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독서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AI 스타트업 마인드로직과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협력해 선보인 ‘쇼펜하우어 페르소나 챗봇’이 출시 이후 누적 메시지 13만 건을 돌파하며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9월 출시된 이 AI 챗봇은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소품집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마인드로직의 페르소나 챗봇 기술을 활용해 쇼펜하우어의 사상과 인격을 학습한 이 AI는 사용자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인드로직 관계자는 “챗봇 출시 2주 만에 누적 사용자 5천여 명을 돌파했으며, 추석 연휴 3일 동안에만 1500명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독서 경험에 대한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쇼펜하우어 챗봇의 특징은 단순한 대화를 넘어 독서에 대한 흥미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챗봇은 “그대는 내 책의 목차 중 ‘권고와 격언’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군”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며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인드로직은 이 프로젝트에 ‘페르소나 엔그램(Persona Engram)’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AI가 사용자와의 대화를 장기적으로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한다. 실제로 밀리의서재 플랫폼 내에서 쇼펜하우어 챗봇과 사용자가 나눈 평균 메시지 수는 26개에 달했으며, 한 사용자는 누적 1500건 이상의 채팅을 기록했다.
보안 측면에서도 마인드로직의 페르소나 챗봇은 주목할 만하다. 이용자의 정보 및 대화 내용이 대형언어모델(LLM)에 노출되거나 AI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잘못된 답변을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억제 기능을 탑재해 정보의 신뢰도를 높였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쇼펜하우어가 독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인드로직과 협력해 페르소나 챗봇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인드로직의 김진욱, 김용우 공동대표는 “앞으로도 챗봇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AI 챗봇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인드로직은 현재 대학 내 교수와 학생 간 상호작용을 돕는 AI 조교 챗봇도 개발 중이며, 여러 대학교와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이 교육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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