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찾아오게 하는 방법
투자유치자료가 완성되면 당장이라도 투자유치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투자자들을 위한 회사소개 문서가 완성된 것 뿐이며, 이제부터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여러가지 투자유치활동들을 해야한다. 투자유치활동은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1)투자자들을 찾아 가는것과 2)투자자들이 찾아오게 하는것이다.
각종 데모데이, 지인소개를 통한 투자자 미팅, 창업경진대회 참가 등이 1)에 속한다.
전국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창업기관까지 다 합치면 1년에 수백개의 데모데이가 열리는데, 정부지원사업과 연계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마무리 행사로 열리는 경우도 있지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같이 재단에서 후원하는 열린 데모데이도 있다.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해서,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제3자의 평가를 받아보기 위해서 데모데이에 가끔 나가보는것도 좋다. 하지만, 너무 많은 데모데이에 참가하면 시간도 많이 빼앗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듣는 조언들이 사업의 방향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2)투자자들이 찾아오게 하는것이 투자유치에 더 효과적이다.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전을 통해 입증된 아래의 방법들을 보면, 막상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어드바이저 그룹을 만들고, IR자료 발표하기
투자유치자료를 만들고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어드바이저 그룹(고문단)을 만들고, 그들을 초청하여 IR자료를 발표하는 것이다. 발표는 회사 회의실에서 해도 되고, 별도의 세미나실을 잡아서 해도 된다. 어드바이저 그룹은 친구, 지인, 전 직장 선배, 아는 교수, 비상장 투자를 해본 사람, 마케터, 기자 등 다양하게 구성할 수록 좋다. 1:1로 만나는 것도 좋지만, 7명 내외로 한번에 초청하는것이 서로의 시너지를 위해서 더 바람직하다.
발표에 앞서 어드바이저들에게 투자자인것처럼 객관적으로 발표내용을 평가해줄 것을 부탁하는것이 중요하다. 사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지인들이 자신이 하는 사업을 잘 알고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른다. 그저 당신이 잘 되길 바라는 추상적인 마음이 있을 뿐이다. 평소에 당신이 보기에 훌륭한 능력을 갖고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어드바이저 그룹에 포함시키고, 시간을 내달라고 하는 부탁이 모든일이 돌아가게 하는 시작점이다. 호텔을 빌려서 화려한 출정식을 개최할 필요도 없다. 회의실에서 당신을 아끼는 사람들과 작게 인연의 파동을 시작하면 된다.
내가 투자한 ‘라돈센서’ 제조사인 에프티랩의 경우에도 어드바이저 그룹을 통해 성장을 거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창업자인 고재준 대표이사는 지인들을 중심으로 FT Lab 어드바이저 그룹을 구성하였고 2016년 사업계획서를 발표하였다. 이때 모임에 참여한 김규호 박사의 권유로 내가 합류하게 되었고, 회사의 성장과 후속투자유치, 해외진출 등을 돕게 된 것이다.
회사의 성장을 위한 어드바이저 그룹을 만들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은 비단 투자유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의 유입이 필요한 창업가들이 반드시 해야할 첫번째 프로모션이다.
투자심사역으로부터 직접 멘토링 받기
아무리 잘 만든 투자유치자료라고 하더라도, 전문적인 투자와 관리를 진행하는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보는 관점에서는 한참 부족할 수 있다. 특히나 기업가치를 산정(Valuation)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창업가들의 경우, 기업가치를 판단하는것이 주 업무인 심사역들을 다양하게 만나서 조언을 받아보는것이 필요하다. 어드바이저, 지인, 창업지원기관 담당자 등을 통해서 투자회사의 심사역을 소개받고, 이들로부터 IR자료에 대한 멘토링을 요청하는것이 좋다. 멘토링 비용은 당연히 회사에서 직접 자문비 형태로 지급하는것이 바람직하며, 1:1로 직접 회사에 와서 멘토링을 해달라고 요청하는것이 좋다.
