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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싱가포르보다 유리”…한국 기업 유치 경쟁

신디 웡 홍콩투자청 관광·호텔 부문 책임자 (c)플래텀

“싱가포르보다 주식시장 수익률 높아…아시아 진출 테스트베드 역할”
관세 없고 자본 이동 자유…9,900개 해외 기업 홍콩 거점 운영

홍콩 정부가 한국 기업들에게 홍콩 진출을 적극 권유하며 구체적인 혜택들을 제시하고 나섰다. 100% 지분 소유 허용부터 법인세 50% 감축까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강조했다.

신디 웡(Sindy Wong) 홍콩투자청 관광·호텔 부문 책임자는 지난 25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들이 홍콩 진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상당하다”며 “특히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다.

웡 책임자가 제시한 홍콩 진출의 가장 큰 장점은 소유권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인이 100% 지분을 가질 수 있어 현지 파트너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며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외국인 지분을 제한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무관세 혜택이 더해진다. “홍콩은 관세가 없어서 한국에서 원재료를 보내도 무관세”라며 “공급망 관리도 굉장히 쉽고, 홍콩의 전문 물류기업들이 한국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혜택은 세금 우대다. 자금 관리 법인을 홍콩에 설립하면 기존 법인세를 50% 감축받을 수 있다. 웡 책임자는 “해외 송금도 완전히 자유롭다”며 “그래서 다국적 기업 중에서 자금 관리 법인을 홍콩에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홍콩에는 9,900여개의 해외 기업이 법인을 운영 중이고, 이 중 1,450개가 아시아 지역본부 기능을 하고 있다.

웡 책임자는 홍콩의 전략적 가치도 강조했다. “홍콩에 먼저 진출해 시장성을 시험해본 뒤 중국·동남아시아로 확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다.

“중국 주방 로봇 기업 ‘봇인킷’처럼 제조는 중국에서 하지만 연구개발은 홍콩에서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며 “홍콩을 플랫폼으로 삼아 글로벌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국적 기업 유치에서 홍콩보다 앞서는 싱가포르(4천여개)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웡 책임자는 “홍콩은 전통적으로 금융에 강하고, 올해 들어 홍콩 주식시장이 20% 이상 올랐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가포르 주식시장과 비교해 수익률이 더 높아서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금을 유치하려면 홍콩에 오는 것이 낫다”며 구체적인 비교우위를 제시했다.

홍콩의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다. “홍콩 연간 관광객은 4,500만명이며 외식업이 매우 발달했다”며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도 어필했다.

미중 갈등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하게 답했다. 웡 책임자는 “홍콩은 중국에 속한 도시이지만, 중국 본토 기업들이 홍콩을 허브로 활용해 글로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홍콩이 ‘일국양제’ 하에서 중국과는 다른 독립적인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상표권 시스템도 중국과 별도로 운영되어, 홍콩과 중국 양쪽 모두에서 등록해야 한다.

홍콩투자청의 지원 대상은 광범위하다. 웡 책임자는 식음료, 푸드테크, 여행, 고부가가치 복합 전시사업(마이스·MICE), 뷰티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홍콩에는 한국 순대국밥 전문점 ‘삼식’, BBQ 치킨, 제주 향토음식 ‘제주식’, 디저트 브랜드 ‘요아정’ 등이 진출했다. 웡 책임자는 “치킨집은 이미 홍콩에 많이 들어왔고 이제는 족발집을 오픈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AI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 AI 기업이 론칭한 ‘메이(魅) KTV’는 AI 기술로 목소리를 가수처럼 바꿔주는 노래방으로 홍콩 란콰이펑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웡 책임자는 한국 기업들에게 현재가 최적의 진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국 K팝 등이 홍콩에서도 인기라서 ‘물 들어올 때 노 젓기’로 진출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코로나19 이후 홍콩 부동산 임대료가 30% 하락한 것도 유리한 요인이다. 홍콩에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젓가락 문화를 공유하는 점도 한국 기업들의 현지 적응을 돕고 있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홍콩투자청은 지난 25년간 7,700여개 기업을 유치해 4,400억홍콩달러(약 79조원)의 직접투자와 9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올해만 해도 1월부터 8월까지 444개 프로젝트를 완료하며 460억홍콩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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