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04] ‘블로그 10년, 상업화를 논하다’ 한국블로그산업협회 장대규 회장
3월 7일 제 5회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컨퍼런스가 열린다. 지난 한 해 분야별 우수블로거와 기업블로그를 수상하는 자리이자 블로그 산업과 관련된 컨퍼런스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 ‘블로그 10년, 상업화를 논하다’라는 컨퍼런스 주제는 의미심장하다.
블로그마케팅 기업인 BCNX 대표이자 블로그산업협회 회장인 장대규 회장에게 이번 행사의 의의를 들어봤다.
‘블로그 10년, 상업화를 논하다’라는 컨퍼런스의 주요 기획 의도를 들려달라.
블로그는 물론 2004년 이전에 생겨났다. 하지만 국내에 블로그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2004년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본다. 그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블로그칵테일(장회장이 대표로 있는 BCNX의 전신 회사 중 하나)도 2006년에 설립과 투자를 받았었다. 본 협회가 2008년도에 생겨났으니 블로그 시대의 시작점은 2004년, 초기는 2006년, 성장기는 2010년 전후, 현재는 성숙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와 블로그 산업은 길지 않은 인터넷 시대에서 절반 정도의 시간은 차지하고 있고 그만큼 발전에 큰 기여를 했으며 다른 많은 서비스의 부침에도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는 서비스와 플랫폼이다.
이번 컨퍼런스를 앞두고 블로그와 관련된 사업자들이 이야기해야할 지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고민해야 앞으로 10년을 그릴 수 있는지를 산업적 측면에서 생각해 봤다. 가장 큰 화두와 이슈,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논해야 하는 지점이 ‘블로그 상업화 문제’라고 생각했다.
컨퍼런스의 주요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블로그 상업화 문제는 두 가지 측면을 나눠 생각해야 한다. 하나는 블로거가 상업화된 문제고 하나는 블로그 자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공급자 측면이다. 비슷한 면이 있지만 조금은 다르다. 나는 이 상업화 문제를 일으킨 일차적인 근원은 ‘블로그 자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 즉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에 있다고 본다. 이들의 상업화가 블로거들을 상업화시킨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나도 블로그로 광고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이것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겠다.
이번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 박종민 교수와 대학원생 오슬기씨가 ‘소셜미디어 사업적 이용 규제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다. 이 주제에서는 현재 이 문제에 대한 법적 규제들을 검토하고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한다. 두번째 발표는 블로그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위드블로그 서비스가 지난 4년간 실천했던 ‘그린리뷰캠페인’의 한계와 방향에 대해서 발표된다. 최근까지 유일하게 ‘광고주 스폰사실에 대한 공개’, ‘솔직한 리뷰쓰기’운동을 펼쳤던 위드블로그 사례와 이러한 활동이 보다 널리 퍼지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을 검토하고 광고주 측면 뿐 아니라 블로거활동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블로그 상업화에 있어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블로그 광고에 대해서 법적 문제를 검토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향들을 찾는다. 여기에서는 블로그산업협회 자문변호사이자 의료전문변호사인 정현석 변호사가 실제 필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사례 분석과 법적인 문제가 없는 포스팅의 방법, 그리고 블로그산업협회가 기획하고 있는 법적 검토 프로세스에 대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 분야의 또다른 관심사인 모바일에서의 의료광고 현황에 대해서 굿닥 임진석 대표가 발표를 하게 된다.
‘블로그 상업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관점을 정확히 말해달라.
