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은 이스라엘의 6년 전과 유사” 스파크랩 3기 데모데이 패널토론
4월 9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스파크랩(Sparklabs)의 3기 데모데이가 열렸다. 행사는 크게 스파크랩 3기 7개 스타트업의 피칭세션과 글로벌 스타트업 전문가들의 토론세션으로 구성됐다. 토론은 테크크런치 캐서린 수(Catherine Shu) 기자의 사회로 스파크랩 글로벌벤처의 고문이자 파트너들인 존 플레젠츠(John Plaesants), 네트 제이콥슨(Net Jacobsson), 프랭크 미한(Frank Meehan)이 패널로 참가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데모데이 패널토론의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한다.
여러분은 여러나라에서 다양한 기업을 경험해 왔다. 여러분이 아시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존 플레젠츠(이하 존) : 지금은 대규모 자본의 투입이 없어도 새로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시기다. 특히 아시아의 기업가정신은 탁월하다. 아시아 기업들은 모두 전 세계로 나가고 싶어 한다. 글로벌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현재 그 중심에 아시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파크랩이라는 플랫폼의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한다.
네트 제이콥슨(이하 네트) : 글로벌 초기 단계에서 부터 아시아권을 주목하고 있었다. 실리콘밸리나 유럽에서는 아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만 봤던 시절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시아 내 다양성과 새로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시아에는 잠재력이 많은 나라가 있다. 현재는 해외 기업들이 아시아에서 다양한 사업적 영감을 얻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은 이스라엘의 6년 전과 비슷하다고 본다. 한국은 현재 기업가정신이 잘 다져지는 단계인 것 같다.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고 말이다. 한국 스타트업과 함께 하고 있어서 기쁘다.
프랭크는 16년 간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변화를 느끼고 있나?
프랭크 미한(이하 프랭크) : 1998년에 한국에 왔다. 당시 대학생들을 상당수가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어 했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도 한국에는 없었던 것 같고. 그러나 지난해 만나 본 대학생 스무 명 중 열여덟 명이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 했고, 두 명중 한 명은 부모님 때문에 대기업을 가야한다고 말하더라. 그리고 그 중 절반은 여학생이었다. 오늘 데모데이에 참가한 스타트업의 열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이제 젊은 세대들이 더 이상 기성세대의 틀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척 흥미롭다.
서울은 어떤 것 같나?
프랭크 : 서울은 소울이 있다(웃음). 성실히 일하면서도 창의성이 있다. 오늘 데모데이만 봐도 아이템이 무척 다양해서 놀랐다. 다른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아이템들이다.
한국에서 기업가정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나?
네트 : 현재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 상당수가 이스라엘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궁금해 하더라. 그때마다 내가 하는 말이 ‘이스라엘은 직위에 대한 존경이 없고 모두가 평등한 사회다’라는 것이다.
한국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혁신이 덜 이루어고 있지만,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젊은 세대들이 대기업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실패해도 괜찮다, 크게 봐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시각을 가져’ 등의 격려가 필요하다.
존 : (청중을 향해) 한국의 대학교육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대학에서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나? 제대로 교육시키고 있는가?
(청중들) : 아닌 것 같다.
존 : 정부지원이나 VC의 지원과 같은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대학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대규모의 시설 안에 스타트업이 들어가서 그 곳의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야기 해 보자. 국가나 도시가 어떤 것을 갖춰야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조성했다고 할 수 있나?
프랭크 :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대학에서의 기업가정신 교육이다. 기업가정신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뒤처지게 된다. 세 번째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런던 기업들이 좋은 사례다.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참여한다. 실례로 대학에서 관련 과정을 개설하고 기업에서 지원한다. 그에 반해 한국은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생존해 나가야 하는 것 같다. 아산나눔재단과 같은 곳이 많이 생겨야 한다.
존 : 정부 지원책에 대해 덧붙이자면, 스타트업을 대하는데 있어 관료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파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관료가 사업의 장애가 되니 스타트업들이 런던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여러분은 투자자나 고문으로서 창업자들을 만난다. 어떤 지표로 그들을 판단하나?
존 : 비전과 열정, 그리고 직접적인 경험을 우선적으로 본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대표가 무조건 개발자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더불어 팀웍도 중요하다. 대표 혼자가 아니라 두 명 내지 네 명, 이 소수의 팀원이 똘똘 뭉쳐 항상 함께 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 된다.
네트 : 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제품도 흥미롭고, 시장성도 보이는데 팀에서 열정이 안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팀인지를 본다. 제품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팀의 DNA가 가장 중요하다.
프랭크 :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빠르게 핵심을 설명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한 시간을 들었는데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원데이원송’의 경우는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어떤 서비스인지 알게 된다.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프랭크 : 정보에 대한 접근이다. 많이 알아야 한다. 핵심은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서 다 하겠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
여러분이 보기에 스타트업은 어떤 실수를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나?
프랭크 : 사업의 포커싱이 흔들리는 것을 많이 봤다. 한 길을 가야한다.
존 : 일단 경청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고집을 부리면 안된다. 초기의 셋업 아이디어는 거의 실패한다. 그건 중요치 않다. 그 과정을 통해 배우면 된다. 그러니 들어야 한다. 두 번째는, 팀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채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투자를 받으면 사람부터 채용하던데 ‘탑 탤런트(Top Talent)’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양보다 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프랭크 : 창업자가 리더로서 팀을 이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채용하는 것도 능력이다. 그런 경우 투자자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창립자 한 명만 가지고 투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투자자는 팀을 본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채용할 줄 아는 대표라면 훌륭한 사람이라고 본다.
패널토론 참여 연사
존 플레젠츠 : 다이나믹하고 높은 수준의 인터넷 전문 기업 임원으로서 다양한 상장사 및 민간 기업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CEO 및 기업 회장으로서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본 경험이 있으며 34개 회사, 15억 달러 규모의 M&A를 감독한 경험이 있다. 2013년까지 그는 디즈니 인터렉티브의 공동 대표를 역임했으며, 2010년까지 그는 플레이돔의 대표를 역임했다. 플레이돔 설립 전 그는 세계 최고 게임사인 EA에서 COO를 역임했으며 2005년까지 Ticketmonster와 그 모회사인 IAC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아 임원직으로 근무했다. 그는 예일 대학교 학사와 하버드 대학교 석사 학위를 수여했다.
네트 제이콥슨 : 스파트랩 글로벌벤처의 파트너이며 페이스북 전 경영진이자 기업가이다. 페이스북 근무 시절 그는 국제 비즈니스 개발, 모바일 비즈니스, 인수합병 사업부문의 총괄 책임자로 사업을 운영했다. 그는 기업가로서 Playhopper, Opportunistic Ventures를 설립했고 Crowdstar, OpenFeint, Pixowl, Padworx와 같은 수 많은 신생업체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중국계 소셜 네트워크인 P1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프랭크 미한 : 스파크랩 글로벌벤처의 파트너이며 시리를 만든 시리 인터내셔널 지원을 받아 학습 및 게임에 초점을 맞춘 차세대 AI기업, Kuato Studios를 설립했다. 그는 Horizens Ventures와 Li Ka-shing’s private VC firm의 EIR로 재임하였으며 Spotify, Siri, Affectiva, Bitcasa 그리고 Fixmo의 이사직을 수행하였다. 그는 본래 에릭슨의 코더였으나 현재 Summly, Desti, Ginger 그리고 Doubletwist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프랭크는 유럽과 아시아, 미국의 모바일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