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유센다이 젠펀드 파트너, 앨런 헬라웰 알파 JWC 벤처스 파트너 등 아태 지역 VC들이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스트타업 현황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21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주최의 웨비나 행사(‘아태지역 VC들이 말하는 스타트업 생존 및 투자 현황APAC VCs on Startup Survival & Funding’)가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VC들은 코로나 19 이후 각 지역 스타트업이 참고할 부분을 조언했다.
“한국의 상황은 나아지기 전에 앞서 훨씬 더 나빠질 것”
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수혜를 본(‘녹색 영역’) 스타트업과 피해를 입은(‘적색 영역’) 스타트업을 언급하고 각 영역에서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했다.
한킴 대표가 말하는 녹색 영역에는 물리적인 상호작용이 없거나 거의 필요치 않은 온라인 게임, 전자상거래, 소셜 어플리케이션, 배달 음식 서비스 등 비즈니스가 속하며, 적색 영역에는 실시간으로 물리적인 접촉이 필요한 여행 관련 스타트업 등이 해당된다.
그는 녹색 영역의 스타트업은 ‘민첩하고 공격적으로 핵심 인재를 고용할 것’, ‘추가로 자금을 조성하고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적색 영역의 스타트업은 2년 정도는 실적이 매우 저조하거나 없을 것을 가정하고, ‘생존 기간(runway)을 지속할 수 있도록 대비할 것’, ‘다운 라운드(down round)라 할지라도 기존의 자금조달 라운드는 완료할 것’, 그리고 ‘임원 연봉 삭감, 운영 규모 축소 등 방법을 동원해 비용을 절감할 것’을 조언했다.
“중국의 고객 행동은 점차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의 시드 펀드 젠펀드의 유센다이 파트너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소비자들이 정상적인 범위의 소비 행위를 재개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보복적 소비’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대기업들은 보다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작은 기업들을 통합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센다이 파트너는 중국 내 주요 USD 펀드들은 여전히 새로운 딜에 투자할 수 있는 충분한 드라이파우더(dry powder·미소진자금)를 보유하고 있고,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치 평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짐에 따라 VC들이 프라이머리(primary) 마켓과 세컨더리(secondary) 마켓 모두에서 ‘저가매수’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에서 새로운 투자를 위한 경쟁이 점차 심화된다’고 말했다. 주요 딜들은 좋은 가치 평가를 받고 투자를 유치하는 반면, 대다수 보통의 딜들은 2-3년 전보다 펀딩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특히 중국의 VC들은 최근 루이싱커피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실패 사례를 목격함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의 실현 가능성과 개별 경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 창업자는 ‘기존 연결된 투자자들과의 관계에 집중할 것’, ‘필요한 경우 플랫(flat) 혹은 다운 라운드(down round)를 받아들일 것’, ‘VC의 자금 전략과 미소진자금(dry powder) 보유량을 파악할 것’, ‘자금 조달 이전에 지출 비율을 줄일 것’, ‘불필요한 지출을 줄임으로써 12개월 이상의 생존 기간(runway)을 목표로 할 것’, ‘빠르게, 창의적으로, 그리고 결단력 있게 피벗(pivot)할 것’, ‘장기화되는 고객 행동 변화와 소비력 감소에 대비할 것’, ‘핵심 멤버들의 의욕을 북돋아주되 필요할 경우 규모를 줄이는 것에 주저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유센다이 파트너는 “최고의 스타트업 중 몇몇은 경제적 위기 때 설립된다”라며, “혁신 주기가 반복됨에 따라 회복기는 곧 도래할 것”이라 전망했다.
“동남아시아는 또 다른 반등의 시작점에 와있다”
알파JWC 벤처스의 앨런 헬라웰 파트너는 “동남아시아에서 전자상거래, 게임, 헬스테크, 에듀테크, 배달 음식 서비스 등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산업이 되었고, O2O ‘메가트렌드’는 이번 사태의 결과로 피벗팅이 일어나고 있는 변화무쌍한 영역”이라 말했다.
