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공간 트렌드: 업무 생산성과의 상관관계
2012년 페이스북(Facebook)의 새로운 지부가 문을 열었을 때,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개방형 오피스”가될것이라 자부했다. 페이스북은 건축학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랭크 게리(Frank Gehry)에게 해당 오피스 건축을 의뢰했을 정도로 개방형 오피스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 있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확신했다.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구글과 애플 역시 개방형 오피스를 선택했다.
넓게 탁 트인 사무 공간은 실리콘밸리의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표방한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큐비클이 사라지면 자유롭고 창의적인 상호작용이 더욱 빈번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수 많은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주도에 따라 큐비클과 닫혀진 사무 공간을 없애고 개방형 오피스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개방형 오피스의 문제점
개방형 오피스들은 기존의 지루한 사무실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삼면(三面)이 막힌 큐비클안에서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는 대신 넓은 오픈테이블에서 직급에 관계 없이 함께 마주 앉아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자유롭게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장소가 된 것이다. 그러나 개방형 오피스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었냐하면 오히려 그 반대다.
첫번째, 직원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개방형 오피스의 가장 큰 장점인 “열린 공간”이 가장 큰 단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큐비클은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반면 개방된 공간에서는 약간의 프라이버시도 보장 받지 못한다. 지식 근로자들에게 있어 협업은 매우 중요한 요소 이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역시 필요하다. 또한 BBC에 따르면 직원들이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일할 때,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줄어들고 동료들에게 무관심해지는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두번째, 직원 건강에 좋지 않다.
덴마크의 24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방형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직원들보다 병가를 사용하는 빈도가 62% 더 높다고 한다. 또한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의 연구에 의하면 개방형 오피스에서 3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들은 지속되는 소음 때문에 아드레날린 지수가 치솟는 현상을 겪는다고 한다.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될 경우 신체적 피로함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무력감 역시 나타날 수 있다.
세번째,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
멀티태스킹이 업무 수행능력과 집중력을 저해시킨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 자료에서 다뤄진 부분이다. 개방형 오피스는 개인이 집단에서 벗어나 홀로 작업할 공간을 제공하지 않고,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소음과 대화가 공존하는 장소이다. 따라서 원하지 않더라도 개방형 오피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도 모르게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으며 특정 결과를 도출하는데 훨씬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미래의 사무공간
개방형 오피스가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폐쇄적인 공간에서 개방적인 공간으로 전환한 후 협업에 보내는 시간이 50% 이상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도 있었다. 문제는 일방적인 전환에 있다. 개방형 오피스가 주는 장점에만 집중해서 전체 업무 공간을 천편일률적으로 열린 공간으로 바꾸어버리면 닫혀진 공간이 주는 장점을 잃게 된다. 그렇다고 폐쇄적인 공간만으로 사무 공간을 구성할 경우 동료들과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리게 된다.
영국 본드 대학교(Bond University)의 조직 행동학을 가르치는 리비 샌더(Libby Sander) 교수는 “일률적인 공간 설계 방식” 보다는 직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주는 것이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경영의 이동”의 저자 데이비드 버커스(David Burkus) 역시 직원들에게 업무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 부여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설명한다. 사무 공간의 디자인적인 요소 집중하는 것 보다는 직원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선택하게 하는 것이 업무 생산성에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글 : 이예린 / 콜라비 Contents Marketing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