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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미래는 농업 스타트업 성장에 달려있다”

남재작 박사가 국내 농업 산업의 구조와 기후변화가 농업식품 밸류체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소풍벤처스

소풍벤처스가 30일 <기후위기시대, 농업의 본질적 문제를 겨냥하라>는 주제로 기후위기에 따른 농업 생태계의 혁신 필요성과 농업식품 스타트업의 역할 및 기회요인을 다루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1부에서는 한국정밀농업연구소 남재작 박사의 <한국 농업의 구조 변화와 스타트업의 과제> 발제를 시작으로, 데이터를 기반 농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있는 스타트업 3개사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2부에서는 1부 발제자와 더불어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최재욱 파트너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주량 선임연구위원이 전문가 패널로 참석해 자유 질의응답 형식의 패널토크가 진행됐다.

남재작 박사는 1부 인사이트 발제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국내 농업 생태계가 직면한 두 가지의 위기로 낮은 식량자급률로 인한 식량안보 문제와 전통적 농업구조의 한계로 인한 생태계의 침체를 꼽았다. 남 박사는 “국내 농산업은 전통적으로 중앙 집권적인 지원체계에 기반해 복잡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 산업 분야로 전방과 후방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고려한 접근이 중요하다”며, “특히 정부주도의 농가 지원정책이 오히려 농업 스타트업 지원정책과 모순되는 양상을 보이며 국내 농업생태계의 구조적 한계를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이러한 한계와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스타트업의 혁신성이라고 본다. 지금은 이미 개발되어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론적 고민이 더욱 필요할 때”라며, “농식품 밸류체인 내에서 실제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혁신적인 로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과 정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사례발표 세션에서는 스타트업이 기존 생태계를 어떻게 혁신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데이터기반 작물 생육 재배 최적화 솔루션 ‘잘키움’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노지 스마트농업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아이에스(AIS) 김민석 대표는 데이터 농업의 효과와 실제 적용 사례를소개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절기’에 따라 농업 활동을 이어왔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환경을 예측할 수 없고 농가 경영 구조 변화로 농업 활동의 어려움과 생산성 저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에이아이에스는 경험에 기반한 농업 경영 방식을 데이터에 기반해 미리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농작업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데이터화하고 측정-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루션을 직접 적용한 실증 사례를 통해 데이터 농업의 효과와 한계를 설명했다. 에이아이에스는 현재 안동, 괴산 등에서 실증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관행 대비 비료 사용 절감, 생산량 증가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데이터에 기반해 농업 분야 문제를 혁신성으로 해결하는 스타트업 3개사가 발표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에이아이에스 김민석 대표, 엔벨롭스 윤성 대표, 마이크로발란스 신재호 대표, 사진제공=소풍벤처스

영농형 태양광 솔루션 스타트업인 엔벨롭스의 윤성 대표는 농업 분야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과 영농형 태양광 솔루션을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의 효과성에 대해 설명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특히 토양의 수분 증발이나 작물 열피해를 저감하는 등 농업기후피해 저감효과를 만든다는 점에서 기후스마트 농업기술로 조명받고 있다. 윤 대표는 “기후변화에 따라 농업 분야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보조금에 의존에 기업이 성장하던 구조에서 자생시장으로 전환될 정도로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영농형 태양광 솔루션이 태양광 신재생 에너지를 만들 뿐만 아니라 농지사용과 에너지생산의 선택에서 발생하는 토지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엔벨롭스는 현재까지 피지, 이스라엘 등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작물이나 지형에 맞게 영농형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수급이 가능하도록 돕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솔루션 스타트업인 마이크로발란스의 신재호 대표는 토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의 활용과 연작지 토양 판별에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이나 동식물, 토양, 바다, 대기 등의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유전 정보를 총괄하는 개념이다. 마이크로발란스는 화학 비료를 대체하는 미생물 비료를 개발하고 연작지 판별에 필요한 데이터를 기반 의사결정을 돕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신 대표는 “농화학 제품이 일으키는 환경문제로 인해 기존 화학 비료 시장이 미생물 비료 시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종자 코팅제는 저개발국가에서도 수입해 쓸 정도로 중요한 자원으로 마이크로발란스는 작물 주산지 토양에서 채취한 성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생물에 기반한 최적의 생육 미생물 제품과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2부 패널토크는 농업의 혁신에 필요한 정부와 민간의 역할과 국내외 농업 스타트업 투자 동향, 스타트업 사업 전략과 노하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질의하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2부 패널토론은 1부 발제자와 이주량 선임연구위원, 최재욱 파트너가 함께 했으며, 실시간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했다, 사진제공=소풍벤처스

특히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주량 선임연구위원은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문제에 개별 농가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탄소중립이나 기후문제 대응과 같은 복잡하고 거대한 이슈에 개별 농가의 자발적인 선의적 참여에 기대어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비롯해 적합한 정책의 설계 등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농업 선진국이란 국민이 농업을 이해하는 나라”라고 언급하며, “이를 위한 올바른 여론의 형성, 의견의 개진과 토론의 과정 속에서 국내 농업 스타트업이 변화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디라이트 최재욱 파트너는 어그펀더(Agfunder)에서 발표한 ‘2022 AgFunder AgriFoodTech Investment Report’를 언급하며 “농식품 분야 만을 보자면 투자규모는 주춤한 것 처럼 보이지만 농식품 분야와 연계된 기후솔루션까지 포괄한다면 전체 투자 규모는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리포트를 통해 매년 농식품 분야 글로벌 투자 동향을 살피고 있는데 올해 특히 기후테크(Climate tech)와 농업의 연계를 핵심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투자 동향과 산업 트렌드에 대해 해설했다.

소풍벤처스 관계자는 “폭염,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산업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농업 밸류체인 내 스타트업이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농업의 본질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본 행사를 통해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연계되어있는 농업 산업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혁신적으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스타트업에게 더 많은 기회와 자원이 주어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며 세미나 개최 배경을 밝혔다.

플래텀 기자 : 다양한 세계를 만나 소통하려고 합니다.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기 위해 고민 중입니다. / I want to learn about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and tell their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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