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벤처스가 미국 기반 딥테크 스타트업 올리고스페이스(Oligo Space)와 자폰(Tzafon)에 시드 투자를 실행했다. 두 기업 모두 이번 라운드를 통해 처음으로 기관투자를 유치했으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올리고스페이스는 인공위성 개발의 핵심 걸림돌인 설계·제조 과정을 AI 기반 자동화로 혁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기존의 운반체 중심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임무 수행 장비를 먼저 설계한 후 나머지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Payload-First’ 접근법을 채택했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종이접기처럼 간단한 2D 판금 제조가 가능한 설계도를 AI로 자동 생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개발 시간은 3분의 1, 비용은 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리고스페이스는 MIT와 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우주 시스템을 연구한 제이콥 로드리게스(Jacob Rodriguez) 대표를 비롯해 스페이스X, 구글, 노스롭 그루먼 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탄탄한 팀을 보유하고 있다. 첫 투자 라운드부터 미국 대표 딥테크 투자사인 럭스 캐피탈(Lux Capital) 등이 참여해 주목받았다.
자폰은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력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환경에서 필수적인 고성능 인프라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AI 에이전트 간 협업이 늘어날수록 연산량과 시스템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 회사는 보안성과 처리 속도에 강점을 가진 러스트(Rust)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반으로 다중 AI 에이전트 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스웨덴 왕립 공대 출신의 연쇄 창업가 노아 엘(Noah L) 대표와 오픈AI, 테슬라, ARM 등에서 시스템 인프라 경험을 쌓은 세계 수준의 엔지니어들이 팀을 이루고 있다.
자폰은 이번 투자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미국과 유럽의 주요 투자사들과 후속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벤처스는 2024년부터 글로벌 투자를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미국 현지 투자 기반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기업 에프에스투(FS2), 메드테크 기업 컴파스(Kompass), 로봇 수술 기업 마그넨도(Magnendo) 등에 신규 투자를 진행했고, AI 투자 플랫폼 링크알파(Linq Alpha), 로보틱스 스타트업 콘토로(Contoro) 등에는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수석 심사역은 “기술이 국경을 초월해 발전하는 시대에 맞춰 투자 역시 경계를 두지 않고 있다”며 “미국 최상위 투자사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 팀 투자를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 기반 글로벌 팀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극초기 전문 벤처캐피탈로서 독자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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