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실험실로 들어온 ‘자율주행’… 셀프 드라이빙 랩을 아시나요?

신소재의 발견은 항상 다양한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 신소재 개발은 시간, 비용, 노동력이라는 세 가지 큰 난관에 직면해 있다.

기존 신소재 개발 방식은 연구원들의 끊임없는 실험과 다양한 조합을 통해 최상의 솔루션을 찾는 방식에 의존했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수천 번의 실험 끝에 성공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실험 변수가 수천 가지로 늘어나면서 이러한 방식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룸의 법칙(Eroom’s law)은 이 딜레마를 설명하는 예시다. 반도체 산업에서 무어의 법칙은 집적 회로당 트랜지스터 수가 약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하지만, 이룸의 법칙은 신약 개발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비용이 9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는 평균 13억 달러가 소요되며, 신소재 최적화에도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가 필요하고 시간이 년 단위로 걸린다.

하지만 이제 AI와 로봇공학이 결합하면서 신소재 개발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되었다.

2023년 말 구글의 AI 회사인 딥마인드는 유명 학술지 네이처에 AI 도구 ‘GNoME’을 통해 220만 개의 새로운 결정체를 발견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과거 800년 가까이 걸렸던 연구 성과와 맞먹는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의 AI 도구를 사용해 80시간 만에 리튬 배터리에 사용할 잠재적인 신소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AI가 없었다면 이 연구는 20년이 걸렸을 것이다.

또 다른 혁신적 트렌드는 ‘셀프 드라이빙 랩(Self-Driving Labs, 이하 SDLabs)’이다. SDLabs는 AI와 로봇을 결합하여 소재 합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자동으로 실험까지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소재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연구원들이 고차원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 SDLabs는 제약, 생명공학, 재료과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일본 최대 제약사 다케다 제약과 IBM 리서치는 SDLabs 스타트업 Atinary와 협력 중이다. MIT 연성 소재 연구소 교수는 Atinary의 SDLabs를 “연구 개발계의 아이폰”이라고 비유하며 “2년 걸리던 실험을 일주일 만에 완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AI는 인간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저렴하며 체계적인 방식으로 연구와 혁신을 수행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인류 발명의 역사에서는 체계적인 연구뿐 아니라 인간의 호기심과 우연한 발견에서도 많은 대표적인 발명품들이 나왔다. 예를 들어 항생제 발견은 오염된 배양 접시에서 우연히 발견된 사례다.

혁신 과정에서는 이러한 우연과 불확실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록 AI가 인간 호기심과 관찰력을 완전히 복제하지 못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면 예상치 못한 성과들을 계속해서 얻어낼 것이다.

choi매트 첸(Matt Cheng)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댓글

Leave a Comment


관련 기사

트렌드

인간처럼 배우고 적응하는 로봇의 시대

트렌드

스타트업 ‘힘스’는 기존 제약 산업을 어떻게 혁신했는가

트렌드

AI, 인간의 후각을 재현하다

트렌드

GPU 부족이 낳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