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84] 기술로 세계 최고 넘본다… 연쇄창업자의 세 번째 도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레저 스포츠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이 가운데 해양 레저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중에 대표 주자는 낚시라고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가 추산한 국내 낚시 인구는 973만 명 규모로 국민 5명 중 1명이 낚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는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해 약 1012만 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내 골프 인구보다 많은 수치이다. 하지만 이 낚시 시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요원한 영역이기도 하다.
애쓰지마는 사용자 활동 분석 및 자체 기상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트래블테크 스타트업으로, 낚시 분야에 최적화된 토털 서비스 플랫폼 ‘어신’을 운영하고 있다. 어신은 애쓰지마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기술을 접목하여 사용자가 지정한 특정 위치에서 낚시에 필요한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낚시 환경과 어종별 활성도 등 차별화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로 낚시인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 이용자 수는 1월 기준 40만여 명에 달한다. 사업성을 인정받은 애쓰지마는 중기부 팁스 프로그램 선정은 물론 시드 라운드에서 10억 원 규모 투자유치도 했다.
애쓰지마 창업자인 임동현 대표는 두 번의 창업과 엑시트 경험을 보유한 연쇄창업자이다. 그의 꿈은 창업으로 얻은 부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창업자와 함께 뛰는 액셀러레이터. 임동현 대표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애쓰지마는 2020년 시도한 세 번째 창업이라고 알고 있다. 본인에게 창업은 어떤 의미인가.
내게는 습관인 것 같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적기적소에 만들어서 성공시키는 것으로 단순화시켜 말할 수도 있겠다. 그 목표 달성을 위해서 동료들과 조직을 꾸려서 생태계를 구현하는 거다.
-습관이 된 창업이라. 창업이 재미있나.
우리가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것에 시장이 반응한다는 게 굉장히 뿌듯하다. 재밌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하다.
-앞서 두 번의 창업 경험이 있다. 첫 창업은 어떤 아이템이었고 어떻게 마무리됐나. 유의미한 엑시트를 한 것으로 들었는데.
첫 창업은 대학생 시절인 2002년이었다. IMF에서 회생하던 때라 우리나라 전체가 힘든 시기였고, 그래서인지 국민들이 로또 등 복권에 대한 관심이 컸다. 어느 겨울날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복권방에 줄이 길게 늘어진 게 보였다. 사람들이 가진 복잡한 심경이 느껴졌다. 복권으로 인생 역전을 하고 싶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복권을 사는 행위 자체를 부끄러워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다들 바닥을 보거나 먼 곳을 보고 있었다.
그걸 보고 우리나라 같은 IT 강국에서 복권을 왜 인터넷으로 살 수 없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긴 줄을 보면 분명히 시장은 큰 건데 그게 왜 안 이루어졌을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앞뒤 안재고 무작정 전자복권 엔진을 개발했다. 그리고 복권 위원회에 찾아가서 사업 승인을 받았다. 그게 첫 창업이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사업이어 초기에 전자복권 판매량이 굉장히 많았다. 근데 전자복권 시장이 개막하니까 대기업, 중견기업도 시장에 들어와서 따라했다.
당시 회사에 M&A 제안이 제법 들어왔는데, 다 거절했다. 그때는 경영보다 기술에 관심이 있을 때였고 회사를 파는 것에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나름 기술에 자신이 있었고 경영을 잘 모르기도 했다. 그런데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한 뒤 매출이 줄어드는 게 보이더라. 그래서 시기를 놓치면 서비스가 실패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를 폐업하는 형태로 매각했다.
-그다음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한 뒤 두 번째 창업을 제주에서 했다.
당시 음원, 폰트, 이미지 등 저작물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있었다. 무분별한 사용도 문제였지만 무분별한 단속도 문제였다. 말도 되지 않는 배상금을 요구하는 법무법인들의 활동이 사회적인 이슈가 됐고 심지어 어떤 대학생은 압박이 못 이겨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그런 걸 보면서 저작물의 라이센싱을 받아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디지털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그 서비스를 7년 6개월 간 운영했고 제주 플랫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00억 원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8년 차 즈음에 국내에서 라이센싱 시장의 한계가 보였다. 때마침 기회가 생겨서 전체 지분을 매각하고 두 번째 엑시트를 했다.
