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물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목하자
세계화는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각국간의 수출입 무역 관계는 이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전자상거래는 국경을 초월한 무역 기회를 열어놓은 상황이다. 현재 국제 물류 운송은 8.6조 위안(타이완 달러, 약 376조 원) 규모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류산업에서도 변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통 업종으로 분류되는 물류산업은 비효율적인 부분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다. 일례로, 국제 소포는 위탁자로부터 수취인까지 가는 과정에서 세관, 부두, 해운회사, 화물대리, 운송업자(트레일러/선박/항공사), 통관업자 등 25개 단계를 거쳐야 한다. 빅데이터가 강조되는 시대임에도 물류산업은 디지털화, 데이터 표준화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놀라운 사실은 미국 최대 물류업체 조차 복잡한 국제 공급망을 엑셀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펜데믹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기존 공급망을 흔들어 놓았고, 물류 산업도 어쩔 수 없이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는 스타트업에겐 의미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플렉스포트(Flexport)’는 이런 기회를 타고 날아오른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플렉스포트는 공급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이전까지 국제 물류는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배경에는 소통 채널과 콘텐츠 플랫폼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플렉스포트는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수입업자, 수출업자, 운송업자, 해운회사, 항공사, 세관, 부두에 관계없이 플랫폼을 통해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매우 장황한 운송 과정을 투명화하고 지도와 그래프 방식으로 명확하게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플렉스포트는 산업의 페인포인트를 개선해 설립 8년 만에 기업가치 80억 달러(약 10조 원)로 평가되고 있다.
물류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솔루션을 제안하는 스타트업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파맥스(Shipamax)가 그런 스타트업이다. 과거 사업자는 이메일을 비롯한 물류 서류 핵심 데이터를 수동 또는 OCR 등 방식으로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도 많이 소요됐고 오류 가능성도 있었다. 시파맥스가 제공하는 자동화된 데이터 입력 솔루션은 회사의 생산성과 업무의 규모화를 돕고 있다. 대만의 고프레리트(GoFreight)라는 스타트업도 화물 대행 영역에서 효율적인 SaaS(기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자 선하증권, 해(공)운송, 통관, 주문창고, 화물 상태 추적 등의 기능을 통합하여 제공한다.
국제 물류 영역은 여러 업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혁신이 매우 어려운 산업이다. 하지만 큰 기회도 공존한다. 특히 물류 산업의 디지털 전환 영역은 스타트업에게 큰 기회다.
매트 첸(Matt Cheng)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