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실질임금 상승세, 미국·유럽 주도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실질임금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주요국가들이 이러한 추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HR 서비스 기업 딜(Deel)이 발표한 ‘글로벌 보상 리포트(The State of Global Compensation Report)’에 따르면, 조사 대상 24개국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11개국에서 실질임금률이 증가했다. 이 보고서는 나이키, 쇼피파이, 에르메스 등 3만 5천여 글로벌 기업이 활용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스웨덴과 스페인이 각각 5.6%와 3.4%의 실질임금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탈리아와 영국 역시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연봉 인상을 달성했다. 반면 폴란드, 콜롬비아, 멕시코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질소득이 각각 3.7%, 3.1%, 2.8% 감소했다.
글로벌 보상체계를 선도하는 국가로는 캐나다, 미국, 영국이 꼽혔다. 이들 국가는 직군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높은 보상 수준을 유지했으며, 특히 엔지니어링, 데이터, 디자인 등 기술 기반 산업의 전문 직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의 경우, 1년 전 하락세를 보였던 중간 급여 수준이 반등하여 18개월 전보다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인재 보상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엔지니어링 및 데이터 직군의 급여 상승이 두드러져, 이 분야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함을 보여주고 있다.
성별 급여 격차도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였다. 인도와 영국의 기술 직군에서는 성별 간 급여 격차가 상대적으로 좁혀졌으며, 미국의 마케팅 및 영업 직군에서는 남녀 간 급여 격차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식 보상이 중요한 보상 요소로 부각된 점도 눈에 띈다. 딜의 파트너사인 카르타(Carta)의 데이터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군의 경우 기본 급여의 75~150%에 달하는 주식 보상이 지급되었다. 특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엔지니어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주식 보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딜의 데이터 분석 책임자인 벤 코헨은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급여 트렌드를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비교할 수 있는 연례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며, “이를 통해 각국의 기업들이 보상 체계를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구축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주·유럽·오세아니아·중동 지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 회원국에서 딜을 통해 관리되는 엔지니어·데이터, 제품개발·디자인, 세일즈 및 마케팅 직종의 2023년 1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의 정규직 및 계약직 고용계약 50만 건을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