-제주까지 와서 창업한 이유는 뭔가.
도시가 나하고는 잘 안 맞았다. 학창 시절을 부산 도심에서 보냈고 서울에서 한 12년 넘게 살았는데 그 복잡함이 너무 싫었다. 서울에 있는 기업 연구소에 있다가 제주에 왔는데, 너무 좋더라. 그리고 ICT 플랫폼 기업은 굳이 도시에 있지 않아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팀빌딩은 어떻게 했나. 이전 창업에서 함께했던 팀원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를 비롯해 지역에서 고급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는데.
처음과 두 번째 창업 때는 1인 기업으로 시작했다. 내가 개발하고, 디자인하고, 기획하고, CS까지 다 했다. 두 번째 창업은 설립 후 1년 만에 매출이 한 3.8억 원 정도 나왔다. 캐시카우가 하나하나 만들어지면서 외국계 회사로부터 투자유치도 하게 됐다. 직원이 필요한 시기가 서 걱정스런 마음으로 리쿠르팅을 했는데 능력 있는 인재를 다수 영입했다. 나처럼 서울의 복잡함이 싫어서 제주에 온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많았다. 두 번째 창업에서 그들을 만났고 세번째 창업도 같이 하고 있다.
-애쓰지마는 어신을 통해 산업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 지금 아이템을 선택한 배경은 뭔가.
우선 트래블테크가 각광받을 거라 예상했고, 가장 규모가 크고 어려운 시장을 ‘낚시’라고 판단했다. 낚시는 다른 레저 스포츠와는 달리 자연적, 기술적 변수가 많고 수산생물에 대한 특성도 알아야 되는 등 복잡했다. 산업도 이해해야 하는데, B2B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상공인들, 물건을 공급하는 조구사들 등 이해 관계자도 많았다. 우리보다 먼저 낚시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도 많았는데, 대부분 예약 대행 서비스였다.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서 가더라도 낚시터 업주와 이용자 간 유대 관계가 생기면 더 이상 예약 서비스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 보였다.
낚시 산업에서 성공하려면 결국 소상공인을 매니지먼트해서 그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봤다. 그런 관점에서 B2B사업 쪽으로 진행하는 게 훨씬 더 현명한 접근이라고 판단했다. 핵심 키 포인트는 낚시 인구들과 사업주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였다. 정말 많은 업계 사람들을 만나 우리의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뒤 2021년 1월 MVP 제품을 론칭했다.
-수산생물 모니터링 시스템의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날씨 등 단순 정보를 넘어 지역별 출몰 어종 정보, 바람 및 해류의 방향과 속도까지 파악하여 제공하는 등 기술력이라고 들었다.
제일 큰 문제는 환경적인 부분이다. 4-50년 전에는 굉장히 많은 순환 생물들이 바다에 살았고 바다도 깨끗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개발과 지구 온난화 때문에 어종이 바뀌고 있다. 제주도에서 큰 축제가 방어 축제인데, 어획량이 나날이 줄고 있고 요즘은 난대성 어류인 참치가 많이 잡힌다. 요즘은 강원도에서 방어를 가져와서 축제를 해야 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학습이 없으면 낚시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 과거의 데이터가 아니라 현재의 데이터로 낚시를 해야 의미가 있게 된 거다. 방어가 아니라 참치를 잡으려면 체계와 방법을 바꿔야 한다. 이전에는 2월에 잡히던 갑오징어가 12월부터 잡힌다면 그것에 맞춰 대응하는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그런 부분에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허를 낸 ‘AI 수산생물 모니터링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연차별로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서 예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만 낚시인과 어업인이 서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그런 것들에 대한 대응을 원활하게 돕는 것이 목적이다.
-낚시 산업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이 시장의 키플레이어는 누구인가.
