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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에서 창조로, 학습 방법을 재정의하는 AI

최근 AI 도구를 활용한 창작 사례들이 계속 등장하며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Replit을 사용해 가계부 앱을 만들고, 또 다른 이는 Runway로 광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어떤 이는 ChatGPT를 활용해 완성도 높은 웹페이지를 설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집니다. AI가 이미 전 세계의 지식을 실시간으로 접근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며, 인간의 사고 과정을 모방할 수 있는 시대에 진정으로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요?

저는 미래에 진정한 격차를 만드는 것은 얼마나 많이 배우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더 깊이 배우고, 유연하게 배우며, 주도적으로 학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바로 딥러닝(Deep Learning)과 자기 주도 학습(Self-Learning)입니다.

딥러닝이란 단순히 정보를 기억하거나 모방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인 정보를 자신만의 이해 방식으로 정리하고,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자기 주도 학습이란 관심 있는 문제를 스스로 탐구하고,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AI 도구를 통해 이 두 가지 기능을 갖춘 사람은 과거에 많은 시간이 걸리던 일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낼 수 있습니다.

창업을 예로 들면, 많은 창업자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장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 판단하는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시장 조사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질문을 잘 던질 줄만 안다면 AI가 경쟁 제품을 분석하고, 수요를 정리하며,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줍니다. 마치 경험 많은 제품 매니저가 옆에 있는 것처럼,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또는 과거에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한 사람이 디자인, 프론트엔드, 백엔드, UI/UX 등의 기술을 모두 익히는 것이 매우 어렵고, 0에서 1로 나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AI 도구의 도움으로 자기 주도 학습의 진입 장벽과 시간 비용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제는 많은 경우,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 없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배우고 동시에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주목받고 있는 여러 AI 도구들이 바로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Replit은 사용자가 “채팅봇을 개발하고 싶다”와 같은 문장 하나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코드를 생성하고 배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 업계에서 ‘Vibe Coding’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일으켰습니다. 즉, 자연어로 목표와 요구사항을 설명하면, AI가 자동으로 코드를 작성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단지 우리의 창작 속도만 바꾼 것이 아니라, 학습 방식 자체도 변화시켰습니다. 예전에는 지식을 미리 준비한 후 시작해야 했다면, 이제는 실습을 통해 이해하고, 작업을 하며 조정해 나가는 방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제는 학습과 창작이 동시에 이루어지며, 더 이상 모든 것을 다 배운 후에야 비로소 시작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같은 원리는 창업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창업의 과정은 크게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제품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세 단계마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 도구들이 이 세 단계를 점점 더 가깝게 이어주고 있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던 내용으로 돌아가 보면, AI는 우리가 과거에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야 했던 지식과 기술을 대신 처리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제 가장 가치 있는 능력은 누가 더 많이 기억하고 빨리 외우느냐가 아니라,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도구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내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딥러닝과 자기 주도 학습은 결코 빠질 수 없는 두 가지 핵심 역량입니다. 이는 단지 AI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이 시대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글 : 매트 첸(Matt Cheng)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 Matt Cheng, Founder and General Partner of Cherubic Ven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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