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 송병준 회장이 취임 2개월을 맞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벤처기업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협회의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장대비를 맞는 듯한 벤처 생태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개됐다.

29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된 이번 간담회에는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을 비롯해 이용균 수석부회장(알스퀘어 대표), 김기혁 부회장(에스더블유엠 대표), 오상훈 이사(럭스로보 창업주),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 유정희 혁신정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송 회장은 “국내 혁신기업과 생태계를 대변하는 대표단체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최근 벤처기업들이 처한 어려운 경제상황과 미래에 대한 역할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최우선으로 벤처·스타트업 육성이 될 수 있게끔 정책의 판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글로벌 벤처 생태계를 살펴보면, 생태계 고도화와 혁신 기업의 성장은 벤처투자 등 금융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벤처투자 비율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12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을 50조원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법정기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 공적 연기금의 벤처 투자 허용 및 활성화, 개인·일반법인·금융기관 벤처투자 세제지원 확대, CVC 규제개선, BDC 등 혁신금융 제도 도입과 회수시장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송 회장은 임기 중 중점 추진 과제로 먼저 민간 모험자본의 벤처투자시장 유입을 위한 특단의 대책과 제도화를 통한 벤처생태계 복원을 강조했다. 또한 “규제가 없어야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진다”는 기조 아래, 미래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국가를 ‘규제혁신기준국가’로 설정하여 관련 국내 산업규제를 고강도로 혁신하는 규제혁신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했다. 아울러 AI기술 공급기업과 AX전환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통해 벤처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민간 주도 AX생태계 플랫폼 구축과 선배창업인 중심으로 초중고, 대학생의 기업가정신 확산 교육 및 창업활동을 지원하는 기업가정신 확산 사업도 중요한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협회 외연확장을 통해 혁신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선도기업 회원 영입·보강으로 혁신생태계 제1단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송 회장은 “함께 하는 힘을 믿는다”며 “협회의 외연확장을 위해 혁신을 추구하는 모든 기업(대·중견기업, 금융사 등)들에게 협회 문호를 개방하고 함께 그 뜻을 펼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우선적으로 퓨리오사AI,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비바리퍼블리카(토스), SM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그레이스, 스테이지파이브 등 다양한 분야의 대표기업들이 참여해 활동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8일 열린 제2차 정기 이사회에서 유라클 조준희 대표(한국SW산업협회장)가 벤처기업 활성화에 공을 인정받아 협회 고문으로 추대되어, 협회의 역량이 한층 강화되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협회의 3대 핵심 정책과제로 혁신산업 금융유동성 강화, 근로시간 유연화, 규제혁신 기준국가 도입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적극적인 정책 제안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벤처기업협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오는 12월 첫째 주 ‘벤처주간’ 행사 개최를 포함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대가 다시 벤처를 부른다”는 슬로건 아래 국민들에게 벤처의 성과와 가치를 적극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송병준 회장은 “현재 벤처기업의 상황은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장대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절체절명의 심각한 환경 속에 있다”고 우려하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벤처 생태계의 판을 바꿀 수 있는 시대 전환적 벤처 정책을 실현하는 데 협회가 구심점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벤처기업을 둘러싼 어려운 환경을 타개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벤처기업협회의 새로운 도전과 비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5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 확대와 규제혁신 패러다임 전환 등 파격적인 제안들이 주목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한국 벤처 생태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