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미(COSMEE)’는 카카오가 투자한 첫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카카오는 8월 초 블록체인 기반 뷰티 플랫폼 코스미를 운영하는 코스모체인(Cosmochain)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일, 카카오는 자사가 선보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1호 디앱(DApp : 블록체인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 혹은 서비스)파트너로 코스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이외에도 해시드, 네오플라이 등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코스모체인은 일부의 인플루언서만이 콘텐츠로 돈을 버는 뷰티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코스모체인의 안휘수 이사는 “인지도가 없는 일반인은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올린다고 해도 주목받기가 어렵다”면서, “일부의 고래만이 돈을 버는 기형적인 뷰티 산업 구조를 혁신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투명한 고객 정보가 집적되어 있는 뷰티 플랫폼을 만들고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즉 콘텐츠 창작자에게는 ‘정당한 보상’을, 기업에는 ‘정확한 고객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코스미의 사용자는 게시물 생산, 댓글, 좋아요 등 자신의 활동 정도에 따라 코스모파워라는 보상을 얻게 된다. 이를 1:1 비율로 코즘(COSM)이라는 코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 코즘은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이다. 지난 8월 기준 원화 가능 거래소 중 하나인 CPDAX에 상장했다.
향후 코스미는 기업 연계 솔루션으로의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며 코스미 이용자는 앱 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품을 구매 할 수 있게 된다.
글을 생산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얻으면 스팀코인을 받을 수 있는 ‘스팀잇’과 동일한 모델처럼 보이지만, 보상 체계에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스팀잇의 문제는 돈이 많은 사람이 계속 돈을 버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유명한 사용자일수록 스팀파워, 즉 영향력을 많이 가지고 있어 같은 활동을 해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돼요. 우리는 이러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스미 레벨’이라는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코스미 생태계에서 통용되는 세 가지 가치는 코스모코인(COSM), 코스모파워, 코스모레벨이다. 코스모코인이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는 경제 활동의 주요 매개체인 암호화폐, 코스모파워는 커뮤니티 내 활동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기여도에 대한 지표다. 마지막으로 코스모레벨은 순수하게 플랫폼 활동으로만 얻을 수 있는 명성 지표다. 이 코스모레벨은 코인 등으로 구매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뷰티 기업과 인플루언서도 일반 사용자들과 같은 시작점에서 오로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쌓아나가야만 한다.
이 구조 속에서 중소 뷰티 기업과 인지도가 낮은 콘텐츠 창작자들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 코스미 측의 설명이다. 설명대로라면, 코스모레벨은 ‘뷰티 콘텐츠 창작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코스모체인의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한 장치다.
코스모레벨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지만, 여러 명의 사용자를 동원해 ‘좋아요’ 수를 늘리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코스모체인은 이러한 눈속임을 방지하기 위해 다운보팅(Down Voting) 기능을 추가했다. 다수의 비추천을 받은 컨텐츠는 자동 삭제되어, 자정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가운데 코스모체인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안휘수 이사는 첫째로 숙련된 팀이 명확한 사업 모델을 들고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모체인 팀은 2014년부터 중국 역직구 커머스 ‘후이서울’을 운영한 트릴리어네어 창업 멤버와 보스팅컨설팅그룹 출신의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 이사는 “실제 사업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실생활에 사용할만한 블록체인 앱이 드디어 하나 나오겠다는 기대감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플랫폼 코인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린 계기가 됐다.
“수많은 플랫폼 코인들이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오스와 이더리움 외에는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3월에 사업을 시작했을 때, 너희는 플랫폼 코인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안 한다고 했던 크립토 펀드들이 4, 5월 되면서 태도를 바꿨습니다.”
회사 측은 명확한 수익모델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제대로 된 커뮤니티가 형성된 후에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비즈니스와 플랫폼 내 커머스 사업이 가장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판매에서 나아가 기업이 데이터를 직접 가공할 수 있게 하는 기업용 2차 솔루션도 구상 중이다.
코즘 투자자들은 코스미 플랫폼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을까. 회사 측은 뷰티 서비스의 성격상, 코즘 투자자들이 앱을 사용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모체인 앱이 활성화되어야만 토큰 가치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 역시 서비스 성장 추이에 대한 관심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 앱이 출시된 후, 직접 가입해서 사용해 본 투자자들이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경우도 늘었다.
최근 여성을 주고객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마케팅으로 뭇매를 맞은 경우가 있었다. 아직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의 대다수가 남성인지라 이 부분에 대한 염려는 없는지 물었다. 코스모체인 측은 중국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후이서울을 운영한 팀이 주를 이루고 있는만큼, 이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뷰티 관련 마케팅 경험이 많은 인력들이 코스미 사업팀에 대거 포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팀은 다수의 여성 회원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지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외 진출 준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 트릴리어네어는 태국 피엠 그룹과 함께 11번가의 태국 법인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태국 현지에서 11번가는 커머스 분야 3위 업체다. 송호원 대표는 인수 이유에 대해 “해외 사업 확장에 있어서 한국의 모델을 가지고 나가는 것보다는, 현지 플랫폼 위에 토큰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판단했다”면서, “태국에서도 K뷰티 프리미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태국은 코스모체인의 동남아 진출 기지가 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코스모체인이 대한민국 대표 토큰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은 토큰 거래량이 가장 많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순위로 따져볼 때 현재 가장 선방하는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30위 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치욕적인 일이죠. 코스모체인은 한국 대표 토큰 프로젝트가 되는 것은 물론, 다음 세대의 컨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넥스트 유튜브로 성장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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