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약을 줘도 되요’ 우리나라 발렌타인데이와 러시아 발렌타인데이의 차이점
러시아어로 “젠 스비또버 발렌찌나(День Святого Валентина)”를 직역하자면 ‘성(聖) 발렌틴의 날’이란 의미이다. 소위 발렌타인 데이를 일컫는 러시아어 표현이자 발렌타인 데이 축하 인사말이다.
러시아에서는 발렌타인 데이가 우리나라에서처럼 ‘전 국민적인 행사’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젊은층을 대상으로 점차 이날이 연인들의 날로 여겨지는 추세이기는 하다. 1월 말 즈음에서 2월 14일까지 발렌타인 데이용 상품에 대한 TV광고나 인쇄매체 광고가 빈번하게 등장하기는 추세이다. 아무래도 유행에 민감한 2~30대를 겨냥한 마케팅이다.
러시아의 발렌타인 데이는 우리나라와 비교해볼때 기본적인 개념을 제외하고는 상당부분 다른 면이 존재한다.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1. 우리나라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주로(대부분) 선물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아니다. 남자가 줄수도 있고 여자가 줄수도 있다. 꼭 여자가 남자에게 줘야한다는 원칙은 없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풍속과 가장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면은 비단 러시아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2.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발렌타인 데이 때 초콜릿이나 기타 사탕종류를 주로 선물한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자신이 사주고 싶은 것을 선물한다. 무좀약(?)을 사줘도 되고 겨드랑이에 바르는 땀냄새 제거제(?)를 사줘도 된다. 다시말해 꼭 어떤 선물을 줘야한다는 공식이 없다. 발렌타인 데이라고 하트모양의 상자나 거창한 바구니에 이쁘게 장식된 초콜릿, 사탕 선물을 특별히 선호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러시아에서 초콜릿과 꽃 선물은 일반적인 선물 아이템이기에 어떤 날이라도 흔히 받을 수 있다. 굳이 발렌타인 데이라고 해서 특별히 초콜릿이나 사탕을 선물해야 하는 날이가고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참고로 러시아인의 집을 방문할때 꽃과 초콜릿, 혹은 샴페인(보드카)을 들고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 우리나라엔 ‘화이트 데이’란 국적불명의 날이 발렌타인 데이 한달 뒤에 찾아온다. ‘공식’대로 하자면 이날은 남자가 여자에게 뭔가를 줘야한다. 배달겨레의 전통처럼 품앗이, 기브 앤 테이크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그런날이 없다. 그것보다는 3월 8일 ‘여성의 날’에 집중한다. 이날은 러시아 전역 어디에서나 여성을 위해 꽃다발(혹은 꽃송이)을 든 남성들(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로 넘쳐난다.
4. 우리나라에서 발렌타인 데이에 관한 광범위하게 알려져있는 ‘설(!)’은 ‘여자가 남자에게 프로포즈 하는날’ 일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성(聖) 발렌틴의 날’, 즉 말그대로 정교 성인을 기리는 날이다.
단지 성 발렌틴은 사랑의 수호자인 성인이기에 연인들의 날이라는 공통점은 있겠다. 더불어 우리나라나 러시아나 연인들끼리 서로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날이라는 것은 공통점일 것이다. 더불어 짝이없는 솔로들의 음주의 날(?)이기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