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명칭, 상표로 보호받고 있을까?
특정 와인을 지칭하며 부르는 명칭은 와인의 출처표지기능을 한다. ‘Montes Alpha는 칠레의 유명한 와인으로 ‘몬테스 알파’는 와이너리 명을 지칭한다. ‘1865’ 와인은 산 페드로라는 칠레 와인 회사의 대표 제품으로 회사의 설립연도인 1865년을 기념하는 의도가 담겼다. 참고로 이 와인은 한국이 최대 소비국이라고 한다. ‘Cloudy Bay(클라우드 베이)’는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쇼비뇽 블랑의 본거지로 유명하며 동명의 와인 Cloudy Bay는 쇼비뇽 블랑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인정받고 있다.
와이너리 이름이 와인 브랜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경우 와이너리 명칭 자체가 일반 상표가 될 수 있다. 회사명이 상표명으로 보호되는 것과 유사한 경우라 하겠다.
포도주는 와이너리 명칭 말고도 원산지 정보가 출처 표지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원산지 명칭의 경우 ‘Geographical Indication(GI, 지리적 표시)’로 보호받을 수 있는데 상표 개념과는 일치하지 않지만 소비자에게 원산지를 표시하면서 동시에 상품에 관한 품질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넓은 의미에서 상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유럽 국가들은 지리적표시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TRIPs(Trade-Related Intellectual Properties)협정을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한-EU FTA 체결에 따라 지리적 표시를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으로 상표법에서 보호하게 되었다. 또한 상표법상 상표등록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세계무역기구의 회원 내의 포도주에 관한 지리적 표시로 구성되어 있다면 국내 상표등록을 불허한다.
포도주의 ‘지리적 표시’란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기술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지역, 특정장소 또는 예외적인 경우 국가의 명칭을 말할 수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포도주의 지리적 표시의 요건으로 다음을 규정하고 있다
지리적 명칭을 신청할 수 있는 자는 생산자단체이어야 하고 예비적으로 국내 절차를 거치고 유럽연합에서의 등록절차를 거쳐 지리적 명칭으로 보호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으로 보호받고 있는 상표는 이탈리아의 ‘Barolo’ 와 ‘Barbaresco’ 2건 정도이다. ‘Barolo’는 피에몬테 지방에서 포도 품종 네비올로 100%로 생산하는 이탈리아 최고급 레드와인을 생산하는 원산지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으로 보호받고 있다.
Barolo 와 함께 이탈리아 최고급 와인인 ‘Barbaresco’ 도 지리적표시 단체표장권으로 보호받고 있다.
반면, 신대륙의 나파밸리 지역 역시 품질 좋은 와인 산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Napa Valley 명칭자체는 국내에서 일반상표로 보호받고 있다.
유명한 프랑스 와인 ‘로마네 꽁티’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로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와인인데, 라벨 자체로 국내 일반상표 등록되었다.
1. ROMANEE-CONTI(로마네 콩띠): 포도밭 이름
2. APPELLATION ROMANEE-CONTI CONTROLEE : 로마네 콩띠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임 (A.O.C =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원산지 명칭 통제)
3. Bouteilles Ricilties: 생산 와인 수
4. BOUTEILLEN N: 와인 일련번호
5. ANNEE : 수확한 포도의 연도 (빈티지)
국내 등록공고 정보는 다음과 같다.
와인의 본 고향인 유럽 주도하에 와인의 GI를 상표로도 보호하게 했고 그 보호수단으로 지리적표시 단체표장권 제도를 들고 있지만 실제 대부분의 와인 명칭은 일반 상표로 보호받고 있으며, 실상 유명한 와인 명칭이어도 상표등록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표 부등록사유를 규율하는 제34조 제1항 제16호는 상표로서 등록 하자사유가 없더라도 WTO 회원국 내의 포도주에 관한 지리적 표시는 등록을 불허하겠다는 것이지 지리적 표시를 언제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제한 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 상표보다 출원 절차가 복잡하고 등록 이후에도 관리에 제한이 있는 지리적 표시 단체 표장권 보다는 일반 상표로 등록된 경우가 많다.
또한, 와인 제품 특성 상 ‘상품 자체’의 품질, 성격을 보고 소비자가 신중하게 구매하여 오인 혼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은 점,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유명 와이너리 명칭과 오인 혼동을 일으키는 네이밍을 하는 경우가 적은 이유 등으로 와인명칭을 반드시 상표로 등록하고 있지는 않은 경향으로 파악된다.
원문 : 와인명칭, 상표로 보호받고 있을까?
필자 소개 : 노지혜 BLT 파트너 변리사는 국내외 대기업 상표 및 디자인의 국내 및 해외 출원 업무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상표 및 디자인 분쟁 관련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중소기업의 상표, 디자인 출원 업무 및 관련 컨설팅 업무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