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인의 Daily up] 8. 야구와 3할타자 그리고 사업
예전 대학교 다닐 때 통계학을 잠시 배운 적 있다. 당시 교수님께서 통계학의 여러 장점과 모순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장 쉬운 예로 프로야구 선수의 3할대 타율을 예로 들어 말씀해주셨다.
그 당시 제일 타격감각이 좋아서 유명했던 이종범 선수가 타격 1,2위를 다투던 시절이라 거의 매일 3할 몇 푼대의 안타에 홈런이 몇 개라는 기사가 신문이 실리곤 했다.
하지만 아무리 3할대 선수라고 해도 매일매일 안타를 칠 수는 없는 법!
어느 날 이종범 선수의 야구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자가 3타석 무안타의 상황에서 현재 이종범 선수의 타율을 생각하면 네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가 나올 때가 되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고, 중계방송을 보는 모든 사람은 당연히 안타가 나오겠구나는 기대를 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통계학을 가르치던 교수님께서는 그 해설자가 통계학상 커다란 오류를 범한다고 설명해주셨다.
실제 아무리 야구를 잘 하는 선수라고 해도, 매 타석 안타를 칠 수 있는 확률은 3할인데 비해, 안타를 못 칠 확률이 7할이기 때문에 (통계학상으로는) 4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못 칠 확률이 높은데, (프로야구 해설자는) 안타를 칠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틀렸다는 것이다. (통계학상) 맞는 말이면서도 (현실에서는) 실제 안타를 치는 경우가 많으니 알쏭달쏭한 문제이다.
몇년 전 이승엽 선수가 일본으로 스카웃되어 간 적이 있다. 당시 이승엽 선수는 한국에서의 시즌 대부분이 3할을 넘겼었고, 홈런도 매년 기록적으로 치던 시절이라 일본에 스카웃되어 갈 때 연봉이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50억 정도인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이승엽 선수도 안타를 칠 확률은 3할, 못 칠 확률은 7할인 매순간의 연속 속에서 누적된 결과가 3할을 유지했던 것이고, 어마어마한 돈을 벌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인생의 모든 일에서 3할의 성공률을 기록한다면 이승엽 선수처럼 1년에 50억 버는 것도 가능할 것인데,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확률이 훨씬 낮은 편이고, 그런 확률에 걸맞는 연봉이나 사업의 성과를 거두는 것 같다. 실제 야구경기에서는 특정한 선수의 타격감각이 좋을 때는 감독 입장에서 매번 타석에 세우고, 타격감각이 안 좋을 때는 2군에 내려보내는 식으로 하여 타석에 내보내지 않는다.
여기저기에서 제안서를 내라는 공지가 뜨고, 그 공지사항에 맞춰 제안할 제품의 제안서를 만들어 보내는 과정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문득 든 생각은 벤더는 제안할 제품의 타율(성공확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든 타석(제안해보는 것)에 많이 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타를 치던 혹은 삼진을 당하던 그 경험을 공급업체와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말이다. 이부분은 야구 감독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