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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규제 혁신의 중요한 시점…경쟁력 약화 우려 커져

투자 회수 구조적 취약점 심각…M&A 활성화·노동 유연성 확보 시급

스타트업 생태계가 투자 회수의 구조적 취약점으로 인해 선순환 고리가 약화되면서 규제 혁신의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발간한 ‘2025 국정감사정책자료집’에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 약화로 인해 구조적 과제에 직면했다”며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제도적 병목현상에서 비롯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투자 회수 ‘병목현상’이 핵심 과제

자료집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벤처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투자금액은 3.5% 증가했지만 투자 건수는 20.2% 감소했다. 정부는 회복세를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 체감도와는 괴리가 있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회수 구조의 불균형이다. 국내 벤처캐피털(VC) 회수에서 기업공개(IPO)가 42.3%, 매각이 41.7%를 차지하는 반면, 미국은 94%가 인수합병(M&A) 중심으로 이뤄진다. IPO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국내는 평균 14.4년으로 미국(5년)의 3배에 달한다.

국내 M&A 시장 규모는 2022년 3.3조원, 2023년 2.5조원에 그쳐 2021년 투자액 18조원을 회수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회수 불확실성이 민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폐업 스타트업이 2022년 101개에서 2024년 191개로 증가했으며, 이 중 92%가 초기 단계 기업이다.

플랫폼 규제가 회수 시장에 미칠 영향 우려

스타트업 업계는 과도한 플랫폼 규제가 회수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2대 국회에는 플랫폼 규제 법안 18건이 발의된 상태다.

자료집은 “플랫폼 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조기 인수하는 중요한 수요자인데, 과도한 규제는 이들의 인수 의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1~2023년 대규모 플랫폼 투자 비중이 절반으로 축소됐다.

벤처·스타트업 주요 단체들이 플랫폼 규제에 우려를 표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스타트업 52.8%가 ‘플랫폼 경쟁촉진법이 생태계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노동 유연성 부족이 글로벌 경쟁력에 미칠 영향

스타트업의 성장 동력인 인재 유치에도 제도적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주 52시간 근로시간제가 스타트업의 프로젝트 중심 집중 근무와 맞지 않아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본의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 등은 직무·소득 기준에 따라 폭넓은 유연성을 인정하는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경직된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스타트업 종사자 64.6%가 “보상 조건이 충족된다면 주 52시간 이상 근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제도적 뒷받침은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 개방성도 개선 과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개방성은 10점 만점에 6점으로, 영국·이스라엘(10점), 미국(9점)에 비해 낮다. 해외 진출 스타트업 비중은 7%에 그쳐 싱가포르(90%), 이스라엘(80%)과 격차가 크다.

외국인 창업비자 발급 요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최소 1억원 투자유치 또는 특허 등록이 필요하고, 학사 학위 이상을 요구하는 반면, 싱가포르·영국 등은 정부 공인 프로그램 선정만으로도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지역 창업 생태계는 ‘수도권 의존’ 탈피 과제

지역 창업 생태계도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정부·지자체 창업지원 예산이 2025년 3조 2940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전국 획일적 지원 방식으로는 지역 고유 산업과의 연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비수도권 벤처투자 비중은 20%에 그치고, 모태펀드 지방계정 투자도 전체의 3.2% 수준이다. 지역에서 성장한 유망 기업들이 후속 투자를 찾지 못해 결국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스타트업은 국가 경제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중요한 주체”라며 “지금이 규제를 혁신의 족쇄가 아닌 질주할 수 있는 레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 개선 방안으로는 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견기업 인센티브 확대, 기업형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 세컨더리 시장 유동성 공급, 직무·소득 기준 근로시간 예외 규정 마련, 외국인 창업비자 요건 완화 등을 제시했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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