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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화장품을 담아갔고, 중국은 장비를 끌어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한국 중소기업의 1분기 수출은 270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했다. 이는 2024년 1분기 플러스 전환 이후 5분기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는 성과로, 중소기업 수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화장품, 자동차,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주력 수출 제품의 수출 호조세와 중국의 제조업 경기 호황으로 인한 수요 증가 등이 분석됐다.

2025년 1분기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인 화장품은 전년동기대비 19.6% 증가한 18.4억 달러를 기록하며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K뷰티 인기가 온라인플랫폼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미국(26개월 연속↑), 일본, 홍콩 등 주요 수출국 외에도 중동, EU 등 시장 다변화를 실현하면서 역대 1분기 최고실적을 재경신했다. 주목할 점은 화장품 총수출 내 중소기업 비중이 전년동기대비 3.4%p 증가한 70.5%를 차지하며, 기업규모별 비교 시 중소기업이 가장 높은 증가율(+19.8%)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또한 화장품 수출기업 수(5,760사)도 11.3%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는 전년동기대비 67.4% 증가한 17.4억 달러로 1분기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최대 수출국 키르기스스탄을 포함한 CIS 지역에서 한국산 중고차 인기(가격대비 고성능·부품 수급 용이)로 9개월 연속 수출증가세가 이어졌으며, 특히 튀르키예(+337.8%)·요르단(+186.3%)은 시리아 내전 종식 후 주변국 경유를 통한 중고차 수입이 1월부터 급증하면서 상위 수출국으로 진입했다.

플라스틱제품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한 11.3억 달러를 기록했다. 세부품목 중 필름류(비중 63%, 스마트폰용 등) 수출은 증가한 반면, 배터리분리막(비중 3.7%, 이차전지용 등)이 對미국 수출증가에도 헝가리(△95.9%)·중국(△22.2%) 감소로 총수출이 감소했다. 자동차부품은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한 10.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기존 최대 수출국인 미국·멕시코 수출 호조세 지속, 베트남은 자국 전기차 제조산업 활성화로 수출 증가를 주도했지만, 對일본 수출 급감(일본 현지 제조사 적자 확대에 따른 수요↓)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합성수지는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으로 중국(△3.8%)·베트남(△3.5%) 수요 감소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5.3% 감소한 7.6억 달러를 기록했다. 세부품목 중 1/3 이상을 차지하는 기타합성수지는 증가(+5.6%)한 반면, 폴리프로필렌(△17.9%), 저밀도에틸렌(△23.6%) 수출은 감소했다. 반도체제조용장비는 최대 수출지인 중국(△1.4%)의 수출 소폭 감소에도 대만(다국적기업의 생산시설 확대), 미국 등 주요국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1.2% 증가한 7.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 등 글로벌 공급과잉과 단가 하락으로 ’24년 4분기 연속 이어지던 수출 호황이 감소세로 전환되어 전년동기대비 8.6% 감소한 7.1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스템반도체(△11.6%, 4개월 연속↓)는 중국·홍콩 등 대부분 수출국에서 수요 감소한 반면, 메모리반도체(+1.3%)는 소폭 증가했다. 전자응용기기는 미국(△25.6%,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이차전지 관련 검사장비 수요 감소)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중국(△7.6%, 반도체장비 감소)도 수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對인도·러시아(의료기기 증가) 수출 등이 증가하면서 역대 1분기 3위 실적인 6.1억 달러(△7.0%)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4.8억 달러(△2.5%)로 1위를 유지했다. 기타기계류, 전자응용기기의 수출감소(미국 현지 이차전지 제조장비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온라인판촉 및 유통업체와의 제휴 등 K뷰티 입지확대), 전력용기기(AI데이터센터 건설붐으로 인한 변압기 수요 증가) 등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며 역대 1분기 2위 수출액을 기록했다. 중국은 43.2억 달러(+2.9%)로 상위 10대 품목 대부분 수출감소에도 불구하고 2월부터 이어진 중국 제조업 PMI 지수 확장세가 플라스틱제품(+8.8%), 동제품(+69.8%) 수요 확대로 이어지면서 전체 수출이 증가했다.

홍콩은 11.0억 달러(+28.2%)로 최대 수출품목인 금은및백금(+2,880%·국제 금거래허브 육성 수요↑)이 5개월 연속 세자릿수 이상으로 수출 급증하고, 화장품(+47.8%·K뷰티 인플루언서 마케팅효과↑)도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며, 상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만은 7.1억 달러(+20.2%)로 반도체 산업 활성화로 반도체제조용장비(+102.9%·전/후처리공정 및 테스터 장비 수요↑), 전자응용기기(+61.6%·반도체제조용 관련 기기)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강한 호조세를 보이면서 역대 1분기 3위 수출액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중소기업 수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화장품과 자동차라는 전통적 강세 품목 외에도 반도체제조용장비, 전자응용기기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중소기업이 수출 성장을 주도하며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긍정적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수출 품목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플라스틱 제품), 반도체 소자 제조장비(반도체제조용장비), 반도체 칩 본딩 장치(기타기계류), 이차전지 자동화 장비(기타기계류) 등 미래 성장 산업에 필수적인 부품과 장비들이 중소기업 수출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3월 12일 발효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관세부과 대상 품목의 2025년 1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을 집계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철강 제품(파생상품 포함)은 17.8%, 알루미늄 제품(파생상품 포함)은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별 추이를 보면 3월에 철강 제품의 감소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순배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중소기업 수출은 화장품 등 주력품목의 수출 강세로 5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지난 3월부터 미국 관세 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 관세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중소기업 관세 대응을 위한 추가지원 방안을 조속히 추진하여 2025년 수출 호조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1분기 수출 동향 분석 결과는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화장품과 자동차 산업에서의 강세는 K-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과 함께 중소기업의 시장 다변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반도체제조용장비의 수출 호조는 한국 중소기업이 글로벌 첨단 제조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조치와 글로벌 공급과잉 등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2분기에는 화장품과 자동차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의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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