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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특허의 스타트업 특허 상표] 골프존 특허 침해한 카카오VX, 매각될 수 있을까?

스크린골프 업계에는 골프존, 카카오골프(사명 카카오VX), SG 골프 등의 사업자가 있습니다. 골프존은 매출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골프 시뮬레이션 관련 특허를 굉장히 많이 등록을 받은 특허 강자입니다. 지금이야 스크린골프가 대중화되었지만, 골프존이 설립된 2000년 당시에는 생소한 기술분야였고 2006년부터 꾸준히 특허를 출원한 골프존은 현재 대략 200여건의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술분야가 생소하다는 이야기를 한 이유는, 지금 살펴보면 “뭐야 별거 없네”라고 생각되는 기술이라도, 2006년에는 특허성이 인정되는 기술을 다수 등록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죠. 비슷한 사례로,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의 스마트폰”을 애플이 디자인 등록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해당 디자인권은 삼성전자에 의해 무효되기는 하였지만요.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특허권은 등록번호 제10-1031432호, 발명의 명칭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 및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해당 특허는 1) 골프 게임 안에서 러프나 벙커와 같이 치기 어려운 지형에 빠지고, 2) 스크린골프 매트에서도 러프나 벙커와 같은 매트에 공을 놓고 치면, 원래 비거리보다 줄어드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보통 특허 설명을 드리면 “요약”을 해드리는데,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형식적으로는 요약이지만, 실제로 해당 특허 기술 내용의 거의 전부입니다. 스크린골프 치시는 분들은 어이가 없으실 수 있습니다. “아니, 러프에 빠지거나 벙커에 빠지면 당연히 비거리가 줄어드는거 아니야?” 2010년 출원 당시에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라는 겁니다.

스크린골프 선두업체인 골프존은 이런 강력한 특허를 여러개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들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인데요. 자금력으로 무장한 카카오가 마음골프를 인수하면서 카카오VX라는 사명과 함께 카카오골프 브랜드를 런칭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여 시장을 잠식해나가려 했던 카카오VX는 골프존의 특허에 가로막히게 됩니다. 그리고 약 7년에 거쳐 1심, 2심, 3심 파기환송, 2심 확정 판결이 2023년 4월 12일에 선고되었습니다. 판결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제부터 스크린골프 제품을 생산, 사용하지 말 것 2. 지금까지 생산했던 제품들 모두 폐기할 것 3. 그리고 약 19억원을 배상할 것

이 판결이 확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카카오VX의 매각설이 솔솔 흘러나왔습니다. 2024년까지만 해도 카카오VX는 매각에 대해 전면 부인하였지만, 2025년 결국 카카오게임즈 사업보고서에서 “카카오VX등 골프 사업 부문 매각 계획을 수립했고 2025년 중 계획이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재하였습니다.

이제 분석해보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아직도 카카오골프 매장들이 영업하고 있느냐? 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으므로 두 가지로 추측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매장 사업자들이 각자 개인사업자 형태일 경우, 골프존은 위 판결을 기초로 각 사업장에 별도로 집행하여야 하지만, 매장 사업자들은 대부분 영세 사업자이기 때문에 그냥 봐주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카카오VX와 골프존이 비공개 합의를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료로 합의하진 않았겠죠? 장비 당 로열티 방식으로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VX 측 장비는 골프존보다 높은 원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 원가에 로열티가 더해져야 할 수 있으니까요.

최근 2025년 2월 25일자 기사에서, 카카오VX가 프렌즈 스크린 미국 직영매장을 오픈했다는 것을 보니, 아마도 골프존과 유상 합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러프나 벙커에 빠져도 비거리를 감소시키지 않는 것으로 기능을 변경했을 가능성인데, 해당 기능이 빠지면 사용성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마 기능을 빼는 방식으로 해결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결론을 이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카카오VX는 현재 매각 추진 중에 있습니다. 매수희망자는 이러한 사항에 대해 카카오VX에 후속 처리가 정확히 어떻게 되었는 지 따져 물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허 침해는 형사처벌까지도 가능한 사항이기 때문에, 민사가 이렇게 정리됐다고 해서 형사까지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카카오VX는 계속된 매각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카카오VX를 매각하기 어려운 다양한 이유도 있겠지만, 이러한 중요 기능에 대한 특허 침해 리스크를 매수자가 떠안는 것 또한 부담이 없진 않을 것입니다. 특허 침해 사안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기능의 침해, 중요한 기능의 침해 등 사건이 다양하게 유형화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VX가 원천 특허 보유자인 골프존을 넘어 사업을 계속 확장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김형준 이음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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