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79] ‘게임보다 재미있는 SNS를 만들어간다!’ 가지스튜디오 황재호 대표
소위 ‘덕후’ 혹은 ‘오덕’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이 아닌 다시 말해 평범하지 않은 분야를 깊게 파고 드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대부분 이들에 대해 부정적이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파워는 엄청나다.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과 소장품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들의 파워에 관심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덕질 앞장에 나선 사람이 있다. 바로 가지스튜디오의 황재호 대표.
황재호 대표와 가지스튜디오가 내놓은 지빗(ZIBIT)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지스튜디오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원래는 게임회사를 다니던 사람들이에요. 넥슨을 나온 사람들을 주축으로 작년 5월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게임회사를 나온 분들이 거의 게임을 하는데, 저희는 게임처럼 재미있는 소셜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분야가 아닌, 잘 알고 있는 서브 컬쳐 쪽으로 생각을 했는데 재미있을 거 같더라고요. 미국에는 핀터레스트라는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그런 것을 게임 분야로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 생각했어요.
저희가 사업을 조금 일찍 시작하려 했는데 소셜 서비스 쪽은 이해가 좀 떨어져서 연습을 좀 했어요. K-POP 사진공개 서비스라고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서비스가 하나 있어요. 런칭 한지 10개월 정도 되었는데 올라온 사진이 200만장, 일본에서 검색하면 두 번째로 뜨는 서비스에요. 저희 입장에서는 이 서비스가 프로토 타입으로 만든 서비스였기 때문에 전면으로 내세운 건 지빗이었죠. 연습기간을 좀 갖다 보니까 올해 5월 말쯤에 지빗 서비스를 런칭하게 되었어요.
가지스튜디오라는 사명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평범하지 않은 듯 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가장 주된 의미는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짓게 되었어요. 저희 자체가 나무가 되고 지빗, 케이팝처럼 여러 개 서비스가 가지를 이루는 거죠.
두 번째로는 가지가 유일하게 해충을 먹지 않는 채소래요. 벌레가 bug 잖아요. 버그 없이 잘 하자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지빗(ZIBIT) 서비스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모바일 게임, 쇼핑이 증가했는데 모바일에서 가장 늦게 넘어온 부분이 커뮤니티, 동호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털사에서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있지만 최초기반이 PC인 것과 모바일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엔 커뮤니티도 모바일로 넘어올 건데 스마트폰으로 찍고 바로 올리면서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죠. 그 중에서도 가장 느리다고 판단되는 남성 동호회라고 판단했어요. ‘이왕 창업을 하니까 어려운 것에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였어요.
지빗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저희 서비스를 보면 사진을 올리거나 활동을 하면 골드를 받아요. 그리고 팔로어가 늘어나면 더존 과제라고 해서 게임에 퀘스트처럼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했죠.
현재 지빗 활동하고 있는 유저는 얼마 정도?
전반적으로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성장세는 저희 생각보다 느린 것 같아요. 가령 영화라면 5명 중 3명 이상은 영화를 좋아하지만 저희는 그런게 아니잖아요. 느리지만 지금은 대략 만명 정도는 열심히 활동중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분들이 생산해내는 아이템이 8천개 가량으로 측정됩니다. 저희 사이트는 자랑하려고 올리는 사진이 많다 보니까 아무래도 사진이 중복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 보니 첫 번째 올린 사진이 가장 반응이 좋아요. 신선하니까.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저희가 생각한 것 보다 더 빠른 것 같아요.
매출은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한데요?
지금은 매출을 고민하고 있지 않아요. 한국에서 물건을 보고 싶을 때, 생각보다 보러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쫙 되어있는 곳을 발견하기 어렵죠.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지빗에 가서 검색을 했을 때, 관련 내용이 쫙 정리되어 볼 수 있는 게 저희의 목적이기도 하죠.
사용자가 거의 남자일 텐데, 주 사용 연령층은 어떻게 되나요?
10대 후반의 유저는 아무래도 그냥 보러 오는 사용자가 많아요. 막상 물건을 사고 찍어서 올리는 분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 많은 편이에요. 그리고 스마트폰에 익숙한 분들이 딱 이 세대 인 것 같아요.
‘덕’질의 범위는 어떻게 될까요?
크게 남성 취미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피겨 프라 모델, 시계, 밀리터리, 아웃도어, 헤드폰, 스니커즈 등 남성분들이 좋아하는 카테고리가 많죠. 남자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 편이죠.
이쪽을 선호하시는 분들을 보면 표면에 나서는걸 꺼리는 분들이 많더라 구요. 저희도 서비스 적으로는 내 활동이 페이스북에 포스팅 되는 활동을 많이 하잖아요. 확산의 측면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저희는 최소화 시켜놨어요. 다른 SNS와 달리 다소 매니아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직장 상사, 관심 있는 여자분 등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는 기존 SNS에 무작정 포스팅시키는 것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현재 같이 일하는 직원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현재 저까지 포함해서 총 6명이에요. 프로그래밍 3명, 디자인 1명, 기획을 주로 하고 있는 저, 그리고 마케팅 1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공용 스쿠터가 있던데요?
회사가 역이랑 먼 편인데 마침 기증해 주신다는 분이 있었어요. 스쿠터가 기름을 별로 안들기도 하고 역이랑 왔다 갔다 할 때 주로 사용하는 편이지요
들어오는 길에 보니 다과가 비치되어 있던데 항상 준비되어 있는 건가요?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에 필요한 것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책까지 포함해서 회사에 도움되는 활동이라면 회사가 제공해야죠.
평소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개발 직종의 남자분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딱딱한 부분은 있습니다. 과거 회사가 선릉에 있을 땐 주 2회 정도는 회식을 했는데, 지금 회사 위치가 그렇다 보니 조금 줄어든 것 같아요. 하지만 과하지 않다면 주기적인 회식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필요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일주일 혹은 2주일에 한번씩은 회식을 하기로 했어요. 늦지 않게 저녁 9~10시까지 간단하게 회식을 할 계획이에요.
미래의 가지스튜디오는 어떻게 되었으면 하시나요?
저희는 좋은 앱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하나 있고, 기술적으로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요. A급을 지향하기 보다는 B급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싶은 거죠. 앞으로 한국도 B급이 많이 커질 거라고 생각하고, 독특한 것에 관심 갖는 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재미있는 것들이 더욱 해외게 가지고 나가기에 더욱 좋은 주제라고 생각해요.
가지 스튜디오가 원하는 인재상은?
본인이 욕심이 많은 사람을 선호해요. 예를 들어 개발을 하는 사람이 마케팅이나 영업을 하는 경우에도 재미있게 일을 즐겼으면 해요. 스타트업 기업에 와서 디자이너로 들어왔으니 디자인만 하겠다는 좀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지만 개발, 마케팅도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선호하는 편이죠. 다방면에서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면서 짧은 시간 안에 넓은 시각을 보유하고 싶다면 스타트업이 좋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