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펀드 조성 … 요즈마그룹, 한국에 ‘스타트업 캠퍼스’ 만든다
요즈마 그룹, 한국 스타트업 지원위해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 설립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대표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요즈마(yozma) 펀드가 한국에 스타트업 캠퍼스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Yozma Startup Campus)’를 만든다.
1일 요즈마그룹은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지사장 이원재)’을 설립하고 국내 스타트업 투자와 글로벌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최종목표는 글로벌 스타트업, 벤처기업 육성이다. 이를 위해 요즈마 그룹은 첫 해 3,000억, 3년간 1조원의 글로벌펀드를 조성해 해외진출이 가능한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9월 말 혹은 10월 경에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한다. 요즈마에서 우선적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시장은 한류의 영향력이 큰 동남아 신흥시장이다.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의 규모는 6,611 제곱미터(2,000평)이상의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요즈마 한국법인에 따르면 서울, 인천, 경기도 중 한 곳을 검토중이라 밝혔다. 또는 남·북한 기술자들이 협력해 창업을 도모하도록 개성공단이나 비무장지대(DMZ)에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 말했다. 요즈마 그룹은 한국 뿐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점지역에도 캠퍼스를 설립해 각국의 원활한 네트워크와 투자연계를 계획하고 있다.
현 정부가 국정 목표인 창조 경제의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다. 히브리어로 ‘창의와 독창, 그리고 창업’이란 뜻을 가진 요즈마(YOZMA)는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의 명칭으로 오늘의 이스라엘을 만든 창조경제의 대표적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자원 매장량이 풍부하지 않으며 전쟁까지 경험하고 있음에도 현재의 기술력과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것에는 요즈마 펀드와 같은 사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또한 이스라엘이 ‘창업국가(Start-Up nation)’라는 별칭으로 불리우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 숫자가 64개(2014년 8월 기준)에 달하는 이유로. 요즈마(yozma) 펀드를 비롯한 171개 VC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식, 요즈마식 창업 지원정책은?
그렇다면 요즈마 캠퍼스는 어떻게 운영될까? 이스라엘 창업생태계과 요즈마 펀드의 운영 사례를 보면 어림짐작이 가능하겠다.
- 과학과 공학의 기초 교육 ‘어릴 때부터 창업에 대한 흥미를 유발’
이스라엘의 경우 기술 공학을 위한 충분한 교육 시스템은 물론 체계적인 정부 정책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응용과정을 애니메이션과 실험 장비를 통해 유치원 학생들에게 과학의 원리 및 공학 기술의 조기 교육을 실시하여 이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킨다. 고등학생 때부터 공모전을 통해 가상 기업을 설립하여 마케팅과 영업, 제조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제작 여건을 가진 전문학교나 직업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기술사업화 과정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여기에서는 과학과 공학지식을 비즈니스 영역에 적용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을 체험할 수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학생들은 좋은 교사에게서 동기 부여를 받기 때문이다.
- 기초 기술의 중요성 ‘학자들의 과학적 발견에서 혁신은 시작된다’
이스라엘의 기술지주회사 예다(YEDA)는 학계의 성과를 산업계로 옮겨온 최초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기술창업을 통해 학계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허를 관리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펀드 조성과 인큐베이터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가 단순히 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연구에 관여해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기초과학의 사업화를 위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과학자들이 만든 성과물을 이윤으로 전환하기 위한 경쟁 요소도 중요하다. 대학들은 기초 인프라를 제공해서 기술 창업이라는 모험의 리스크를 줄여줘야 한다. 과학자들의 연구가 전문가들의 기술이전에 의해 성과로 드러나기 위해서는 산학 협력의 고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 벤처 캐피탈의 중요성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창조 경제에는 정부의 지원뿐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재원 조달이 중요하다.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성과에 대한 약속을 해야 하지만 신생 기업의 경우 성과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자금을 조달하여 펀트를 조성하는 전문적인 벤처 캐피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투자자가 창업기업에 투자하긴 어렵지만 펀드에 투자할 수는 있다. 벤처 캐피탈은 기업을 성장시켜 이익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다. 기업 경영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벤처 캐피탈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스라엘은 벤처 캐피탈 커뮤니티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요즈마 그룹은 다국적인 10개 펀드 유치하고 파트너들과 커뮤니티 형성하고 있으며 그 중 8개 펀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많은 투자자가 이스라엘로 유입되어 더 많은 펀드가 조성되고 있다. 세계적인 캐피탈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국제화된 사업의 표준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 벤처 생태계 조성 ‘실패는 성공의 커다란 자산이 된다’
이스라엘 벤처기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는 경험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연속적 창업가인 코미고(COMIGO)의 대표 도브 모란(Dov Moran)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면서 겸손함을 배울 수 있다. 왜 실패를 했고,,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는 동기부여와 성장의 계기가 되는 것이 실패”라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USB를 처음 만들어서 샌디스크(SANDISK)에 매각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발명과 창업을 통해 다수의 기업을 운영 중인 도브 모란은 “모든 사람이 꿈을 꿀 수 있고 발명도 할 수 있지만 시도하지 않는다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창업 시도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이스라엘에서 이러한 시도가 가능한 이유는 창업의 실패가 개인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창업 기업을 지원하고 보증 기금을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노력한다면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자신의 돈이나 친인척의 돈으로 창업하는 일도 금기시된다. 여러 기금이나 펀드 조성이 활발한 것도 이유다. 성공한 20%의 기업이 수익을 내고 성공한 기업가는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엔젤투자에 나서게 된다.
- 정부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정부가 투자의 리스크를 감수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가진 기술 창업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은 시장 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여러 현실적 제약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투자 유치다. 혁신적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첫 번째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이다. 투자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우수한 평가를 받은 상위권 기업에게 2, 3년간 인프라와 멘토링, 인적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인큐베이터를 졸업한 기업은 스스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수준으로 육성한다. 이스라엘 경제부 수석과학관실의 요시 스몰러 국장은 “인큐베이터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이다. 효과적인 성과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다국적 투자기관과의 협력하기도 한다.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대표들의 멘토링이 중요하다. 또한 특허를 가진 업체의 경우 해외 투자기관과 파트너의 호응이 좋은데 이는 재정과 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며 단순히 정부 지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2년간 정부에서 책임을 지기 때문에 창업의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고 자금 지원도 대출이 아니라 투자의 형태로 이뤄져 부담이 없다는 건 가장 큰 이점이다. 또한 이러한 인큐베이터 센터가 클러스터를 형성하지 않고 이스라엘 전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 새로운 국면 맞아
최근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 디캠프, 마루180, 드림엔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등 민관 주도의 창업지원센터가 스타트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구글(2015년 ‘캠퍼스 서울’ 설립)과 요즈마그룹 등 해외 기업과 단체가 한국 스타트업 지원을 공식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는 스타트업 육성과 글로벌화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현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맞물려 창업 생태계 조성에 청신호로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