낚시는 단순한 취미 인구와 진성 낚시 인구로 나뉜다. 낚시 시장 전체가 약 10조 정도 되는 정도 되는데, 진성 낚시인구 100만이 만들어 내는 시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낚시를 취미 삼아 다니는 사람과 진성 낚시 인구의 차이를 구분해 보니 딱 한 가지가 포인트가 있다. 어쩌다 한 번씩 낚시를 가는 사람에게 사전 정보는 크게 의미가 없다. 날씨가 좋으면 그냥 나가서 한번 담가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런데 진성 낚시인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 이동하고,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서 낚시를 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장비나 소모품도 많다. 이들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정보가 필요한 배경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개발해 ‘어신’에 탑재한 것이 유틸리티다. 자체 구축한 기상 시스템과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만들어진 거다. 낚시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 수집뿐만 아니라 분석까지 자동화해 준다. 론칭 후 2년간 고도화시켰고 3분기 기준 32만 3천 다운로드, MAU는 약 19만, DAU는 3만 정도 나오고 있다. 4분기를 합치면 40만 다운로드는 기록할 거라 예상한다. 제일 고무적인 거는 고객 충성지수가 대단히 높게 나온다는 거다.
-지난 2년 간은 플랫폼 키우기에 매진했다. 사업이니 수익도 내야 한다.
트래픽이 우리 회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난 2년 간은 모객에만 집중했다. 마케팅 비용보다는 기술 개발에 더 많이 투자했다. 우리나라에서 낚시는 클럽 등 단체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어떤 사람이 써보고 입소문을 타면 일파만파 퍼지는 구조다. 그래서 낚시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만 신경 썼다. 낚시에 필요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면 찾아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 콘텐츠 제공을 비롯해 나눔이나 ESG 활동으로 우리를 긍정적으로 알리는 데에만 신경 썼다.
그런 과정을 거쳐 현재의 순수한 트래픽을 모았다. 성장률만 보면 동종 기업에 비해 한 800% 빠르다. 평균 성장률로 따지자면 남들이 17년 만에 세운 기록을 2년 만에 갈아치웠다. 도서관은 시설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책이 많아야 가잖나. 낚시 사업주들에게 진성 유저가 많은 플랫폼이란 인식을 주고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전략은 잘 진행되어 사업주들이 어신에 오면 제대로 홍보가 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 B2B를 비롯해 B2C를 진행을 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갖춰지고 있는 거다. 본격적으로 수익 모델 접목을 시도 중이다.
-구체적으로 B2B에서 어떤 시도를 할 건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낚시 업계 사람들과 상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만드는 거다. 어떻게 보면 프랜차이즈가 아닌 프랜차이즈 같은 건데, 전문 매니지먼트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업계의 기회비용을 줄여서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비즈니스 구조이다.
최근엔 롯데칠성과 교류를 하면서 FNB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낚시 선박의 영업 패턴을 보면 선주들이 평균 노동시간은 19시간이나 된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며 일을 하는 것이기에 사고도 많다. 시간이 부족하기에 배 관리도 특별하게 하지 못하고, 바쁘다 보니 그냥 동네 가게나 편의점 같은 데 가서 물건을 사서 채워놓는다. 때문에 굉장히 비싼 가격으로 식음료를 사 오는 거다. 그런 부분을 돕기 위해 우린 구독형 방식으로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항구까지 배송한다. 우리가 경쟁력 있게 제공을 하려면 대기업 브랜드과의 협력해 제공하는 것이 더 의미있을 것 같아서 대기업과 손을 잡았다.
대성기업과는 전용 용기 개발에 나선다. 대성기업은 배민이나 락앤락 등 기업의 친환경 용기 개발을 하는 회사다. 최근에 미팅을 끝냈고 친환경 아이스박스, 용기, 수저 등을 만들 예정이다. 이렇게 낚시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구독형으로 적기에 보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 관련 POC를 진행하고 있는 모든 업체가 유료로 전환해도 전부 다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올해 3월 전에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셀럽들과 낚시 소품 등을 파는 커뮤니티 커머스로도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파트너들끼리 제품을 매매할 수 있는 커머스도 올해 오픈할 예정이다. 누구에게는 재고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린 낚시 인구나 소상공인들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이익을 취득하면서도 그들을 성공시킬 수 있는 모델로 가려고 한다. 상생 모델로 가는 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게 10조 시장으로 진입을 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외 진행하고 있는 것이 있나.
