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축된 상반기 투자시장에서 돋보인 핀테크 스타트업
2014년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과 더불어 급성장해온 비바리퍼블리카(간편송금앱 ‘토스’), 레이니스트(모바일 자산관리앱 ‘뱅크샐러드’)는 지금까지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각각 2,970억 원, 619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거나 성장해 나가고 있다.
또한 고착화된 저금리와 핀테크 바람을 타고 혁신금융 사례로 손꼽혀온 P2P대출 기업들 역시 지난해까지 VC들로부터 꾸준히 투자를 이끌어내며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피플펀드가 가장 많은 562억 원을 투자 받았고, 어니스트펀드와 테라펀딩이 각각 333억 원, 332억 원을 유치하며 핀테크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 같은 투자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관들의 투자기조가 급변했다.
최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투자사들은 올 1분기 385개사에 총 7,463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투자금액 기준 전년동기(418개사 7,789억 원) 대비 4.2% 감소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의료가 30.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ICT서비스가 27.6%로 뒤를 이었다.
1분기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1~2월이 포함된 시기로, 2분기 투자시장은 이보다 더 심각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심각단계로 접어든 2분기에 일방적으로 투자를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매출없이 성장에 방점을 두고 투자금에 의존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에겐 위기인 셈이다.
이처럼 얼어붙은 투자시장에서 기술력과 서비스로 투자를 이끌어 낸 핀테크 기업들도 있다.
올 상반기 핀테크 기업 중 가장 큰 투자금을 유치한 곳은 ‘파운트’다. 이 기업은 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 및 운용해주는 비대면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15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총 누적투자액 23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산관리 핀테크 업체 중 레이니스트에 이어 두 번째며,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이어 올해 두번째로 큰 금액을 투자 받은 회사는 인슈어테크 업체 ‘보맵’이다. 보맵은 가입한 보험을 관리해주고, 보장분석을 통해 부족한 보험을 추천해준다. 올해 1월 85억 원의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보맵의 총 누적투자액은 197억 원이 됐다.
이 밖에 펀다(66억 원), 신용데이터(비공개), 더블류테크(35억 원), 스펜딧(30억 원), 해빗팩토리(20억 원) 등이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까지 핀테크 기업향 투자금액이나 투자사 수 모두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아직 하반기가 남아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위축된 투자시장의 환기 또한 불투명한 상태다.
상황이 이러하자 금융당국이 나섰다. 경직된 투자시장 분위기 반전을 위해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핀테크 기업들을 위해 핀테크 혁신펀드를 조속히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핀테크 혁신펀드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3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올해에만 855억 원 이상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