단순히 상업화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상업화된 현실에서 나아가야할 방향과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법을 지키는 회사가 오히려 더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네이버조차도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와 지식인, 웹문서 등의 결과가 상업적 컨텐츠로 도배가 되고 있고 표시광고법에 위반되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이 문제를 함께 다루자는 제안에 대해 아직까지 무응답이다.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바는 ‘상업화’를 인정하고 시장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불법적 상황이 묵인되고 블로그 컨텐츠에 대한 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시장을 축소시키고 죽일 수 있다고 본다. 블로그 상업화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보는가
얼마전 어떤 업체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리뷰 사실, 체험단 사실’을 공개한 포스팅을 읽었을 때 사용자가 거부감을 갖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명확하고 보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면 그것이 스폰에 의한 리뷰이던 아니던 간에 관계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었다. 사용자들이 검색하려던 정보를 풍부하고 그것을 경험한 사용자들의 경험이 잘 담겨있다면 그 글이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부분에 주목한다. 블로거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일부 과도한 블로거들의 힘을 제어하고, 광고주에게는 체험사실과 스폰사실을 공개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활성화시키고 전파시켜야 한다고 본다.
한 가지 정책적인 면을 이야기 하자면, 현재 네이버와 다음은 이 문제에 대해서 공정위를 통해 자율시정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받은 상태인데도 사실상 방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문제를 다루는 전문 인력이나 의지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우리협회가 다루면서 포털사와 공정위의 업무 협조를 받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포털들의 무관심에 의해 이러한 방법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포털 관계자들의 ‘그린리뷰캠페인’에 대한 관심과 동참을 촉구하고 싶다.
현재 시기가 적절하다고 보는가?
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공개적으로 체험단을 모집을 하는 업체수가 100개를 넘었다. 잠재적으로 진행 중인 바이럴 마케팅 업체, 일반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블로그 광고를 합치면 사실상 어마어마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불과 3~4년 사이에 성장한 시장이다. 지금과 같은 때 정확한 가이드와 정책을 잡지 않는한 일반 컨텐츠 사용자들의 피해와 블로고스피어의 질적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할 수 있다.
블로그 어워드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이번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의 특이점은 있는가?
아마도 이번 어워드 행사는 국내에서 진행된 SNS 관련 어워드 행사 중 유일하게 선정 회사와 기관으로부터 시상금을 받지 않는 행사가 될 것이다. 물론 상비를 받는 여러 단체의 관행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행사를 치러보면 많은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인력적으로도 많은 리소스가 투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비가 생기면서 상이 남발되고, 여기저기서 유사한 시상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큰 문제다. 그래서 우리협회는 될 수 있으면 앞으로도 시상에 관련한 비용을 일체 금지할 것이고 동시에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에 미달이 되는 업체, 기관, 개인에게 시상을 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번 어워드에서도 일정 수준이 아니라면 아예 해당 분야에 대한 시상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어워드를 단순히 상을 주고 끝내는 관행에서 벗어나려 한다. 수상받지 못한 신청 업체와 기관에 대한 간단한 컨설팅 보고서를 통해 더 나은 블로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회사 자원이 많이 들어가기에 우리 직원들에게 미안하지만 협회 회장사로서 그 정도 역할은 하려고 한다.
블로그와 SNS관련 어워드가 몇 개 있다. 각자의 영역과 기준이 있겠지만, 한국 내 권위있는 시상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기업과 공공단체들의 피로감이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SNS와 관련된 상만 우리를 포함해 내가 아는 것만도 세 개가 넘는다. 기본적으로 나는 이 상들이 모두 통합되어야 한다고 본다. 작년 말부터 관련 협회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시기 문제, 상비의 문제 등 풀어야할 것들이 산적해 있지만 한 번 나서서 풀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좀 더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비영리적인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정부부처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재정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이 잘 해결된다면 보다 공정성 있고 의미 있는 시상식이 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플랫폼의 트랜드는 일시적이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영원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욕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더 강화될 것이다. 블로그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각종 관심 정보를 모으고 생산해 내는 훌륭한 플랫폼이다. 이러한 블로그가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으므로 최소한의 가이드를 가지고 활용된다면 관련 시장은 더욱 성숙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된다. 이 환경을 정비해 나가고 정리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협회가 그런 활동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이러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포털사와 관계 기관들이 협조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