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감정을 억눌러야만 할까?
흔히들 말하죠. ‘프로는 일에 감정을 섞지 않는다’. 직장에서 기분을 드러내는 건 보통 미성숙한 모습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많이들 감정을 억누르며 회사 생활을 합니다. 그러다 탈이 나기도 하죠. 쌓여서 지나친 분노로 나타나기도 하고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요.
근데 정말 감정을 1도 섞지 않는 게 답일까요? 우리는 사람이고 회사 일은 사람이 하는 건데 그게 가능할까요. 리멤버 커뮤니티에서 ‘직장에서의 감정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회사생활 하다보면 의외로 중요한 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정확해야한다
사실 일할 때 감정은 중요합니다. 예전에야 기분이 나빠도 꾹 참고 ‘까라면 까는게’ 미덕으로 여겨졌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개인의 성향을 존중함으로써 각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성과도 더 잘 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자신의 생각과 관점에서 일하기에 거리낌이 없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게 심리적 안정감입니다.
일 하면서 감정이 솟구쳐 오르는데 무작정 눌러야만 한다면 안정감은 생길 수가 없겠죠. 그래서 내가 부당하게 무시 받는다고 여겨질 때, 권리가 침해받는다고 여겨질 때 분노하고 그 감정을 드러내는 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으니까요.
문제는 우리가 감정적으로 변할 때 올라오는 감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판별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화가 난 건지, 당황한 건지, 부끄러운 건지. 회사 일은 늘 복잡해서 업무 때문에 발생하는 기분도 섞여있을 때가 많습니다. 지금 내 기분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인지하는 게 먼저입니다. 화가 난 거면 왜 화가 났는지 설명해서 풀면 됩니다. 정확히 인지하고 잘 설명할 수 있다면, 감정을 표출하는 게 억누르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다짐을 반복하지 말고 환경을 바꿔라
너무 격한 감정이 올라오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습니다. 내게 드는 기분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감정을 내 뜻대로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환경을 바꿈으로써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합니다. ‘다음에는 꼭 참아야지…’ 다짐을 반복하죠. 하지만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차오르는 감정을 조절하기란 애초에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감정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그렇습니다.
다짐만으로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걸 인정하고, 기분을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어떤 자극에 대해 대응하는 시간을 최대한 버는 겁니다. 화가 나는 직후에는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감정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 지날수록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일도 많습니다. B21CAMUS님의 조언처럼 나만의 대응 순서를 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감정이 일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언제 가장 행복한가요? 사람간 감정적 결속이 일어날 때. 교감이 잘 될 때 기분이 좋지 않나요?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악감정이 업무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많은 문제가 생기지만, 좋은 감정이 일에 적용되면 엄청난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이성적으로만 일 할 때 보다도요.
좋은 감정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와 뜻을 같이할 때,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때, 인정 받을 때. 감정적인 사람은 이런 좋은 감정에 더욱 높게 고양되겠죠. 그리고 감정적인 사람은, 감정적으로 고양될 때 능률이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감정을 일에 녹이는 건 때로 엄청 큰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일 할 때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기 보다 적절하게 표출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악감정을 노련하게 드러낼 때, 좋은 감정을 일에 잘 녹여낼 때, 우리는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