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서비스로 무장한 ‘한국판 ㅁㅁㅁ’, 원조와 경쟁한다
영상은 유튜브, OTT는 넷플릭스, SNS는 페이스북. 해외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굳건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도 맥 못추는 뛰어난 기술력과 서비스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분야가 약진하고 있는데, 해외 기업들의 한국 공략을 머뭇거리게 하는 IT 강자들로 자비스앤빌런즈, 아이지에이웍스 등이 꼽힌다.
세무회계를 전문으로 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한국의 인튜이트, 풀스택 대표 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한국의 엑센츄어, 모두싸인은 한국의 도큐싸인, 잔디는 한국의 슬랙, 그리고 메타버스 대항마 네이버제트는 한국의 로블록스로 불리우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판 인튜이트 ‘자비스앤빌런즈’, AI 기반 세무회계 서비스 ‘삼쩜삼’과 ‘자비스’로 시장 혁신
인공지능(AI) 세무회계 플랫폼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가 일반 개인들을 위한 온라인 세금신고 서비스 ‘삼쩜삼’과 기업 대상의 AI 경리 ‘자비스’를 기반으로 유례없는 성장 서사를 그리고 있다.
삼쩜삼은 아르바이트생, 프리랜서, 배달 라이더와 같은 특수고용직이나 플랫폼 노동자들처럼 전문 세무사 사무실을 이용하기엔 소득이 적거나 세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개인 신고 대상자들에게 보다 간편한 세금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무 사각지대 해소는 물론, 시장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삼쩜삼 가입자 수가 3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이용자들에게 돌려준 누적 환급액 역시 1000억을 훌쩍 넘어서며 연일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나 최근 들어 급격히 파이가 커지고 있는 국내 개인 세무시장의 성장에도 불구,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할 만한 서비스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상황. 이 점에 비추어 볼 때, 삼쩜삼의 효용성과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게 평가돼 실적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쉽게 접근하기 힘든 세금 신고 분야의 틈새를 파고 들며 최장 5년까지의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이용자향 맞춤형 서비스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 출시에 앞서 AI 경리 자비스를 먼저 시장에 내놓으며 중소사업자들의 번거로운 회계 및 정산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해 기업 고객의 숨은 니즈를 충족해 왔다. 자비스는 스마트한 업무 환경 구축에 기여함은 물론, 국내 유일의 4대 보험금 고지 내역 자동 반영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서비스로 채택하고 있다.
현재까지 5만 7000여 개 기업의 공식 플랫폼으로 채택된 자비스는 지난 5월 기준 거래관리 금액만 무려 32조원에 달하고, 누적 업로드 영수증 수가 94만여 건을 넘어서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듯 삼쩜삼과 자비스를 통해 탄탄한 비즈니스 경쟁력을 갖춘 자비스앤빌런즈는 대항마로 거론되는 특별한 경쟁자 없이 독보적인 한국의 인튜이트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재무관리 솔루션 전문업체 인튜이트(Intuit)는 임직원 9400명 규모의 나스닥 상장 글로벌 기업으로, 자국민들의 셀프 납세보고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터보택스(TurboTax)로 알려져 있다. 한화 기준 자산 연 매출 8조, 자산 12조를 기록하며 시장 내 선두적 지위를 차지한 인튜이트와 같이 자비스앤빌런즈가 비대면 일상화와 테크핀 서비스의 지속적인 확대에 힘입어 혁신을 이끄는 미래 선도기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는 “중소기업이나 개인 종소세 신고 대상자 중 대다수가 경제적 이유 등으로 제대로 된 세무회계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비스와 삼쩜삼을 기반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사만의 데이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세무회계 분야의 불평등 해소에 노력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판 액센츄어 ‘아이지에이웍스’, 디지털 광고 분야 ‘풀 스택(Full-Stack)’ 갖추고 업계 리딩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도 데이터(Data)와 테크(Tech) 중심으로 비즈니스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전략 수립부터 실행단계까지 적시성 높은 데이터를 활용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솔루션과 이에 기반한 디지털 마케팅 수행 역량은 광고 산업의 헤게모니를 쥐는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re)’는 2013년부터 30개가 넘는 광고, 마케팅 관련 기업은 물론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매틱 광고 관련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자사 컨설팅 역량에 디지털 전문성을 결합함으로써 통합적인 디지털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해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2019년, 액센츄어의 광고 자회사인 ‘액센츄어 인터랙티브(Accenture Interactive)’는 103억달러(약 1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종합 광고기업 순위 4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액센츄어는 광고 시장의 강자였던 WPP, 옴니콤(Omnicom), 퍼블리시스(Publicis) 등의 기성 광고기업들을 제치고 같은 해 광고 에이전시 디지털 부문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아이지에이웍스가 데이터 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며 한국의 액센츄어로 부상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는 디지털마케팅컨설팅, 데이터 플랫폼, 광고 플랫폼, 광고 에이전시 등 네 개의 사업 분야를 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디지털 광고 ‘풀 스택(Full-Stack)’ 데이터 테크 기업이다.
