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선두주자인 오픈AI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서울에 첫 아시아 전략 거점을 마련한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법인을 공식 설립했으며, 향후 수개월 내 서울에 첫 번째 사무소를 개설해 국내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의 서울 사무소 설립은 단순한 영업 거점 확대를 넘어 한국을 글로벌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 위치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오픈AI가 한국을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선택한 배경에는 시장 성장세가 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챗GPT 유료 구독자를 보유한 국가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1년간 한국 내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는 4.5배 이상 급증했으며, 오픈AI API 플랫폼 개발자 수와 유료 비즈니스 사용자 수 모두 전 세계 상위권에 랭크됐다. 현재 오픈AI는 전 세계 5억 명의 주간 사용자와 200만 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 진출 결정에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 인프라와 혁신 역량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첨단 기술력과 네이버, 카카오, 크래프톤 등 응용 기술 기업들의 활발한 AI 도입이 오픈AI의 관심을 끌었다. 권 CSO는 “한국의 우수한 인재 풀과 연구개발 역량,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AI 정책 지원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한국이 AI 분야에서 보여주는 혁신적 접근 방식이 우리의 글로벌 전략과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오픈AI는 서울 사무소를 통해 다층적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먼저 기술, 정책, 파트너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인력 채용을 추진하며,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카카오, 크래프톤,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ICT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KDB산업은행과는 데이터센터 개발과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금융 협력까지 확대한 상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오픈AI의 한국 진출이 국내 AI 생태계 성장과 일상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며 환영 의사를 표했다.
오픈AI는 자사의 글로벌 현지화 전략인 ‘OpenAI for Countries’ 프로그램을 한국에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각국 정부 및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맞춤형 AI 모델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됐다. 권 CSO는 “정부의 AI 인프라 구축 사업에 협력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특정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협력 모델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인프라가 곧 운명”이라며 AI 컴퓨팅 인프라 투자가 미래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 사무소를 통해 국내 AI 인프라 확충과 개발자 생태계 투자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오픈AI는 한국 정부와의 정책 협력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AI기본법 등 규제 환경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글로벌 AI 규제 컨센서스 형성에도 적극 참여할 의지를 나타냈다.
오픈AI의 한국 진출이 국내 AI 산업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생성형 AI 기술과 글로벌 AI 혁신이 국내에 직접 유입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픈AI는 정부, 기업, 학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형 AI 인프라 조성 및 책임 있는 AI 도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로써 국내 AI 산업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 정책, 윤리 기준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게 된다.
지사 설립을 통해 국내 기업들과의 기술 협업, 공동 연구, AI 솔루션 개발 등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과 중견·대기업의 AI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오픈AI는 한국 시장에서의 높은 챗GPT 활용도를 바탕으로 한국어 및 한국 문화에 특화된 현지화 모델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고,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AI 정책이 글로벌 스탠더드와의 정합성을 높이고, AI 산업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AI는 한국 시장에 책임 있게 참여하고, 개발자 생태계 투자와 함께 AI 인프라 협력의 전초기지로 서울 사무소를 활용할 계획이다.
오픈AI의 한국 법인 설립과 서울 사무소 개설은 국내 AI 산업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챗GPT 시장인 한국에서 오픈AI가 직접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국내 기업과 개발자들이 최신 AI 기술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 정부의 AI 정책과 오픈AI의 글로벌 전략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국내 AI 생태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학계의 체계적인 준비와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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