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차이나 비즈니스 이슈] 중국 인터넷 기업의 홍콩 2차 상장 러시
지난해 11월, 2014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재상장했다. 알리바바 뿐만 아니라 넷이즈(NetEase, 网易, 왕이)와 징둥닷컴(京东)도 올해 홍콩 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했다.
2000년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게임회사 넷이즈는 6월 11일 홍콩증시에서 2차상장을 진행하며 2020년 홍콩으로 돌아온 첫 중국 테마주(中概股)가 되었다. 넷이즈는 이번에 1억 7,100만 주를 발행하였으며 시초가는 133홍콩달러(약 20,738원)로 공모가 123홍콩달러(약 17,499원)보다 8% 증가했다. 넷이즈는 이번 상장으로 210억 홍콩달러(약 2조 9,876억원)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넷이즈 CEO 딩레이(丁磊)는 상장 당일, 중국 쇼트클립 플랫폼 콰이쇼우(快手)에서 넷이즈 산하 전자상거래 플랫폼 왕이옌쉬엔(网易严选)의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방송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어 6월 18일, 2014년에 나스닥에 상장한 징둥닷컴도 홍콩증시에서 2차 상장을 진행했다. 징둥은 이번 상장으로 약 300억 홍콩달러(약 4조 2,681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재상장 배경에는 홍콩 증권거래소의 제도 변화에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재상장 러시는 홍콩 거래소가 2018년 기업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등 기업 친화적으로 조건을 개편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징둥, 넷이즈에 이어 샤오미(小米), 메이투안(美团), 하이디라오(海底捞)도 홍콩에서 기업공개를 했다.
2020년은 중국 인터넷 기업의 기업 투명성 문제가 제기된 한 해였다. 루머로만 회자되던 것이 구체적인 현실로 드러난 것. 루이싱이 회계조작으로 나스닥서 상장폐지되었고, 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아이치이(愛奇藝, iqiyi)의 회계 부정을 의혹도 제기되었다. 이어 환쥐스따이(欢趣时代, JOYY) 의 라이브 부문 매출 90%가 조작됐으며 비고 라이브(Bigo Live) 인수도 사기라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로 인해 중국 개념주(中概股)에 대한 감독도 강화되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와 나스닥 상장 붐은 이어지고 있다. 촹예방(创业邦)에 따르면, 2020년 12월 8일까지 올해 주목받는 전기차 기업 리오토(Li Auto, 理想)와 샤오펑(Xpeng, 小鹏汽车)을 비롯해 31개의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을 했다. 11월말까지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120억 6,800만 달러(약 13조 3,049억원)가 넘으며 최근 몇 년간 가장 높으며 지난해의 4.4배에 이른다.
다만 올해 최대 IPO로 기대를 모았던 앤트그룹(Ant Group, 蚂蚁集团: 蚂蚁科技集团)의 상장은 잠정 연기됐다. 앤트그룹은 IPO를 통해 약 345억 달러(약 38조 4,295억원)의 자금 확보가 예상되었다.
앤트그룹의 상장 유예는 마윈(马云) 전 회장의 발언이 발단이 되었다. 지난 10월 24일 상하이 와이탄에서 진행된 제2회 와이탄 금융서밋(Bund Summit, 外滩金融峰会)에서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한 것. 이에 중국 당국은 앤트그룹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에 들어간 상황이다. 원칙적으로 앤트그룹은 ‘커촹반 등록 관리 방법’에 따라 1년내에 다시 상장을 진행할 수 있다. 앤트그룹 상장 유예로 지난 9월 커촹반(科创板)에 기업공개 신청을 한 전자상거래기업 징둥(京东)의 핀테크 자회사 JD디지츠(JD Digits, 京东数科)의 상장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