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창업 생태계의 발전에 주력하며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기술, 제조,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번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의 협력은 창업 팀들이 디지털 기술을 기존 산업과 융합하여 대만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들은 자체적인 강점을 활용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은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로 나타난다. 스타트업블링크(StartupBlink)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리포트에 따르면, 대만은 전 세계 100개 국가 중 22위를 차지하며 4년 연속 순위 상승세를 보였다.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공개한 2024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는 전년에 이어 타이베이를 잠재력이 높은 신흥 생태계 상위 30개 도시 중 하나로 평가했다. 특히 타이베이는 스타트업과 투자사 등이 집중되어 있는 대만 제1의 창업 도시로 평가된다. 타이베이는 하드웨어와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만난 ‘타이베이 기업가 허브(台北創業幫, Taipei Entrepreneurs Hub, 이하 TEH)’의 레오 우(乌仕明 Leo Wu) 대표는 타이베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의 교두보”로 평가했다. 2021년 설립된 TEH는 타이베이시 산하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으로서 해외 스타트업들의 안착을 위한 다양한 리소스와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 대표는 청화대학교 박사 과정을 거쳐 의료 AI 스타트업 ‘딥01’의 공동창업자이자 아크 컨설팅 대표, 중국 대표 액셀러레이터 브이스타트업의 글로벌 고문를 역임한 바 있다. 이하 레오 우 대표와의 일문일답.
TEH의 시그니처 행사인 ‘로큰 타이베이’ 행사를 개최했다. 서울에서 이 행사를 하게 된 이유는 뭔가.
타이베이와 서울은 1968년에 자매결연을 맺은 오래된 관계이다. 서울시가 가장 먼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가 타이베이다.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은 두 도시간 스타트업 생태계의 연결과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로큰 타이베이를 개최한 배경에는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리는 목적과 현지 기관과의 협력 강화가 그 중심에 있었다. 팁스타운과 서울경제진흥원, 그리고 한국엔젤투자협회 등 한국 내 주요 스타트업 생태계 기관들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양국 간 스타트업 분야에서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자 했다.
아울러 한국의 역동적인 창업 환경에 타이베이의 생태계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K-스타트업들을 타이베이로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대만에서 성장하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한국 시장에 알리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여러 대만 스타트업이 서울에 관심이 많다. 13일 로큰 타이베이와 14일 참여하는 넥스트라이즈 행사가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함께온 14개 대만 스타트업의 반응도 굉장히 긍정적인데, 서울에 지사 설립을 검토하는 이들도 보인다. 행사를 주관한 입장에선 고무적인 현상이다.
타이베이는 대만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잘 조성된 도시이다. 한국 스타트업이 타이베이로 간다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한국 내에는 서울, 부산, 대전, 대구, 인천 등 다수의 도시가 스타트업 생태계의 터전으로 발돋움하고 있지만, 대만 내에서는 타이베이가 이 분야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도시라 할 수 있다. 특히 벤처 캐피탈(VC) 및 금융사들까지 한데 모여 있는 이 도시는 공급망 플레이어들의 밀집 지대로서 해외 스타트업들에게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해외에서 온 스타트업에게 TEH 플랫폼을 통한 연결 고리를 제공함으로써 대만은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중심축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가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그외 다수의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2025년 초까지 대만 내에 인프라 리전을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15년 간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임을 발표하였다. 아시아 지역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에 발맞춰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 이번 결정은 대만이 글로벌 IT 인프라스트럭처 맵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다양한 나라의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줄 것이다. 해외 스타트업이 대만으로 오기에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만약 한국 스타트업이 TEH 플랫폼을 통해 대만으로 온다면, 우리는 앞서 언급한 모든 회사들은 연결해 줄 수 있다.
스타트업은 비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제도는 무엇이 있나.
타이베이 시 정부는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고 있다. 해외 스타트업 대상으로 한 지원 프로그램은 타이베이에 도착하는 항공권 비용과 숙박비를 포함해, 외국인 특수 전문직에 해당하는 인재를 위한 골드카드와 스타트업 비자 제도까지 아우른다.
타이완 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전문가들에게 업무 진행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이러한 지원은 타이완의 기술 및 창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국제적인 인재 유입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골드카드는 외국인 특수 전문직으로 지정된 직군에 대해 개방형 취업 허가증을 발급하는 제도로서, 받는 이들에게는 타이완 내에서의 근무 뿐만 아니라 거주와 여행에 있어서도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또한, 스타트업 비자 제도를 통해 타이완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외국인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법적 지원과 안정적인 환경 구축을 약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TEH의 역할을 설명해 준다면.
TEH는 커뮤니티 서비스 플랫폼으로, 스타트업들에게 필수적인 다양한 자원을 제공하는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는 재무적 투자뿐만 아니라 공급망과의 연결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지원 체계를 의미한다. 타이베이의 창업 환경 및 자원을 국제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국제 스타트업과 타이베이 기업, 투자자, 정부 기관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을 지향한다.
끝으로, 서울에서 행사가 잘 마무리 됐다. 소감을 말해 달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네트워킹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지향하는 바를 경청하는 한편, 타이베이와 TEH가 제공할 수 있는 혜택과 기회를 적극적으로 소개하였다. 이번 만남이 단순한 교류를 넘어 양국 간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 양국 스타트업 간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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