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벤처투자기업 기업가치 172조 8,547억원
기업가치는 최근 유니콘 기업이 산업생태계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부각된 개념으로 국내 벤처생태계 규모의 성장세와 벤처투자를 받은 혁신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그리고 나아가 미래 성장동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주목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월 24일, 최근 6년간 벤처투자를 유치한 중소‧벤처기업의 기업가치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번 기업가치 분석은 ‘15년부터 ’20년까지 최근 6년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5,920개사 중 기업가치 파악이 어려운 프로젝트 투자 등을 제외하고, 기업가치 산정이 가능한 중소‧벤처기업 4,521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최근 6년간 벤처투자기업 4,521개사의 전체 기업가치는 172조 8,54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385조 5,826억원(’20.12.30 기준)의 44.8%에 해당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시가총액(483조 5,524억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24조 7,450억원)의 약 7.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기업가치 구간별로 살펴보면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이 320개(7.1%), 1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기업이 1,969개(43.5%), 100억원 미만 기업이 2,232개(49.4%)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이 ’15년 51개사에서 ’20년 320개사로 약 6.3배 증가했다. ‘20년 새로이 추가된 85개사 중 60개사는 후속투자를 받은 경우이며 나머지 25개사는 첫 투자부터 기업가치를 1,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경우이다.
투자 당시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도 11개사로 나타났다. 다만 중기부는 씨비인사이트(CB Insights) 기준 유니콘 기업은 해외투자를 포함하고, 상장을 하거나 합병 등을 할 경우 유니콘 기업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국내 벤처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1조원이 되는 경우와 씨비인사이트(CB Insights) 기준 유니콘 기업에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20년에 투자받은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는 422억원으로 ’19년 361억원보다 16.9% 증가했고, ’20년 벤처투자기업의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의 배수가 20.8배로 ’19년 12.8배보다 62.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가 높다는 것은 미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이다.
업종별 평균 기업가치를 살펴보면 게임이 826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바이오‧의료 639억원, 유통‧서비스 376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게임업종의 경우 크래프톤(기업가치 12.8조원)을 제외하면 평균 기업가치가 330억원으로 낮아지고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도 12.5배로 낮아진다.
크래프톤을 제외할 경우, 평균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업종은 바이오‧의료(639억원), 유통‧서비스(376억원), 화학‧소재(357억원) 순이었으며,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는 화학‧소재(12.6배), 게임(12.5배), 유통‧서비스(11.6배)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320개사) 중 바이오‧의료 업종이 97개사로 가장 많고,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 68개사, 유통‧서비스 53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후기기업의 평균 기업가치가 794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도 18.3배로 가장 높게 평가됐다. 이는 후기기업일수록 신규투자보다는 기업이 계속 성장을 하면서 후속투자를 받는 경향을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초로 기업가치 1,000억원을 달성하기까지 평균적으로 9.2년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4차산업 분야를 구분한 ‘17년 이후 전체를 볼 경우, 4차산업 분야 중 5세대(5G) 분야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가 742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스마트헬스케어 657억원, 블록체인 52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블록체인 분야의 기업은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도 19.9배로 가장 높게 평가됐고, 5세대(5G) 17.6배, 신소재 10.3배 순서였다.
당해연도 투자기업만 분석할 경우 블록체인 분야의 기업이 ‘20년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가 76.2배로 높아 그만큼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이며, 5세대(5G) 38.8배, 신소재 20.9배 순으로 분석됐다.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의 연간 추이를 보면 그 배수가 가장 높았던 분야는 ’17년은 블록체인, ’18년은 3차원(3D) 프린팅, ’19년은 클라우드, ’20년은 블록체인으로, 블록체인이 ‘17년 이후 다시 부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능형로봇,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2개 분야는 ’17년부터 ’20년까지 매년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가 증가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클라우드 3개 분야는 ’17년부터 ’19년까지 증가하다가 ’20년에 감소하면서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고, 핀테크, 블록체인 2개 분야는 ’17년부터 ’19년까지 감소하다가 ’20년에 증가하면서 다시 주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분야를 구분한 ‘17년 이후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가 655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스마트비즈니스‧금융 458억원, 생활‧소비 340억원 순서였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업은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도 16.9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스마트비즈니스‧금융 12.3배, 교육 9.5배 순으로 분석됐다.
또한 비대면 분야 기업의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11.5배)가 대면 분야 기업(10.0배)보다 높게 나타나 그만큼 비대면 분야의 성장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소재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가 483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울산소재 기업 480억원, 충북소재 기업 46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울산과 충북소재 기업이 평균 기업가치 뿐만 아니라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도 높아 수도권과 큰 차이없이 우수하며 이는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북 지역은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922억원), 화학‧소재(839억원) 업종의 기업이, 울산 지역은 전기‧기계‧장비(2,215억원), 바이오‧의료(362억원) 업종의 기업이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한다고 파악됐다.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320개사) 중 서울(162개사), 경기(83개사)를 제외하고, 비수도권에서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이 많이 소재한 지역은 대전(25개사)이다.
’15년~’19년에 투자를 받고 ’20년에도 후속투자를 받은 기업은 671개사였으며 이중 88.1%(591개사)가 직전투자 당시보다 기업가치를 평균 599억원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19년~’20년 아기유니콘과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된 기업 97개사(아기 40개, 예비 57개) 중 60개사가 후속투자를 받았으며 이 중 56개사(93.3%)가 후속 투자에서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 권칠승 장관은 “코로나 발생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창업벤처생태계는 역동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역대 최초 벤처펀드 6조원 결성, 벤처투자 실적(4.3조원)지속적인 증가 등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들의 성과가 모여 제2벤처붐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창업·벤처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회복과 재도약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올해 중기부는 창업붐과 투자붐, 수출붐을 일으켜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선도형 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