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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부족, 한국 기업 43%가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

인재 부족·규제 불확실성이 고도화 저해…2030년 아태 AI 시장 203조원 전망

국내 기업의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기술 인재 부족과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부분 기업이 기초적 활용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리서치 기관 스트랜드 파트너스가 기업 리더 1,000명과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AI 도입 현황 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의 48%가 AI를 도입한 상태이지만 자사 AI 역량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기업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재 부족이 최대 걸림돌, 규제 이해도는 심각한 수준

조사 결과 전체 기업의 43%가 ‘디지털 인재 부족’을 AI 활용 확대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했다. 이는 국내 AI 인재 순유출이 OECD 38개국 중 35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AI 초지능 개발 경험을 갖춘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규제 측면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2026년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기업은 51%에 그쳤고, 법률 하에서 자사의 구체적 의무를 이해한다고 답한 곳은 29%에 불과했다. 규제 시행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준비 수준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기업들이 기술 예산의 평균 23%를 규제 준수 관련 비용에 지출하고 있으며, 절반은 이 비율이 향후 3년 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이다. 전체 기업의 34%는 새로 제안된 규제가 자사의 규제 비용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답해, 규제 부담이 혁신 역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매분 1개 기업 AI 도입하지만 활용은 초보 수준

그럼에도 AI 도입 속도는 가파르다. 지난 1년간 약 49만 9천 곳이 AI를 도입해 매분마다 1개 기업꼴로 AI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치로, 한국 기업들의 AI에 대한 관심과 투자 의지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초기 도입 기업들은 실질적인 성과를 경험하고 있다. 주당 평균 13시간의 업무 시간 절약과 21%의 매출 증가 효과를 보고했으며, 이는 AI 도입의 생산성과 경제적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입증한다. 다른 연구에서도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의 84%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어, AI의 실용적 가치는 이미 검증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활용 수준은 여전히 기초적이다. 기업의 70%는 일정 관리, 루틴 업무 자동화, 시판 솔루션 도입 등 기본적인 효율화 중심의 사례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공개형 AI 어시스턴트 활용에 국한되어 있다. AI를 여러 기능에 걸쳐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중간 단계’에 진입한 기업은 전체의 7%에 그쳤고, 고객 경험 개선이나 운영 효율 향상 등을 위한 보다 진보된 활용 사례를 실현하고 있었다.

가장 고도화된 단계로 분류되는 ‘변혁적 단계’에 도달한 기업은 11%에 불과했다. 이들은 제품 개발, 전략적 의사결정, 비즈니스 모델 수립 등 기업 운영의 핵심에 AI를 통합하고 있으며, 다수의 AI 도구나 모델을 결합하거나 자체 모델을 구축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며 조직 전반의 운영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스타트업-대기업 격차로 양극화 우려

특히 제품 혁신 분야에서는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뚜렷한 격차가 나타났다. 스타트업의 21%가 AI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 중인 반면, 대기업은 10%에 그쳤다. 이는 조직의 규모와 관료적 구조가 AI 혁신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이 ‘양극화된 AI 경제(two-tier economy)’ 구조에 빠질 위험을 시사한다.

공급자 선택 측면에서는 비교적 균형잡힌 양상을 보였다. 전체 기업의 66%는 자사에 적합한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90%는 공급자 선택권이 자사의 AI 전략에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44%는 국산 및 해외 솔루션을 병행 활용하고 있으며, 24%는 국산 솔루션만, 29%는 글로벌 솔루션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 아태 AI 시장 203조원 전망

AI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으며,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2023년 클라우드 및 클라우드 기반 AI가 한국 GDP에 약 80억 달러를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한국 경제에서 AI가 이미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로는 2030년까지 클라우드와 AI가 최대 2조 9천억 달러(약 3,770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중 AI 단독 기여분은 2,030억 달러(약 26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과 AI의 상호 보완적 관계가 경제 효과를 증폭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클라우드 인프라가 AI 서비스의 기반을 제공하고, AI가 클라우드의 활용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두 기술의 시너지 효과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동향과 비교한 한국의 위치

한국의 AI 도입률 48%는 글로벌 평균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비교하면 중국이 가장 높은 도입률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과 호주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은 이들 선도국과 비슷한 수준의 도입률을 보이고 있어 양적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크다. 특히 AI 인재 확보와 고도화된 활용 사례 개발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 실제로 AI 역량을 갖춘 인재가 모든 직군에서 임금 프리미엄을 받고 있으며, HR, 마케팅, 금융 등 비즈니스 직군에서도 평균 30% 이상의 급여 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 조성 시급

전문가들은 AI 도입 확산을 위한 세 가지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예측 가능하고 혁신 친화적인 규제 환경 조성이다. 현재와 같이 기업들이 규제의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준수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AI 투자와 혁신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둘째, 업종별 수요에 맞춘 디지털 기술 인재 양성 프로그램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단순히 AI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을 넘어 각 산업 분야의 특성을 이해하고 AI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국민적 관심이 높은 보건과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공공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 부문이 AI 활용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민간 부문의 도입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웹서비스 함기호 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이미 전체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생산성과 매출 등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경험하고 있으며, AI 도입 여정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각 기업이 비즈니스 요구에 맞는 최적의 AI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AI 생태계는 빠른 양적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인재 부족과 규제 불확실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결해야 질적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6년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예측 가능한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실용적인 인재 양성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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