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도 인생도 린하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
‘이희우의 린 라이프’
하루 하루의 일상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자신의 내공을 키워가고 미래를 준비하며 추억을 쌓아간다. 결혼한지도 9년이 지났다. 애도 둘이다. 그렇지만 평소 나의 일상은 결혼전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적어도 아침의 시작은 말이다.
매번 똑 같은 아침
아침 6시 50분, 첫번째 알람이 울린다. 알람을 끄러 거실로 나온다. 알람을 끈 후 소파에 누어 다시 10분간 담잠에 빠진다. 7시 전화벨이 울린다. 중국어 선생님이다. 잠결에 정신없이 중국어로 떠들다 보면 10분이 훌쩍 간다. 그리고 다시 단잠에 빠진다. 그 시간이 나에겐 가장 달콤한 시간이다. 그리고 10분 후 또 전화벨이 울린다. 이번엔 영어 선생님이다. 영어 교재를 피고 10분정도 공부하다 보면 잠은 다 달아난다. 이렇게 한지도 벌써 9년째다. 물론 전날 술을 많이 먹은 날은 수업을 땡땡이 치기도 한다.
7시 45분, 올해 초등학교 들어간 큰 딸아이 깨울 시간이다. 딸애 방에 가서 다리를 주물러 준다. 일명 ‘쭈꾸쭈꾸’. 한 5분 정도 주무르고 이런 저런 얘길 하다보면 딸아이도 잠에서 깨어난다. 그 애를 안고 욕실로 향한다. 치약을 짜주고 난 나온다. 첫째 딸아이가 거의 씼어갈 무렵 둘째 딸아이를 깨운다. 다시 ‘쭈꾸쭈꾸’를 해주고 치약을 짜준다.
애들이 씻고, 옷 입고 아침밥을 먹는 동안 나는 아이폰으로 간단한 이메일, 페이스북 등을 체크한다. 그리고 노트북을 켠다. 내가 하는 모바일 앱 ‘요즘예능’ 구글 애널리틱스 페이지를 확인한다. 우리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한번 체크한다. 그런 다음 우리앱 다운로드 수치와 리뷰를 검토하고 리뷰 답변도 해준다. 그날 그날 새로 올라온 예능프로그램을 확인 후 피처링 영역에 넣는 것도 내 일이다.
최근엔 하나 더 할 일이 생겼다. 인터넷 교보, 인터파크, 예스24 등에 들어가서 내 책 판매 순위를 점검한다. 그런 다음 샤워를 하고 커피를 한잔 한 후 회사로 나온다.
회사에선 간단히 이메일 답변 보내고, 간밤에 들어온 사업계획서를 보고 피드백을 해 준다. 그럼 바로 점심이다. 점심은 보통 투자 대상 회사나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주로 한다. 그들에게 나의 이견을 제시하기도 하고 그들의 새로운 사업 비전을 통해 내가 배우기도 한다. 그런 다음 오후에는 내가 투자한 회사들에 전화 한번 돌린다. 그리고 잡무를 처리한 다음 외근을 나간다.
이렇게 쓰고 나니 재미없다. 어쩐다. 이번이 연재 3회째인데 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걱정이다. 뭐 글 제목을 잘못 잡은 내 잘못이 큰거겠지. 그래도 일상은 일상이다. 이런 일상을 보내야 되고 그것이 쌓여서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된다.
바쁜 저녁, 그래도 하루는 가족과
저녁의 삶은 다양하다. 월요일은 먼데이펍에서 만든 ‘요즘예능’ 정기 미팅이 있는 날이다. 월요일마다 만난다고 해서 회사이름도 ‘Monday Pub’으로 지은 것이지만. 화요일은 내가 우리 애들 유치원, 학원에서 데려와서 애 보는 날이다. 저녁 때 와이프는 합창단 연습 가거든. 그날은 내가 애들 밥도 먹이고 목욕도 시키고 함께 놀아주고 책도 읽어준다. 여자애만 둘이라 이제 내가 씻겨줄 수 있는 날도 많이 안 남았다. 이런 기간을 목욕 시켜주는 것도 없이 보낸다면 나중에 아무리 후회한들 소용없다. 몸으로 정서적인 교감을 갖는 것도 중요하거든. 애들은 매주 화요일을 벼룬 것 같다. 그날은 나를 거의 잡는다. 각종 놀이로 나를 뺑뺑이 돌린다. 그러다 책 읽어주는 시간이 되면 나도 힘들긴 하다.
매주 수요일은 쫄투가 있는 날이다. 지금은 쉬고 있지만 지난 7월초까진 매주 수요일 쫄투를 찍었었다. 목요일은 유일하게 편하게 저녁 약속을 잡을 수 있는 날이다. 그래서 그날은 평소 못 만났던 분들을 만나며 지낸다. 금요일은 가급적 약속을 안 잡는 편이다. 학기 중에는 금요일 밤마다 강의가 있어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었지만 지금은 방학이라 그나마 금요일 저녁도 편의 상 약속을 잡았다. 더우기 지난 2주 동안은 책 팔러 다니느라 매주 금요일 약속이 있었다.
그렇게 보내고 나면 주말이다. 주말은 가급적 애들과 노는 편이다. 그래서 올핸 아직 골프 한번 못 쳤다. 그래도 제부도도 놀러가고, 포천으로 캠핑도 가고, 이천으로 도자기 체험도 갔으며, 미술관 및 전시회도 돌아다녔다. 일요일은 교회에 가고 다녀온 후엔 주로 쉰다. 일요일 오후가 내가 편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왜냐면 지들도 학교숙제를 해야 하거든.
하루 하루 행복한 삶, 린 라이프의 시작
역시나 밋밋하다. 원래 일상은 밋밋한 법이다.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일으킨다면 그게 서서히 쌓여 결국 태산도 이룰 수 있는 거다. 그래서 매일 매일 너무나 큰 변화를 일으키려 하지 마라. 그러다 체한다. 그러다 쉽게 포기한다.
인생은 길다. 그 긴 인생에서 하루 하루 너무 큰 발전과 변화를 기대하지 말자. 대기만성이란 말이 있지 않는가? 너무 빠른 성공은 오히려 그 사람의 인생을 망칠수도 있다. 그러니 천천히 성공을 이뤄가자. 그렇다고 그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올 수 없는 일상, 즉 지금을 희생시키지도 말라.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된다. 그런 일상 속에서 우린 작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 결국 그게 행복이다. 행복은 원래 멀리 있는 것이 아니거든. 작은 추억거리, 사소한 대화, 간단한 몸 부대낌 등이 있다보면 그게 바로 일상의 행복이 된다.
린 라이프의 시작은 바로 일상을 즐기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 성공에 대한 압박도 없고, 사업을 정도로 갈 수 있으며,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으며, 현재에 만족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결국은 성공으로 가는 과정자체도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지금을 즐기자.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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