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현금 82조 원 투입해 ‘블리자드’ 인수…IT산업 최고액 인수합병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 원)에 인수한다. MS는 블리자드 주식을 주당 95달러(한화 약 11만 3,000원)에 전액 현금 매입하는데, 이는 종가 대비 45% 높은 가격이다.
이번 거래는 2016년 델이 데이터 스토리지업체인 EMC를 인수할 때 지출한 670억달러를 넘어선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 인수합병이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 캔디크러쉬 등 인기 게임을 개발한 블리자드는 전 세계에 4억 명에 육박하는 게임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190개 국가에서 매달 4억 명에 가까운 플레이어가 블리자드의 게임을 실행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모바일, PC, 콘솔은 물론 클라우드 전반에 걸친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사업의 성장의 밑거름임과 동시에 메타버스를 향한 초석이 되어줄 전망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MS는 메타버스 주도권 쟁탈전에 가세한다. 블리자드를 자회사로 추가함으로써 MS는 기존의 엑스박스 부문을 통한 가상현실(VR) 서비스를 확충해 메타(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이번 거래로 매출액 기준으로 텐센트,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게임업체가 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의 구독 서비스인 ‘엑스박스 패스’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으로 게임 패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예정이다. 엑스박스 패스 가입자는 현재 2500만 명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 걸쳐 가장 역동적이고 신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회사 측도 성명을 내고 “이번 인수는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에 걸쳐 MS의 게임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 메타버스의 토대를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임설이 돌던 바비 코틱은 인수합병 이후에도 블리자드의 CEO직책을 유지한다. 인수가 완료된 이후 블리자드의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CEO인 필 스펜서에게 보고하게 된다.
한편 인수합병 발표 날 뉴욕증시에서 MS 주가는 2.4% 떨어진 반면, 블리자드는 25.9%나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