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스타트업 업계가 인공지능(AI) 정책 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 위한 민간 싱크탱크를 출범시켰다. 기존 관료 중심의 정책 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현장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25일 AI 스타트업 17개사와 함께 ‘AI Think Tank’를 공식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단순한 업계 협의체가 아닌 정부 정책에 대한 전문적 자문과 제안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조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싱크탱크 출범의 핵심 논리는 명확하다. 코스포 회원 2500여 개사 중 상당수가 AI 기반 서비스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어 국가 AI 생태계의 ‘데이터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정책 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해야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참여 기업 면면도 주목할 만하다. 의료 AI 분야의 루닛(백승욱 의장), 클라우드 서비스의 메가존클라우드(이주완 대표), 부동산 플랫폼 직방(안성우 대표) 등 각 분야 대표 기업들이 포진했다. 법률 AI의 로앤컴퍼니, 자율주행 기술의 서울로보틱스, 교육 플랫폼 엘리스그룹 등도 참여해 AI 적용 분야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구성 역시 기존 업계 모임과는 다르다. TWC 박민영 대표가 중심이 되고, 구태언 코스포 정책부의장(테크앤로벤처스 대표)이 정책·법률 자문을 맡아 전문성을 높였다.
싱크탱크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대통령실과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주요 의제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규제 애로사항과 AI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수요 발굴이다. 특히 양질의 데이터가 AI 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벽 해소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코스포는 연말까지 참여 기업을 100개사로 늘려 AI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17개사에서 6배 가까이 규모를 확대하는 목표다.
한상우 코스포 의장은 “AI가 국가 경쟁력의 중심이 되는 시점에서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혁신을 정부 정책과 긴밀히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정부 정책과 현장 간 소통 부족으로 인한 정책 실효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싱크탱크가 이런 간극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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