지금 어느 모빌리티 업체와 낚시 전용 렌터카를 선보이려 논의 중이다.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아무래도 비린내 등 냄새가 밴 것들이 많기 때문에 랜터카 이용이 어렵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 렌터카인데, 낚시 전용 모빌리티 서비스로 전국에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향후 정식 서비스 출시 때는 비행기로 실어 올 수 없는 렌 장비도 구비되게 하려고 한다. 관련 POC를 진행하고 올해 내 출시하려고 한다.
우리가 ‘크루데이’라고 해서 사용자들 중에 굉장히 뛰어난 홍보 능력을 갖춘 셀럽들을 초대해서 정기적으로 만난다. 같이 낚시를 하며 회사의 방향성도 공유하고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점 등 의견도 듣는다. 얼마 전 크루데이에 시범적으로 낚시 프로토타입 차량을 가지고 갔다. 전기차인데 4명이 탑승을 할 수 있고 답승자와 짐을 싣는 공간을 완전히 분리했다. 전체가 방수이기 때문에 그냥 짐을 싣고 다니면 된다. 청소는 고압 세척기로 물만 쓰면 된다. 현장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또한 울릉도에 새로운 공항이 들어서는 데, 그때에 맞춰서 비행 예매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은 낚시터, 낚시 선박, 피싱샵 3곳을 타깃하고 있지만, 나아가 낚시 민박, 잡은 어획물을 손질해 주고 집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까지 연계시키려 한다. 낚시와 관련된 총체적 가이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낚시 관련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지만, 기술만 보면 한 영역에 국한되지 않을 것 같다. 플랫폼의 해외 진출은 생각 안 하나.
해외로 간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이 우리 기상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좀 더 보완된 고도화된 기술 서비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상기후 예보 서비스를 SaaS 모델로 제공하게 되면 여러 관광기업이 활용할 수 있을 거다. 혹은 그들의 플랫폼에 제공이 가능할 거라 보고 있다. 아큐웨더가 글로벌 영역에서 성공한 명실상부 최고 기업으로 회자된다. 그리고 윈디라는 기업 같은 경우에는 기상 비주얼 시스템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 기업들과도 경쟁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큰 건 낚시 산업일 거다. 일단 우리나라와 완전히 동일한 낚시 장르를 가지고 있는 일본과 중국을 대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 우리나라 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낚시 조구 산업에서 한 세기 동안 일본이라는 벽은 무너진 적이 없다. 하지만 ICT 기술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어신 모델이 일본에서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현지 기업과 협업 형태로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제주 소재 스타트업 중 많지 않은 팁스 선정 기업이다. 수도권 외 지역 기업이라서 겪은 우여곡절은 없나.
기본 조건을 갖추는 게 쉽지 않았다. 팁스를 받기 위해서는 팁스 운영사에게 1억 이상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제주에는 팁스 운영사가 없다. 사업 계획을 잘 만들어서 수도권 등 생태계가 갖춰진 곳에 가서 진행을 해야 한다.
제일 힘들었던 건 우리와 유사한 모델로 투자받아서 팁스를 진행한 사례가 없었다는 거다. 선례가 있으면 VC도 판단하기 쉬웠을 텐데 우리 전에 그런 게 없었다. 아무리 다르다고 이야기해도, 차별화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도 쉽게 설득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손을 잡아준 투자사에게 감사하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 사업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건 뭔가. 투자와 리쿠르팅이 많이 언급는데.
투자보다는 사람이다. 한때 이공계 기피 현상에 지금의 문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서울에서도 좋은 ICT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고 하잖나. 스타트업은 굉장히 빠른 실행력이 필요한데 인재 공급에 절벽이 있다는 건 생태계에 위기일 수 있다고 본다. 지역을 떠나서 인재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생겨야 한다.
