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한상공회의소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과제로 규제 혁신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겠다”며 “기업의 혁신이 모이면 국가의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언급했다. 앞선 11일,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 출범식에서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회사, 핀테크·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 유통·결합·사업화라는 디지털 혁신 성장 모범사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신산업 분야의 혁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는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핀테크 기업과 금융권의 혁신을 향한 합종연횡이 눈에 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의 일상화, 기술력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들의 고속 성장으로 시중 은행과 증권사들이 앞다퉈 핀테크 기업에 손을 내밀고 있다. 주식 거래 서비스부터 무인환전까지 그 양상은 다양하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 ‘두나무’가 국내 대표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지난해 11월 선보인 국내 최초의 비상장 주식 통합거래 지원 플랫폼이다. 비상장 주식 거래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정보 비대칭성, 거래 안정성, 높은 유통 마진의 해소와 투명하고 안전한 비상장 주식 거래 환경 조성에 뜻을 함께한 양사가 손을 맞잡았다. 각 사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두나무는 국내 최초의 소셜 트레이딩 서비스인 증권플러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기획 및 개발했다. 약 2천여 개 이상 기업의 종목 정보를 비롯, 다양한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시가총액 계산기나 IPO 정보 등 활용도 높은 기능으로 투자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매매거래는 삼성증권 안전거래 시스템과 연동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종목 정보를 확인하고, 종목별 거래 가격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예상하며, 허위매물 걱정 없이 안전거래를 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출시 직후부터 투자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온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연내 블록체인 기반 주주명부관리시스템의 시범 서비스, 통일주권 미발행 기업 주식 거래 지원 등을 앞두고 있으며 비상장 주식 거래를 대표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핀테크 업체 ‘핀크’는 자사의 대출 비교 서비스에 최근 KB저축은행을 합류 시키면서 BNK경남은행, 한국씨티은행, 광주은행, JT친애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제1,2 금융권 총 10개사의 대출 상품을 자사 포트폴리오에 보유하게 됐다. 해당 서비스는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의 ‘T스코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대출상품을 중개하는 서비스로, 휴대폰 이용 정보를 통신 점수로 산출해 대출 심사에 반영한다. 자영업자나 사회초년생, 주부 등 금융 이력 부족자도 높은 한도와 최대 1.0%의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핀크와 은행권의 협업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핀크는 올해 안에 10개의 금융기관과 추가로 제휴를 맺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정교한 상품 추천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인환전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핀테크 기업 ‘벨소프트’는 작년 10월 IBK기업은행,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예약 무인환전 서비스’ 사업을 공동 추진해오고 있다. IBK기업은행 웹사이트, 앱 등을 통해 외화 환전을 신청하면 이용 시간에 제약 없이 무인환전 키오스크에서 간편하게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벨소프트는 우리은행과도 ‘외환업무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벨소프트가 무인환전 키오스크 등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은행이 환전에 필요한 외국통화 조달을 지원하는 형태다. 금융권에서 벨소프트와 협업을 이어가는 것은 실제로 벨소프트가 내놓은 무인환전 키오스크 ‘와우 익스체인지’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서비스는 2018년 9월 출시 이후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단기간 내에 화제가 되었고 최근 누적 거래액 300억 원을 돌파했다. 현재 김포공항,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지하철역과 롯데L7호텔, 글래드호텔 등 로비에 50여 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내년까지 국내 300대 이상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주식 거래, 대출, 환전 등은 기존 금융권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지만, 디지털 금융 혁신을 목표로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이 증가하는 추세다”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편리하고 효율적이며 새로운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더 다양한 형태의 협업 사례가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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