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기술 트랜드 : ‘카피캣’ 중국 인터넷 기업, ‘카피타이커’가 되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국내를 비롯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샤오미 등 기업이 IT 업계에서 알려져 있었지만, 대중에게 이들기업은 익숙하지 않았고 평가절하되기 쉽상이었다. 샤오미는 애플을 따라하는 많고 많은 산자이 중 하나,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에 투자받기는 했지만 중국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힌 전자상거래 기업, 텐센트는 여러나라 서비스의 장점을 차용한 단순한 UI의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 회자되곤 했다.
하지만 2019년 현재 앞서 언급한 기업을 비롯해 수십 개 기업이 대륙을 벗어나 전세계에 자신들의 프로덕트를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중이다. 전통 산업 분야에서의 인식 전환은 상전벽해 수준이다. 한때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딱지는 품질이 낮은 저가의 제품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세계 IT산업의 트랜드를 살펴볼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아바쿠스뉴스(Abacus News)가 공동 발표한 ‘중국 인터넷 보고서 2019’ (이하 ‘보고서’)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컨텐트와 미디어, 공유경제, 블록체인 등 11개 분야의 사업 현황이 담겨져 있다.
‘카피캣’ 중국 인터넷 서비스, 이젠 다른 나라가 따라하는 ‘벤치마킹 모델‘
과거 중국 인터넷 서비스는 카피캣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실제 다른 나라 기업 서비스를 그대로 모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에 기피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이를 보고 호랑이를 그릴 수 있게 된’ 중국 기업들이 양진하면서 양상이 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다른 나라 기업들이 중국 인터넷 기업의 전략과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슈퍼앱 페이스북에 메신저와 챗봇, 게임, 모바일 결제 등 기능이 추가된 것,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디지털 지갑, 뉴스피드, 콘텐츠 등 기능이 추가된 것은 위챗, 알리페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또 모터바이크 승차서비스만 제공하던 인도네시아 서비스 고젝이 모바일 결제를 기반한 음식 배달 등 18종 서비스로 확장한 것은 중국 O2O 생활 서비스 메이투안(美团)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젝은 메이투안의 피투사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흥한 소셜쇼핑도 글로벌 전자상거래 및 SNS 플랫폼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아마존이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생방송 쇼핑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 미디어 플랫폼들은 쇼핑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쇼트 클립’ (短视频, 짧은 동영상)은 중국에서 시작된 트랜드로, 이를 주도한 것은 ‘틱톡(TikTok, 더우인)’이다. 틱톡은 현재 150여 개 국가에서 75개 언어로 제공되는 글로벌 서비스다. 2018년 1/4 분기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으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소셜미디어로 자리매김 중이다. 스냅챗과 페이스북이 쇼트 클립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틱톡의 영향이 크다.
현재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나라 기업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모방자에서 현재 혁신자, 심지어 산업 리더로 부상되는 중이다.
5G, AI는 우리가 먼저… 기술과 시장 비교우위
5G는 통신장비를 비롯해 클라우드 컴퓨터, 자동차, 의료,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이 가능한 차세대 기술이다. 글로벌 5G 마켓 규모는 2025년까지 2,770억 달러(약 328조원) 규모로 성장할거라 예상되고 있다. 5G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중국 IT업계는 이 기술에 집중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획득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아울러 넓은 국토를 기반으로 한 상용화 속도는 여타 국가에 비해 비교우위로 작용한다.
또 다른 기술 화두인 AI 역시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분야이다. 여타 국가들이 안전과 보안 등 규제를 푸는 사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테스트 단계에 와 있다. 안면인식으로 공항 보안검사, 지하철 탑승, 호텔 셀프 체크인 등이 여러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AI는 중국 정부의 전략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당국은 2030년까지 인공지능 분야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창업 열풍 이후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스마트 의료영상, 음성인식, 안면인식 등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다수 태동했다. 정부와 VC업계의 투자도 대규모로 집행되는 추세다. 일례로,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센스타임(SenseTime, 商汤科技)은 총 26억4,000만원 달러(약 3조 1,26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회신용제도 구축…기술 국가 도약의 바탕될까
인터넷 시대 이전에 중국은 신용을 증명할 수단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민간기업이 금융 영역에서 기술 신용을 도입하며 양상이 변했다. 아울러 정부도 빅데이터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사회신용 시스템 구축을 천명했다. 사회신용제도 확립은 국가 체재 정비의 측면이 강하지만, 기술경제 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중국 인터넷 보고서 2019’ 원문보기 (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