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 네트워크 정책 담은 ‘이슈 미니 써머리 vol.2’ 발간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망 중립성과 망 사용료 등 스타트업이 직면한 네트워크 정책 이슈를 살펴보는 ‘이슈 미니 써머리’ vol.2를 23일 발표했다.
이슈 미니 써머리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한 법, 규제, 정책 이슈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리포트다. 리포트는 이슈의 쟁점, 이슈의 발전 경과, 이해당사자 별 입장, 해외 현황, 논의 방향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슈 미니 써머리 vol.1은 지난해 2월 ‘핀테크기업의 망 분리’라는 주제로 발간된 바 있다.
이번에 발간된 두 번째 ‘이슈 미니 써머리’는 ‘망 중립성’, ‘망 접속료와 망 사용료’, ‘상호접속고시’ 등 네트워크 정책 이슈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쉽게 질의응답 형태로 설명돼 있다. 동시에 네트워크 정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담겼다.
감수에는 김병철 미국 앨라배마대학교(The University of Alabama) 경제학과 교수,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지숙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망 중립성은 트래픽의 종류와 무관하게 모든 사용자에게 차별 없이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인터넷 생태계 운영 원칙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제기된 망 중립성 논쟁은 최근 5G 시대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도입과 함께 다시 불거지고 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이른바 ‘네트워크 쪼개기’로, 하나의 물리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서비스 형태에 따라 독립적인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하는 기술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nternet Service Provider, ISP)들은 5G 시대, 자율주행, 모바일방송, VR(가상현실)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트래픽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타트업 업계는 독립된 전용 네트워크가 ‘망 중립성’ 정책에 반한다는 입장이다. ISP들이 네트워크 슬라이스별로 가격 차별을 두고 콘텐츠사업자(Contents Provider, CP)에게 더 많은 접속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타트업들은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허용될 경우, 높은 비용으로 인해 스타트업의 접근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병철 앨라배마대학교 교수도 리포트에서 “콘텐츠사업자들의 진입이 보장되고, 망 사업자들이 지속적인 혁신을 할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는 기득권의 논리를 내려놓고 (망 중립성에 대한) 상생과 효율적인 장기균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상호접속고시와 망 사용료에 대한 내용도 ‘이슈 미니 써머리’에 담겼다. 정부는 앞서 2016년 망 사업자 간 데이터를 주고 받을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인 ‘상호접속고시’를 시행했다. 이에 ISP는 트래픽에 따라 접속료를 상호 정산하고 있다.
문제는 상호접속고시 개정이 ISP가 콘텐츠사업자(CP)에게 접속료의 부담을 전가할 동기를 부여하게 됐다는 점이다.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갈등도 상호접속고시에서 시작한 ‘망 사용료 지불’이 쟁점이다. 국내 ISP 중에서는 국제망 1계위 사업자가 없기에, 해외 CP들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제망 1계위 해외 ISP에게 막대한 접속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ISP들은 ‘망 사용료’라는 명목으로 CP들이 비용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이슈 미니 써머리에서 상호접속고시에 대해 지적하며 “국내 플랫폼, 콘텐츠 사업자가 망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접속료는 해외에 비해 현저히 높다”라며 “과거 상호접속고시라는 행정규칙을 통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망 이용 기준을 도입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경의 의미가 없는 인터넷 생태계 시장에서 해외 사업자와 경쟁해야 하는 국내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는 여러 가지로 열악한 조건”이라며 “네트워크는 저렴하게 국제적 연결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번 이슈 미니 써머리vol.2 발간을 시작으로 네트워크 정책과 관련된 후속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최항집 센터장은 “최근 IT와 스타트업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네트워크 정책을 심도있게 살펴보는 리포트를 발간했다”라며 “생태계에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이슈 미니 써머리를 통해 망 중립성과 망 사용료 등 민감한 이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