 / 인생의 최고 목표는 행복입니다. Stephanie Seo is a Editor of Platum. She covers a korea startup’s ecosystem with their team. She wants to watch the Korea startup growing into a great global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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