수도권 외 지역에는 인재를 많이 불러들일 수 있는 인프라나 유인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유인책이 단발성일 때가 많아서 굉장히 아쉽다. 제주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느꼈던 거는 거주 공간이다. 서울은 독신자형 아파트 등 굉장히 저렴한 거주공간이 있다. 근데 제주에는 그런 부분이 부재한 편이다. 인재를 서울에서 스카우트하면 주거 환경부터 교통 문제까지 해결해줘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서울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더 높은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그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급선무가 아닌가 싶다. 몇 달간 진행하는 인건비 지원 사업이나 교육 지원 사업보다는 그런 게 더 실효성이 있다고 본다.
-시드 라운드에서 적지 않은 투자 유치를 했다. 지금 프리A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근래 투자가 움츠려 든 상황이고 다운 밸류에이션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은데.
프리A를 지난 10월부터 진행했고 목표대로 잘 되고 있다. 프리A 라운드를 마무리하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정도에 시리즈 라운드를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다.
-여러 액셀러레이터와 VC를 만나봤을 거다. 넓게 보면 그들도 고객이다. 어떻게 설득하고 있나. 설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일단 제일 중요한 거는 팀인 것 같다. 얼마나 사업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 인사이트를 가지고 움직였느냐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대표가 하고자 하는 일을 정말 이 팀이 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두 번째는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엑시트 계획을 짜는 거다. 사실 VC나 창업자나 모두가 원하는 건 엑시트잖나. 엑시트를 해나가기 위해서 빠르게 스케일업 계획을 어떻게 할지, 재무계획은 얼마나 충실하게 잘 만드는 지도 중요한 것 같다.
-애쓰지마 팀의 가장 큰 강점은 뭘까. 팀원을 설득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나.
나와 같이 엑시트를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라는 거다. 손발을 맞춘 기간이 길기에 소통이 원활하다. 빠르게 만들고 피봇하는 게 스타트업에서 다반사인데, 이해를 바라거나 설득해야 되는 과정 없이 모든 게 스피드 있게 움직인다. 팀원을 설득하는 특별한 방법은 따로 없는 것 같다. 그냥 사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것 같다. 동료들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혼자 하는 수밖에 없잖나.
-애쓰지마의 장단기 마일스톤은 뭔가.
우선 올해는 매출 40억 원을 달성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어신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게 되는 거다. 그 목표 매출을 달성하게 되면 앞으로의 계획을 완성해 나가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거라 본다.
-세 번의 창업을 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 배운 것은 뭔가.
포기하는 법을 배운 거다. 할 수 없어서, 끈기가 없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되지 않는 일을 고집스럽게 해야 될 이유를 없애는 거다. 빨리 MVP를 만들어서 시장 반응을 봐야 되는데 완벽주의 때문에 오래 붙잡고 있으면 적절한 사업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좀 모자라더라도 기술이 미약하더라도 내보내서 검증하는 게 먼저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만들 수도 있지만 인간 지능으로 먼저 시작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때가 많다.
나도 처음에 창업을 했을 때 완벽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목적으로 시간 소모를 많이했다. 어떻게 보면 더 크게 성공을 할 수 있었을 사업을 미약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두 번째 사업에서는 머릿속으로 납득했지만 쉽게 포기가 되지 않았다. 세 번째 창업에서는 그런 욕심을 많이 내려놓으려고 노력 중이다.
과도한 자신감도 금물이다. 일을 나누고, 동료를 믿고 같이 움직여야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대표는 집중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 사실 나도 아직까지 그걸 다 버리지 못한 것 같다.
-연쇄 창업자들은 두 가지 길을 걷더라. 하나는 다시 창업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만약에 세 번째 창업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낸다면 뭘 하고 싶나.
만약 세 번째 창업에서 성공한다면 후배 창업자를 양성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되고 싶다. 그 일도 창업성공만큼 의미 있는 업이 될 거라 생각한다.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서 만날 거다. 내가 대단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실무에서 오랫동안 뛰어봤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고 합이 맞으면 투자도 할 수 있을 거다. 나중의 일이기에 명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분야를 가리지 않고 뚝심이 있는 친구들을 찾아다닐 것 같다. 투자를 할 때 사업 가치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창업자의 목표 의식이나 용기도 좀 더 크게 볼 것 같다. 창업자들과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