물론, 그들을 데모데이에서 발표자와 평가자로 만날수도 있지만, 공개된 행사장에서 짧은 시간에 충분한 이해없이 하는 질문들보다 개별 멘토훨씬 영양가가 높다. 심사역으로부터 1:1 멘토링을 받게 되면, 지금 회사의 현실적인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고,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 그리고 여러가지 투자생태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해당 심사역이 속한 투자회사에서 어떠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있고, 다른 투자회사는 어떤 분야에 관심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는것이 필요하다. 투자회사들은 특정한 분야에 투자하도록 정해진 펀드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정보들을 모아서 투자유치활동의 방향을 정하는것이 좋다.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하기
아무리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세상에 드러나 있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특히나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부분의 정보를 접하게 된 오늘날에는 뉴스포털에 기사가 걸려있어야 회사의 존재가 외부로 알려질 수 있다. 사업을 하다보면, 회사에는 많은 ‘경사’가 있다.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제품을 출시하고, 박람회에 참석하고, 다른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수 많은 좋은일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벤트가 있을때마다 언론에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측에서 ‘보도자료’를 작성해서 언론사에 보내봐야 기사화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창업자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보도자료는 길게 작성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한페이지 정도의 분량의 기사와 해당 이벤트를 정확하게 담아내는 한 장의 사진이면 충분하다. 물론, 해당 기사내용이 속하는 영역의 기자들이 누구인지는 사전에 엑셀파일 등으로 관리되고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의 내용을 담은 이메일은 기자에게 1:1로 보내져야하며, 보도자료를 기사로 내줬거나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해준 기자에게는 잊지말고 감사함을 표해야 한다.
나의 경우, ‘라돈센서’를 만드는 에프티랩의 미국 전시회 참가소식을 ‘라돈’의 위험성을 알렸던 기자들에게 각각 보냈고, 총 90명의 기자들 중 8명 가량이 기사로 다뤄주었다. 그 중 3명은 회사를 찾아왔고, 그들과 오랫동안 교류하고있다. 기자들은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경험하므로 이들로부터 조언과 함께 좋은 관계를 맺는것도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꾸준한 보도자료와 인터뷰가 회사의 노출도를 결정한다.
콘텐츠 유포하기
일반적으로 홈페이지에는 회사의 사업내용을 담는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가 없는 기술기반 기업들도 많은데, 사실 그것은 투자를 받을 의지가 없거나, 사업의 의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한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정보가 인터넷으로 검색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홈페이지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최근에는 아임웹(IMweb)이나 윅스(Wix)와 같은 위지윅(WYSIWYG) 에디터 방식의 홈페이지 제작도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딩없이 홈페이지 제작자가 직접 디자인 요소들을 배치하고 꾸밀 수 있는 서비스들을 말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기능도 강력해서 초기 스타트업들이 홈페이지 개설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버환경과 회원관리 도구, 다양한 게시판에 검색어 최적화(SEO)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창업자들이 홈페이지 제작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직접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홈페이지 제작 솔루션들은 네이버나 구글 등의 검색엔진에 등록하는 기능이 간편해지면서 홈페이지 내에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 검색결과에 바로 노출되는것도 쉬워지고 있다. 잠재고객들이 관심있을 키워드의 제목으로 구성된 포스팅을 하기만 해도, 수백 수천건의 조회수가 달성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것이다. 효율성있는 유료 마케팅을 전개하는것도 좋지만, 해당 기술분야에 대한 인사이트가 담긴 내실있는 칼럼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것 만으로도 투자자들이 찾아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칼럼의 인사이트는 당연히 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대표와 경영진으로부터 나온다.
투자자든 고객이든, 그들에게 쉽게 검색되어야 그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원문 : 투자자들이 찾아오게 하는 방법
필자소개 : BLT 엄정한 파트너 변리사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하는 ‘액설러레이터형’ 특허사무소 ‘특허법인 BLT’의 창업자입니다. 기업진단, 비즈니스모델, 투자유치, 사업전략, 아이디어 전략 등의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