그는 “반면에 온라인 대출, 온라인 투자, 승차공유, 여행, 온라인 광고업 등은 이번 사태로 어려움에 직면한 영역이며, 이 카테고리의 많은 기업들은 고객 니즈에 따라 서비스를 변경하는 등 사업 계획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앨런 헬라웰 파트너는 “좋은 기업들은 강약의 변동 사이클을 겪으며 성장한다. 지금 이 시기에 차세대 유니콘 및 데카콘 기업들이 나타날 것이다. 어려운 시기이자 강세장의 시작점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전보다 많은 깨달음을 얻은 더욱 건실한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다.”이라 예상했다.

이후 패널 토크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일본 총괄 팀 로메로(Tim Romero)가 진행을 맡았으며, 5명의 VC가 패널리스트로 참석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지금의 시장이 구매자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투자를 받을 주체에 대해 선택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하샤 쿠마르 Lightspeed 파트너 : 지금은 투자자나 스타트업 모두에게 전시 상황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을 늘리고,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과 다양한 현금 조달처를 찾는 것이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실현 가능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현금 소진 속도(burn rate)를 낮춰야 할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보유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runway)을 늘리기 위해 스타트업이 무엇을 하거나 혹은 하지 말아야 할까요?
앨런 헬라웰(Alan Hellawell) Alpha JWC Ventures 파트너 : 저는 스타트업들에게 조금 느리게 가는 것,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때로는 보다 평범한 성과를 목표로 삼는 것에 익숙해지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는, 사내 문화와 결속력에 계속해서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기에 좋은 타이밍입니다. 그러한 문화를 갖지 못한 기업은 부진한 성장과 마주했을 때 존망의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서, 필수적인 비용을 절감하고자 임원 임금을 줄이거나 회사 규모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한킴 Altos Ventures 대표 : 만일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결정적인 한 번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라고 조언하겠습니다. 만약 꼭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 비용이 20%가량이라면, 한 번에 40~50%를 절감하는 것입니다. 매우 힘든 결정이지만 다시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 또 다른 비용 절감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이번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자들 관점에서는 포트폴리오 내 우선순위를 어떻게 매길까요? 어떤 기준으로 후속 투자를 진행할 스타트업을 선정하게 될런지요?
유센다이 ZhenFund 파트너 : 많은 펀드가 건실한 인력과 사업 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의 생존과 개편을 돕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을 확정하는 데 있어, 코로나 19는 하나의 시험대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비효율적이라거나 견고하지 못한 사업 모델을 가졌거나, 다소 실체가 모호한 회사들을 밝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VC 생태계는 지난 10년간 급격히 변화해 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VC들이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시장을 경험하면서 상황을 파악해 나가고 있는데요. VC들이 이후 투자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하샤 : 아시다시피, 모든 VC의 목표는 그들의 자산 혹은 기업들을 보존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Lightspeed는 다양한 단계의 투자를 진행하는 글로벌 펀드로서, 여러 기업을 지원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습니다. 비교적 짧게 타격을 입었고 중기적으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는 충분한 시간과 런웨이를 주고자 합니다. 더욱 장기적인 타격에 직면한 특정 영역의 사업들의 경우, 투자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회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가차 없이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팀: 코로나19 위기가 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과 VC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켄 야스나가(Ken Yasunaga) INCJ Ventures 전 대표 : 저는 현재의 스타트업 자금 조달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는 보지 않으려 합니다. 시장에는 아직 충분한 미소진 자금(dry powder)이 있고, VC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 구조조정(restructuring) 라운드에 돌입한 스타트업을 포함하고 있는 딜은 매우 성공적일 수 있기 때문에, VC의 관점에서 보면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가져가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센다이: 저는 창업자들이 적은 돈은 아끼고 사업 방향 전략에는 큰돈을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창업자가 피벗(pivot)에 자금을 지출하거나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과감하게 피벗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팀: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의 생존과 펀딩’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하샤: 스타트업들이 가진 또 하나의 자원은 사실 스타트업 커뮤니티입니다. Lightspeed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 중 하나는 스타트업 생태계 내 여러 스타트업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업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직원을 내보내야 할 상황인데 또 다른 스타트업에서는 새로운 인력을 찾고 있을 수 있습니다.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데, 같은 소프트웨어나 툴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여러분이 잘하고 있건 아니건 간에 스타트업은 끊임없이 치열하게 도전합니다. 긍정적인 현금 흐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시간과의 싸움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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