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창업 콘서트 ‘Play & Talk’ 경남과기대에서 개최
지난 13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아트룸에서는 창업 아이디어 발표대회 Play & Talk가 개최했다. 창업진흥원이 주관하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이 주최한 이 행사는 캠퍼스 창업문화조성과 청년창업에 대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Play & Talk를 간략히 설명하면, 창업선도대학이 2012년부터 청년층의 창업에 대한 관심과 청년창업 확산을 위해 기존 창업자들의 창업콘서트 방식으로 진행해 오던 ‘청년 창업한마당 투어’를 청년층의 창업 아이디어 발표장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5명의 (예비)청년창업가들이 5분 동안 자신들의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청중, 심사위원들에게 실현가능성과 창업의지를 검증받는 시간이다. 창업전문가, VC(벤처투자자), 의뢰인 앞에서 전문용어로 발표하는 자리와 달리, Play & Talk는 제한된 시간 내에 창업 비전문가인 청중을 대상으로 논리와 감성으로 설득하여 사업성을 평가받는 창업 오디션이다. 초등학생이 들어도 이해하기 쉽고 감동이 전해져야 하는 어려운 시간이다.
(예비)청년창업가들이 발표 준비시간을 가지는 동안 발표장 내 100명이 넘는 인원들이 자리를 채웠다. 지역에서도 청년창업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행사장 밖은 경남과기대 창업아카데미 수료생들과 창업대학원이 배출한 창업가들의 창업아이템이 진열되어 볼거리를 제공했다.
Play & Talk 개회식을 시작으로 귀빈소개와 심사위원 소개로 행사 문을 열었다. (왼쪽부터) 경남과기대 창업지원단 김상표 단장, 창업진흥원 백두옥 원장, 경남과기대 권진택 총장, 경남지방 중소기업청 안병규 청장이 자리해 청년 창업가들의 열정을 지켜보았다. 이날 발표 서류평가와 기술평가는 서영복 이노뱅크 대표이사(前 삼성전자 상무)와 최유정 기술경영 컨설턴트가 심사를 맡았다.
첫 번째 발표는 ‘광고 기능을 부착한 스마트 휴지통 소셜빈’으로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DOY(Dream of Young) 김학수(24) 대표의 아이템 발표로 시작했다. 이 아이템은 휴지통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로 지저분해진 길거리를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착안했다. 그 고민을 바로 행동으로 옮긴 김학수 대표는 다양한 공모사업에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면서 창업의 문을 열게 되었다.
경남 인제대에 재학 중인 김학수 대표는 소셜빈을 이끌고 있다. 그는 현대 사회가 원하는 기업가 정신을 겸비한 청년창업가였다. 빠른 현대사회 진입으로 만들어진 시민의식부재, 취약계층 문제 등 사회병리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사업에 임한다고 전했다. 발표가 끝나고 청중 평가 점수가 집계되는 동안 사회자가 질문을 던졌다.
– 사회자: “우승 상품은 Ipad mini입니다. 우승한다면 어디에 쓰실 건가요?”
– 김학수: “현재 사업을 통해 많은 수익은 만들고 있지 않지만 매달 50만원 씩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일에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김학수 대표는 나이에 맞지 않는 뛰어난 발표력을 보여주면서 청중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도 좋았다. 다만, 스마트 휴지통은 이미 해외에서 출시된 제품으로서 해외기업의 국내시장 진출에 대비한 ‘소셜빈’만의 전략을 마련해 둘 것을 조언했다.
두 번째 발표는 경남과기대 창업대학원에 재학 중인 엄봉식(31) 원우의 ‘노화방지 동충하초 발효차’ 아이템 설명으로 이어졌다. 젊음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여성 고객층을 잘 겨냥한 아이템이다. 발표가 끝난 뒤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이 발효차로 행복해지는 순간까지 노력하겠다”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점수 집계를 기다렸다.
청중평가가 끝나자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이어졌다. “건강보조식품 사업은 현재 국내에 많은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단계이다. 엄봉식 씨가 만드는 제품 품질의 우수성은 당연하겠지만, 그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뚜렷하게 설명할 수 있는 차별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것이 숙제다.”라는 심사평을 전했다.
세 번째 발표자 경상대학교 이현종(27) 학생은 ‘소형 식물 생장 키트’를 설명했다. 친환경 농산물을 화분에 직접 키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아이템이다. 고객이 신뢰하기 힘든 온라인 농산물 판매 유통 구조를 벗어나 자신의 가정에 조그만 텃밭을 구성해 생장키트로 농산물을 직접 제배하는 서비스다.
네 번째 발표는 경남과기대 3p동아리 유승우(24) 대표는 ‘카메라 촬영용 만능 컨트롤러’를 발표했다. 카메라 촬영 시 겪는 불편한 문제를 블루투스 장치를 이용해 해결하는 아이템이다.
유승우 대표의 발표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이유는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점을 자신의 경험담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경험에 빗댄 설명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듣는 청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발표력도 한몫했다.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논리’와 ‘감성’이 발표내용에 적절히 일치하여 청중평가 점수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발표는 경남과기대 창업대학원 진호석(27) 원우의 ‘커뮤니티와 마켓을 연동한 스토리-E마켓’ 아이템으로 이어졌다. 이 아이템은 경남 지역의 농업인, 농가사업단, 마을기업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교육활동을 해오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온라인 서비스이다. 소셜미디어 활용이 어려운 농업인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스토리-E마켓에 농사 일기를 직접 커뮤니티에 작성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심사평은 기존 오픈마켓과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 부재와 농업인들의 모바일 활용 동기 부분을 지적하며 평을 마무리했다.
모든 창업 오디션 발표가 끝나고 ‘애드투페이퍼 창업스토리와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주)애드투 페이퍼 전해나 대표의 선배CEO 특강이 이어졌다.
애드투 페이퍼는 대학 공용 컴퓨터실 출력용지 하단에 기업 광고를 넣는 것으로 학생들의 출력비를 대신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홍보를 하고 학생들은 무료 출력 혜택을 가져가는 서비스다.
전해나 대표의 특강은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대학생 나이에 사업을 이끌면서 느꼈던 기억들을 하나씩 풀어놓는 시간이었다. 현재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특히 여성CEO가 되기까지 아이템 개발을 위해 당돌하게 부딪히며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 시대가 원하는 청년의 모습이었다.
도전상 – 엄봉식(31) / 노화방지 동충하초 발효차
열정상 – 김학수(24), 성기학(24) / 광고기능을 부착한 스마트 휴지통 소셜빈
창의상 – 유승우(24) / 카메라 촬영용 만능 컨트롤러
심사위원과 청중평가단 점수가 취합되어 Play & Talk 수사상자가 결정되면서 공식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창업 오디션을 통해 두 가지 시사점을 가진다.
첫 번째는 ‘지역창업인재 발굴’의 가능성이다. 경남권 유일의 창업선도대학인 경남과기대 창업지원단은 창업 거점역할을 수행하면서 창업인재를 발굴·육성하는데 앞장서지만 인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창업 오디션을 통해 지역에 숨은 창업인재들이 창업지원단과 연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창업교육, 창업아이템 사업화, 창업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되었다.
두 번째는 ‘청년창업의 인식 변화’다. 더 이상 창업은 멀리 있지 않다. 수도권으로 상경해야 창업할 수 있다는 생각과 창업 아이템이 생활문화를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여야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때가 되었다. 우리지역의 젊은 청년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획기적이거나 문화를 바꾸는 아이디어는 없지만 도전하는 지역 청년창업가들의 열정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