현재, 아이지에이웍스는 3500만명 규모의 초고해상도 DMP(Data Management Platform)를 상용화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1위 광고성과추적솔루션 ‘애드브릭스’부터 ATD(Agency Trade Desk) ‘트레이딩웍스’, 광고네트워크 ‘애드팝콘’, 종합 모바일 수익화 플랫폼 ‘애드팝콘SSP’까지 다수의 광고 운영 플랫폼도 함께 서비스 중이다. 얼마 전에는, 초개인화 마케팅 환경을 제공하는 SaaS 형 ‘고객데이터플랫폼(CDP, Customer Data Pllatform)’ 디파이너리를 론칭해 데이터 및 광고 플랫폼 분야 선도 기업 입지를 더욱 공고화하고 있다.
또한, 마케팅 전략 자문부터 고객 경험 설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서비스 등을 전방위적으로 제공하는 컨설팅 기업 ‘모바일인덱스컨설팅’과 ‘스마트인터랙티브’, ‘디메이저’, ‘디지털퍼스트’ 등 에이전시 자회사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와 미디어 바잉 등의 디지털 마케팅을 수행하고 있다.
고도화된 데이터 플랫폼과 컨설팅 역량이 갖춰지면서 성장세도 뚜렷하다. 2020년, 아이지에이웍스의 매출액은 1275억원으로 직전년도보다 50% 이상 증가했으며, 자회사들의 광고취급고 역시 전년대비 80% 이상 증가한 3833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한국판 도큐사인 ‘모두싸인’, 너도나도 전자계약 도입에 가파른 성장세.. 국내 점유율 1위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업무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 운영에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계약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모두싸인이 있다. 원격근무가 증가함에 따라 시간, 장소 제약없이 계약을 완료할 수 있는 전자계약 서비스 ‘모두싸인’의 이용률이 높아지며, 2015년 창업 이후 10만여 개의 고객사와 54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 그 성장세가 더욱 가파라지고 있다.
모두싸인은 클라우드 기반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별도 설치 없이 웹에서 이용 가능함과 동시에 문서 업로드, 계약서 전송 및 입력, 체결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보다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인기요인이다. 초기 주요 타깃으로 삼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이어, 최근 포스코, 카카오 등 대기업까지 모두싸인을 도입하기 시작하며 B2B SaaS 시장에서 스마트 오피스 시대를 선도하는 한국판 도큐사인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전자계약 서비스로 시가총액 44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의 도큐사인은 2018년 기업가치 8조 규모에서 시작해 단시간에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리며 글로벌 전자서명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도큐사인 도입 고객의 83%가 계약처리 시간 단축 및 비용 절감을 경험하는 등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연속성 유지를 위해 도입 문의가 급증하는 상황에 기업의 성장 가능세가 더 높이 평가되고 있어 한국판 도큐싸인인 ‘모두싸인’에 대한 기대감 역시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한국판 슬랙 ‘잔디’, 진출 확대 통해 국내 최대 협업툴 넘어 글로벌 1위 메신저로 도약할 것
단축 및 재택, 원격 근무제를 비롯한 유연근무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협업 툴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의 슬랙으로 불리는 모바일 협업 앱 ‘잔디’가 주목을 받으며 국내 최다 이용자수를 자랑하고 있다.
잔디는, 실시간 메신저, 화상회의, 할 일 관리, 파일 관리를 통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환경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협업할 수 있는 온라인 협업 공간을 제공해 업무의 연속성과 편의성을 높이며 서비스 시작 5년 만에 60여 개국 220만 명이 쓰는 국내 최대 협업툴로 성장했다.
현재 CJ, LG CNS 등 대기업과 아워홈, 무신사, 게임빌 등 다수의 스타트업들을 회원사로 확보하고 있는 잔디는 세계 50만 개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협업도구 ‘슬랙’을 꿈꾸며 진출국가와 서비스 확대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잔디 운영사 토스랩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진출을 준비 중이며, 기업에서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적용 가능한 기기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한국판 로블록스 ‘네이버제트’, 메타버스 게임으로 2억 글로벌 이용자 사로잡는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점령에 나서고 있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페토(ZEPETO)는 미국의 비디오게임 개발업체 로블록스(Roblox)를 넘어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페토는 다양한 테마의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들이 만나 소통하고 경제 활동을 하는 등 일상 생활을 구현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아바타 플랫폼으로, 지난해 말 기준 2억 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확보하며 MZ세대는 물론, 3040 기성세대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메타버스란 가공 또는 추상을 뜻하는 접두어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 세상을 말한다. 제페토는 올해 하반기 이용자 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공간인 맵(map)과 의상 등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창작 지원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이며 기존 이용자 참여 기반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제페토 안에서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창작하고 돈도 버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제페토 스튜디오 이용자는 이미 70만명을 상회하고, 제출된 아이템 수만 200만개에 달한다. 또 이용자가 제작한 아이템도 2500만개 이상이 팔렸다. 제페토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인 코인과 젬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면서 이용자가 스스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이자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이에 제페토가 게임을 활용해 메타버스 게임계의 유튜브로 불리는 미국의 로블록스에 견줄 만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메타버스 게임으로 급성장해온 미국의 게임 플랫폼 업체 로블록스는 이용자들이 역할수행게임(RPG), 모험, 격투기, 장애물 넘기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무료로 제공하며 아바타에 장착시킬 특수 능력이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과금 모델을 적용하는 등 게임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현재 로블록스 게임은 5000만개를 돌파했고, 로블록스 내에서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도 지난해 말 기준 800만명을 넘어서며 모바일 샌드박스 게임 중에서도 견줄 데 없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